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단 음료 즐기면 대장암 위험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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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국내 암 전체 발병률과 사망률에서 각각 3위에 오를 정도로 한국인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이자 빠르게 증가한 암으로 꼽힌다. 남성이 여성보다 1.4배 높은 발병 특징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주요 발병 원인으로 음식을 꼽을 만큼 우리의 식습관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박재준 연세암병원 교수가 대장내시경 검사 환자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박재준 연세암병원 교수가 대장내시경 검사 환자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박재준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소화기내과)는 “실제로 많은 국제 연구에서도 붉은색의 육류나 가공육을 즐겨 먹을수록 대장암 발병이 17%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잦은 음주도 발병률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식이섬유소 섭취가 부족할수록, 그리고 비만 체형 및 신체 활동 부족도 대장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위험 요인을 피해야 한다.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한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와 운동을 통한 적정 체중 유지가 명확한 답이다. 여기에 박 교수는 주의해야 할 음식으로 가당 음료를 새롭게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당 음료란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액상과당, 당 시럽, 덱스트로즈, 꿀 등의 당 성분을 첨가한 음료를 말한다. 탄산음료, 과일음료, 스포츠음료, 에너지음료 등이 가당 음료에 포함된다.

박 교수에 따르면, 국내를 포함 세계적으로 50대 미만 인구에서의 ‘젊은 대장암’ 발병 증가세가 뚜렷하다. 미국에서 이뤄진 한 대규모 코호트(동일집단 역학) 연구에서 하루에 2캔 이상의 가당 음료를 섭취할수록 젊은층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2.2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13~18세 청소년기의 가당 음료 섭취가 하루 1캔 증가할 때마다 젊은 대장암 환자로 갈 위험이 32%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또 다른 연구에선 비타민 D 결핍에 따른 젊은 대장암 발병 증가를 지적했다. 젊은 대장암 증가에 따라 미국 대장암 관련 학회에서는 무증상 성인의 대장암 검진 나이를 45세로 하향하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도 대장암의 검진 시작 나이를 45세로 낮추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대개의 암이 그렇듯이 대장암 또한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지만 평소 자신의 배변 습관에 좀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빠른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와 달리 변이 계속 가늘어지고 설사가 있거나 변비가 심해지는 경우, 그리고 반복되는 복통과 빈혈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장내 출혈로 인해 변에 혈액 성분이 섞여 나오는 혈변이 보인다면 빨리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최근 연령대가 낮아지는 발병 추세에 따라 45세부터 대장암 검진을, 그리고 직계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조금 더 이른 40세부터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암 치료는 암이 대장 점막 하층의 얕은 층에 국한된 경우 내시경 절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대장암의 80%는 ‘선종성 폴립’이 수년에서 10년 이상 자라면서 암으로 변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절제한다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진행된 대장암은 수술 가능 유무에 따라 수술을 시행하고 재발 방지와 잔존 암세포 제거를 위해 항암 약물 또는 방사선치료를 한다. 암이 크면 순서를 바꿔 항암 약물과 방사선치료 등으로 암을 줄인 후 수술을 한다. 대장암 세포 또한 다양한 유전자 변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은 정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표적 항암치료제나 면역항암제를 선택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박효순 의료전문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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