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한의사 정일경 “약을 끊어라, 몸 안에 답이 있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자연식물식·소식·운동으로 치유 강조

현대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하는데 왜 환자와 질병은 늘어나는 것일까. 주변을 돌아보면 거의 평생을 당뇨약·혈압약 등 각종 약에 의지해 사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최근 통계를 보면 현재 국민 중 평생 암에 걸리는 사람이 셋 중 하나라고 한다.

정일경 원장은 “운동을 제대로 하고 올바른 식습관만 지키면 만성질환의 대부분은 완치된다”고 말했다. / 주미영 작가

정일경 원장은 “운동을 제대로 하고 올바른 식습관만 지키면 만성질환의 대부분은 완치된다”고 말했다. / 주미영 작가

그래서 요즘 현대 의학적 관점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사람과 질병을 바라보는 의료인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서소문에서 ‘100년한의원’을 운영하는 정일경 원장도 그런 의료인 중 한사람이다. 그는 약을 버리고 인간의 몸에 내재하고 있는 고유의 면역력을 키워 질병을 근치해야 한다는 지론을 줄기차게 설파하고 있다. SNS에서 수천명에 달하는 환자가 그를 팔로우하면서 그가 전하는 건강과 치유의 비결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해가고 있다.

그는 환자에게 “약을 끊고, 동물식을 제한하며, 자연식물식과 소식을 하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건강법을 되풀이해 이야기하고 있다. 돈이 들지 않고 부작용이 없는 매우 단순한 양생치유법이다. 무수히 많은 질병에 각각의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지만, 그는 질병의 근본원인을 크게 한가지로 본다.

‘만병일독’… 과식이 병을 부른다 ‘만병일독(萬病一毒)’이란 말이 있는데, 거의 모든 병은 많이 먹어 생긴다는 통찰을 그는 이 사자성어 안에 집약하고 있다. 또한 ‘약을 끊어야 병이 낫는다’는 발언으로 의료계의 치료관행에 정면 도전하며, 자신의 치유법에 공감하는 환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만성질환 치료의 현행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이대로는 근원적 치유의 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음식을 바꾸고 운동하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우리가 난치나 불치라고 알고 있는 만성질환은 아주 쉽게 낫는 것을 저는 임상에서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원래 정일경 원장의 가문은 조상 대대로 한의학을 했던 집안이다. 동양의학적인 풍토에서 자랐는데, 본격적인 의학 공부는 의대에서 외과를 전공하면서 시작했다. 나중에 다시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의원을 개업하면서, 그는 우리나라 의료계의 과잉진료 관행이 심각한 수준이란 점을 알게 됐다. 수술과 약물요법, 각종 검사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아프면 병원부터? 상식을 깨라 “더 큰 문제는 수술하고 약물을 처방하기 전에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경우 암과 그 부위의 장기는 무조건 잘라내는 것이 상식처럼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인 심장병에도 스텐트 시술이나 수술이 무분별하게 이뤄집니다. 척추나 관절질환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질병을 유발하는 선행원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원인을 알아야 치료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자꾸 결과물인 병만 들여다보고 그것을 수술을 통해 물리적으로만 없애려고 하니 근원적 치유가 이뤄지지 않고 재발하고 전이되는 것입니다.”

환자 스스로 잘못된 상식을 깨고 생각을 180도로 바꾸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아프면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병이 생기면 큰 병원에 명의를 찾아가 정밀검사를 하고, 수술이나 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클리닉을 찾아온 환자들에게 그런 고정관념을 깨야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고 설득한다.

정일경 원장의 진료실에는 당뇨약과 혈압약 등 환자가 더 이상 먹지 않는 약병이 바구니에 가득 쌓여 있다. / 주미영 작가

정일경 원장의 진료실에는 당뇨약과 혈압약 등 환자가 더 이상 먹지 않는 약병이 바구니에 가득 쌓여 있다. / 주미영 작가

“병의 근원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 있었다는 것, 우리 스스로가 자초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거의 모든 만성질환이 생활습관병이고 과식·육식병입니다. 음식습관을 고치면 쉽게 병이 낫는데 그 습관을 고치지 않고 약이나 수술에만 매달려서 되겠느냐는 것이에요. 식사 습관이 제일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운동이죠. 의사가 환자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그 실천을 독려해야 합니다. 운동 제대로 하고 올바른 식습관만 지키면 대부분의 만성질환은 쉽게,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질병 사망 원인 중 제일 큰 게 암과 심장병, 뇌혈관 질환이다. 결국 다 혈관질환, 대사성질환으로 그 원인이 과식으로 귀결된다는 게 정 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암은 동물성 단백질, 고혈압은 동물성 포화지방, 당뇨는 가공탄수화물의 과식으로 인해 생기는 만성질환이라고 말한다.

