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팔라우 - 추억을 찰칵 ‘반수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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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3)팔라우 - 추억을 찰칵 ‘반수면 촬영’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수중촬영을 한다고 하면 뭔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여겼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고,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는 하우징(방수 및 수압을 견디는 케이스)까지 시판되면서 수중촬영은 점점 대중화돼가는 추세다. 수면 촬영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이 나온다. 수면에는 무리 지어 다니는 치어 떼가 있다. 물살이 찰랑찰랑하는 조간대 갯바위에는 따개비, 거북손, 총알고둥, 해변말미잘 등 다양한 무척추동물이 저마다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맑은 날 약간의 파도라도 있다면 햇빛에 부서지는 파도가 역동적인 배경이 돼준다. 바다를 떠나 계곡이나 잔잔한 연못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면에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들이 마치 마법에 걸린 필터를 통해 하늘과 숲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때 물 위에 꽃잎 하나 띄우면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수면 촬영과 더불어 시도해볼 수 있는, 간편하면서도 창조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반수면 촬영이다. 반수면 촬영은 물속과 수면 위를 하나의 프레임에 담아낸다. 육지 등 수면 위의 아름다움과 수중의 풍광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어 매력적인 기법이다. 대개의 반수면 촬영은 물 위 풍경을 배경으로 물속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속은 빛의 굴절로 인해 피사체가 25% 정도 크고 가깝게 보이므로 물속 피사체가 지나치게 왜곡되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감을 신경 써야 한다.

사진은 팔라우를 찾았을 때 수영을 즐기는 관광객을 반수면 촬영한 장면이다. 반수면 촬영은 물 밖 풍경과 물속 풍경을 하나의 앵글에 담을 수 있으므로,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기에 좋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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