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지속가능성과 ESG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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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 / Wikimedia Commons 제공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 / Wikimedia Commons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수업 환경은 우리나라 공교육 체계의 문제점을 두드러지게 보여줬다. 공교육의 부실한 대응으로 공교육 시스템에 불신이 높아지면서 학부모들이 사립학교로 눈길을 돌렸다. 2022학년도 사립초 평균 입학 경쟁률은 11.7대 1로 2019학년도 경쟁률인 2대 1과 비교해 5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중복지원이 가능해진 2021학년도 경쟁률(6.8대 1)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올랐다.

코로나19가 중앙집권적이고 수직적인 우리나라 공교육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교육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은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존 지식전달과 배움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과정으로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토론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을 따르는 혁신학교,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를 사용해 학생 참여도를 높이는 메타버스 플랫폼, 지식보다는 가치ㆍ행동과 삶의 방식에 초점을 맞춘 지속가능발전교육(ESD,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과 ESG교육 등이 주목받고 있다.

■ESG와 ESG교육

2000년 영국에서 연기금의 ESG 투자를 도입하며 투자기준으로서 ESG 개념이 공식적으로 도입되었고, 이어 ‘유엔 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지다 국제사회에선 2004년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세계 금융기관들이 함께 작성한 보고서 <배려하는 자가 이긴다(Who Cares Wins)>에서 ESG가 공식화한다. 2006년 UNEP FI와 UNGC가 함께 ‘사회책임투자원칙(PRI)’을 출범하며 ESG는 자본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를 잡는다.

ESG는 자본시장에서 유력하게 사용됐지만, 뿌리는 지속가능성에 닿아 있으며 이후 ESG 확산과 함께 투자의 ESG는 경영의 ESG를 거쳐 사회 전반의 ESG로 되먹임하는 양상을 보인다. 지속가능한 경제, 지속가능한 사회,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선 환경ㆍ사회ㆍ거버넌스를 함께 고려하는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거대한 전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SG가 이제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할 핵심 가치로 자리 잡은 데에는 환경 위기와 함께 시급히 변하지 않으면 인류 존속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심각한 걱정이 한몫했다. 이에 따라 ESG를 배우고자 하는 교육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ESG를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가르치는 기관이나 교육과정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ESG교육을 시행하는 몇몇 기업의 단기적 행사들, 또는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특강이 대부분이다.

현재 ESG교육에 크게 두 흐름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경영학 개념으로 이해한 ESG교육과 지속가능성 개념으로 이해한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이다. 불행히도 ESG교육은 지속가능성의 개념이 희미해진, 경영학의 변화하는 유행 속 생존 전략 정도로 이해되고 있다. ESD와 경영학 개념으로서 ESG교육이 혼동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ESD가 제대로 된 기능을 다한 것은 아니다. ESD는 단발적이고 파편화한 교육으로 실효성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속가능성 개념이 살아 있고 경영과 투자의 맥락이 살아 있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ESD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ESG 교육의 뿌리, 지속가능발전교육(ESD)

앞서 언급한 것처럼 ESG가 지속가능성에서 출발했기에, ESG 교육의 뿌리 역시 지속가능발전교육(ESD)에서 찾을 수 있다. 2017년 유네스코(UNESCO)는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교육-학습목표>를 발간했다. ESD가 전 세계에서 더 구체적인 목표에 기반해 실행되도록 돕기 위해서였는데, 여기서 ESD는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 기술, 가치, 태도를 교육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또한 학생이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올바른 결정과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을 표방한다.

유네스코에서 제시한 핵심 역량은 개인이 여러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서로 연관 지어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를 통찰할 수 있는 것으로 ▲시스템 사고 ▲예측 ▲규범 ▲전략 ▲협력 ▲비판적 사고 ▲자아 인식 ▲통합적 문제해결 역량의 총 8개이다. 핵심 역량은 지속가능발전이 추구하는 사회, 환경, 경제 세 영역의 균형 잡힌 상호작용에 기반한 사회적 변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할 수 있게 글로벌 구성원 모두에게 주인의식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 사고 육성에 중점을 ESD와 연관된다.

유엔은 2004년에 ESD를 “모든 사람이 질 높은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와 사회 변혁을 위해 필요한 가치, 행동,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교육”이라 정의하며 ESD를 위한 국제 이행계획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유엔에서 제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ESD 10년을 위한 국가 추진 전략 개발 연구를 시행하여 갈등 해소, 통일, 사회 혁신, 연대, 매체 소양, 생물종다양성, 재해예방과 축소, 교통,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빈부격차 완화를 교육 내용으로 제시하고 2009년에 유네스코 ESD 한국위원회를 설립하였다. 또한 2020년에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을 발표하면서 이듬해 교육부에서 ‘기후위기 극복 및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학교 기후환경교육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OECD 교육 2030’에서 제시한 학습 개념틀인 ‘OECD 학습 나침반 2030’ /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OECD 교육 2030’에서 제시한 학습 개념틀인 ‘OECD 학습 나침반 2030’ /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왜 ESG 교육인가?