“왜 암이 동물성 단백질 과식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을까요. 암은 바이러스처럼 외부에서 들어와 생기는 병이 아니죠. 세포가 정상 생리 기능을 잃어버려 발생합니다. 우리 몸에는 세포가 계속 분열하는 걸 억제하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성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그 성장억제유전자에 고장이 생깁니다. 그러면 세포 증식이 억제가 안 되고 무한증식 하게 됩니다. 그 세포가 암 덩어리가 되는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또한 동물성 지방에는 포화지방산이 많죠. 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입니다. 포화지방은 상온에서 액체가 아니라 고체상태를 유지합니다. 갈비나 삼겹살에서 떨어져 프라이팬에 하얗게 굳어 있는 기름입니다. 이게 혈중 콜레스테롤로 전환돼 혈관 내벽에 쌓이면서 피를 탁하게 만들고 혈관을 굳어지게 만드는 심혈관계 질환의 주범입니다.”

정 원장의 논리로 보면 당뇨병은 거의 100% 잘못된 식습관이 부른 병이다. 그 습관을 고치면 바로 낫게 돼 있다. 가공된 탄수화물, 백미와 흰 밀가루는 과식을 부르고 혈액에 당분이 많아진다. 그런데 섬유질이 많고 거친 현미밥은 꼭꼭 씹어 천천히 먹으면 쉽게 배가 불러 절대 많이 먹을 수 없다.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다. 그런데 우리는 동물성 식품, 가공식품을 너무나 많이 먹고 있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다. 정작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은 단백질, 탄수화물보다 비타민과 미네랄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우리는 어떻게 섭취하고 있나요? 추출·합성·가공·농축된 알약을 먹습니다. 화학 구조가 동일해도 약은 효과 면에서 천연음식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들어온 고전영양학의 폐해가 크다고 봅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mg 단위로 정해놓고 주먹구구식으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거죠. 지상파나 종편 TV 아침 방송에 의사들이 나와 현대인이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해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채널을 돌려 홈쇼핑 방송을 틀어보면 바로 그 발언에 해당하는 비타민, 미네랄 알약을 판매합니다. 거의 매일 이런 식의 방송이 이뤄집니다. 공중파와 홈쇼핑 방송, 의사들이 관여한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익을 내는 것까지는 좋은데, 과연 그런 합성 영양제가 실제 인간의 몸을 건강하게 할까요? 현실은 그게 아니라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자연식물식, 결국 조상들의 식사법 정 원장은 자연식물식 이론의 대가로 미국의 존 맥두걸 박사나 콜린 캠벨 박사를 꼽는다. 그런데 맥두걸의 이론이라는 것도 우리 조상들이 수천년간 실천한 식사법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반문한다. 천연의 채소와 과일, 다시 말해 자연식물식을 먹을 때 과연 어떤 영양소가 부족한가? 자연식물식은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일경 원장은 자연식물식으로 하루 한끼만을 먹는다. 사진의 현미밥과 채식 반찬에 필수영양소가 다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 정일경 제공

정일경 원장은 자연식물식으로 하루 한끼만을 먹는다. 사진의 현미밥과 채식 반찬에 필수영양소가 다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 정일경 제공

“제가 말하는 건강법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뭘 더 구입해 먹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먹던 것도 줄이고 덜 먹자는 소식주의입니다. 특히 약이 그렇습니다. 저는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 양약을 버리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한약을 권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양약이든, 한약이든 약을 먹지 않아도 자신의 몸이 병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한약이라는 것도 치료제의 개념이 아닙니다. 저는 부족한 미네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약에 부여합니다. 그런데 그런 영양소는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우리가 먹는 건강한 식재료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는 약을 단박에 끊으라고 권한다. 그의 진료실에는 당뇨약과 혈압약, 심장약 등 환자가 버린 약병이 바구니에 가득 쌓여 있다. 대신 그가 제안하는 건강법을 철저하게 지키라고 한다. 지상명령이다. 지키지 못하면 다시 약을 먹을 수밖에 없고, 그런 환자는 다시 보지 않는다. 특히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에게는 동물식을 끊고, 자연식물식 위주의 식생활을 권장하며, 저녁 한끼를 금식하고 하루 두끼만 먹도록 한다. 심지어 하루 한끼만 먹으면 더 좋다고 한다. 운동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하루 1만보에서 2만보 정도 걷기 운동이 좋고, 특히 맨발로 땅을 밟고 걷는 어싱(earthing)을 적극 추천한다. 그의 운동법에 따르면 근력운동도 거창하게 할 필요가 없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스쿼트’와 ‘푸시업’ 정도의 운동을 열심히, 꾸준히 하면 충분하다.

