(54)충남 공주 정안천 메타세쿼이아 꽃길 - 연꽃향 대신 청량한 숲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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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54)충남 공주 정안천 메타세쿼이아 꽃길 - 연꽃향 대신 청량한 숲의 향기

햇볕이 제법 온화하다. 비로소 가을이 제자리를 찾아온 느낌. 충남 공주 여행을 떠난 길에 입소문 자자한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찾았다. 메타세쿼이아가 양쪽으로 늘어선 아름다운 풍경으로 손꼽히는 곳은 단연 전남 담양일 테다. 하지만 공주 정안천 곁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안천은 금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류, 그러니까 금강수계에 해당하는 지방하천이다. 이 물길을 따라 곳곳에 충적평야가 만들어진다. 정안천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보물앞들, 새보들, 백보들, 오인들, 수촌들처럼 ‘들’이 붙은 지명이 유난히 많다. 물길이 만들어진 평야임을 보여주는 이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풍광이 오밀조밀한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정안천 생태공원 일대는 그런 면모의 정점을 이루는 곳이다.

과거 이 주변은 방치돼 있던 곳이었다. 시대가 변하고 자연생태의 가치가 부각하면서 2010년대에 이 일대를 공원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심은 것도 이즈음이다. 이제는 양쪽으로 울창하게 늘어선 나무가 터널을 만든다. 여름 내내 이 일대에 연꽃 향기가 은은했지만, 지금은 메타세쿼이아의 청량한 향기가 그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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