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인도네시아 렘베해협 - 물고기의 감정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2)인도네시아 렘베해협 - 물고기의 감정

물고기도 감정이 있을까? 눈높이를 맞추고 가만 들여다보면 표정 변화 속에서 감정이 전해진다. 그 속에는 희로애락으로 표현되는 일차적 감정뿐 아니라 이차적 감정인 동정심, 동료의 죽음에 대한 애도, 사랑, 자존감, 두려움 등도 숨어 있다.

물고기의 감정은 눈동자의 흔들림과 팽창, 안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 입 모양의 변화, 지느러미의 움직임 등을 통해 드러난다.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을 연구한 찰스 다윈은 인간과 동물의 표정이 진화의 산물이라 주장한다. 진화 생물학자인 마크 베코프는 “감정은 우리가 조상에게 받은 선물이며, 다른 동물들도 또한 그렇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그의 저서 <동물의 감정>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렘베해협에서 만난 흰동가리 한 마리가 말미잘 촉수 사이에 몸을 숨긴 채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부의 침입을 경계하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니모’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흰동가리는 귀엽고 연약한 어류의 상징이지만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상당히 공격적이다. 표정 변화를 통해 상대를 위협하기도 한다.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다가가면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을 수도 있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