당뇨·고혈압은 고치기 쉬운 병 “원래 당뇨·고혈압은 난치병이 아닙니다. 고치기 쉬운 병입니다. 문제는 원인을 생각하지 않고, 약에만 의존하니까 낫질 않는 겁니다. 나을 수가 없지요. 근원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왜 대증요법에 매달립니까. 저는 당뇨·고혈압을 병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무분별하게 약을 쓰니까 불치가 되는 거예요. 약은 모두 독입니다.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부작용이 심각합니다. 의사들은 환자에게 그 부작용에 대해 잘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는 암 환자에게도 당뇨·고혈압 환자와 똑같은 치유법을 제시한다. 1기든 말기든 병기에 상관없다. 암 역시 만병일독, 원인은 한가지라는 것이고, 결국은 많이 먹어 생기는 과식병이라는 인식이다. 그 원인을 없애주면 암 환자의 예후가 굉장히 좋아진다는 것이다. 많은 암 환자를 그가 진료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물론 식습관 개선 하나만으로 암을 고칠 순 없다. 올바른 식습관을 치유의 기반으로 삼아야 비로소 완치의 큰 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정일경 원장은 “만성질환은 결국 혈관질환, 대사증후군으로 먹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 주미영 작가

정일경 원장은 “만성질환은 결국 혈관질환, 대사증후군으로 먹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 주미영 작가

“적게 먹고 운동하라, 암 환자가 명심해야 할 치유의 제1원칙입니다. 매일 맨발로 걸으면 더없이 좋고요. 아예 양말이나 신발 없이 사는 게 좋습니다. 암 환자에 대한 식생활 지도가 전반적으로 잘못돼 있습니다. 수술받고 항암 치료를 하면서 몸이 수척해지니까, 고기와 달걀을 많이 먹으라고 합니다. 달걀은 완전식품이니까 꼭 먹으라고 합니다. 과잉된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암의 원인 중에서도 아주 큰 것인데, 계속 고기 먹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온몸에 암이 발생해 만신창이 상태로 클리닉을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런 환자라고 해서 제가 특별한 처방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고혈압 환자와 똑같이 소식하고 운동하라고 합니다. 많아야 하루 두끼입니다. 물론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끊고 현미밥에 자연식물식을 해야 합니다. 결국 암도 과식이 문제였습니다. 과식으로 인한 비만과 그로 인한 ‘기혈 순환장애’가 문제였습니다. 식사 줄이고 운동으로 지방을 태워 내보내야 합니다. 최고의 천연 항암제인 면역 물질은 근육에서 나와요. 근육이 수축 이완할 때 생기는 물질입니다. 진정한 항암은 운동과 노동, 걷고 달리고 몸을 움직이는 데서 나옵니다. 그런 치유법은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전혀 없습니다. 면역 물질은 주로 공복 시에, 그리고 밤에 주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저녁에 음식을 제일 많이 먹죠. 그러니까 제가 첫 번째로 권유하는 것이 소식하면서 저녁을 먹지 말라는 것입니다.”

정 원장도 젊은 시절에는 육식을 많이 했다. 40대가 넘어서면서 혈당이 불규칙해지고 혈압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육식과 동물식을 거의 끊고 저녁 금식과 소식을 실천했다. 하루 한끼만 먹는 간헐적 단식을 실천한 지 10여년이 지났다. 그는 자신이 매일 한끼씩 먹는 현미밥과 채소, 과일 등 식물식 안에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영양소가 충분히 들어 있다고 믿는다.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성분은 수천가지 이상의 자연물질 복합체입니다. 한가지 특정 물질을 지칭하는 이름이 아닙니다. 자연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들어내는 그 묘한 치유물질을 우리는 먹어야 합니다. 아주 미량만 섭취해도 충분합니다. 필수 원소는 다 미량만 먹어도 되는 것입니다. 뭘 잔뜩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자연식물식을 꾸준히 먹으면 허리 디스크나 관절염으로 고생할 일도 거의 없습니다. 모두 동물성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데서 기인하는 염증이 원인인 질병이죠. ‘만병일독’이란 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저는 치료수단으로 침도 놓고, 뜸과 부항도 뜨고 한약도 처방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보다 훨씬 좋은 약이 우리의 몸 안에 있습니다. 몸이 아픈 사람은 당장 오늘부터 약을 버리고 동물식을 끊고, 하루 한두끼만 하고, 밖에 나가 햇빛을 쬐면서 맨발로 걸어보세요. 암 환자든 당뇨 환자든 심장병, 고혈압 환자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치유가 시작되는 순간이 그토록 빨리 찾아온다는 점에 대해 깜짝 놀라게 되죠.”

<한기홍 자유기고가>

한기홍이 만난 사람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