OECD는 향후 10년 학생들이 갖춰야 할 역량을 새로이 규정한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에서 급변하는 새로운 환경적,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책임 의식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변혁적 능력이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교육이 함양해야 할 핵심 역량으로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뜻하는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을 설정하고 교육 목표로 개인의 삶의 질, 사회적 포용, 웰빙(well-being)을 꼽았다. 2018년에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능동적 학습이 주목받는 능력이 될 것이라 2025년을 전망하며 분석적 사고, 독창성, 비판적 사고, 사회적 영향력과 문제해결 능력 등을 주요 작업 역량으로 제시했다.

이렇듯 학생에게서 요구되는 역량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입시 위주의 경쟁만능주의, 성과 중심주의와 경직성에 머물러 있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입시제도 개선과 현행 교육 시스템의 대안에 관한 논의는 지속해서 이어졌고, 그 결과 2009년 이후 경기도 교육청을 중심으로 토론식 수업과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한 1000여 개의 혁신학교가 설립되어 주체성과 자율성을 교육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 시스템으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교육 시스템이 시대 상황에 뒤처지는 가운데 ESG와 지속가능성 교육은 미래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육성하고 우리 사회를 통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치용 ESG연구소장은 “ESG와 접목한 ESD, 혹은 ESD를 확장한 ESG교육은 학생에게 통합적인 문제해결 역량을 길러주면서 학교, 지역사회, 지구촌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전망을 열어주어 세계시민으로 각성하게 할 것”이라며 “기본이자 기초교육 과정으로 학교교육에 ‘ESG+ESD’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경 청주교육대학교 교수는 ‘교육,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 위한 원동력이자 추진력’이라는 기고문에서 교사와 학생들은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어갈 주역이자 주체이기 때문에 교육은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대학가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ESG교육

국내 대학에서 ESG 경영 교육을 위해 경영전문대학원의 ESG 수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양대학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경영전문대학원 MBA 내 전문 트랙으로 ESG 과정을 신설했다. 한양대 MBA 3개 과정 중 하나인 프로페셔널 MBA 과정 아래에 ESG 트랙이 생겼다. 프로페셔널 MBA 과정은 산업별로 특화한 경영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데, ESG 트랙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실무 중심 ESG 교육을 제공하고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다. 이밖에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단국대 경영대학원 등에서 ESG 과정을 잇달아 개설했다.

비경영전문대학원과 학부에서도 ESG교육이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연세대 미래캠퍼스 일반대학원 환경금융학과에는 ‘ESG 통합 지속 가능 투자’ 과목이 개설되었으며,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ESG와 메타버스의 법적 과제’라는 과목을 개설하였다. 한양대학교는 학부 교양과목으로 ‘ESG 컨설팅’을,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에서 ‘기업과 ESG 환경전략’, ‘탄소배출권 금융시장론’ 등 기후와 ESG 대응을 위한 과목을 신설했다.

서울대학교는 2009년 지속가능발전연구소를 설립하였고, 2010년 환경부와 함께 그린리더십 교과과정을 만들었다. 연구소와 서울대학교 단과대 교수 30여 명, 환경부가 협력하여 교양과 전공과목, 핵심교과목을 구성했다. 핵심교과 학점과 전공 학점으로 인정되며, 환경부 인증서 발급과 후에 관련분야 인턴십이 연계된다. 경영학뿐 아니라 정치외교학부, 생물교육과, 물리천문학부, 식품영양학부 등 다양한 전공을 포함하고 있다. 학생 참여가 활발하다. 1년에 600명 이상의 학생이 이 과정을 수료하며, 이 중 60명가량이 인턴십으로 연결된다. 연구소의 지속가능발전교육센터 김선희 연구원은 “최근 들어 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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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SG 경영 교육

북미권에서는 지속가능성의 큰 흐름 속에서 ESG 경영 교육이 등장했다. ESG 교육을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이 설립된다기보다, 기존 재무 분석 혹은 지속가능한 투자 프로그램을 변용하고 있다. 금융투자 전문가 양성 교육 플랫폼을 운영하는 캐나다 기업 CFI는 기존 FMVA(Financial Modeling & Valuation Analyst), CBCA(Commercial Banking & Credit Analyst) 등에 더해 새롭게 ESG 특별과정을 만들었다. 7개 모듈을 전체 이수하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지속가능성에서 시작한 ESG의 개념과 ESG를 사회책임투자(SRI)와 비교해 보는 것까지 역사 속에서 발전한 ESG 개념을 가르친다. 사회학 용어로서 ESG와 재무분석 용어로서 ESG, 나아가 ESG 투자의 전반적인 개념의 이해가 과정에 포함됐다. 학습량은 30~35시간이다.

미국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은 지속가능금융과 투자(Sustainable Finance and Investment)라는 과정을 운영한다. 6주 과정으로 한 주에 5~8시간 진행되는 이 과정은 경영진이나 경영전문가, 기업과 단체의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속가능경영과 지속가능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비즈니스 리더가 ESG 경영을 익히는 수업이라고 볼 수 있다.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에도 지속가능한 금융(Sustainable Finance) 과정이 있다. 8주 동안 6~8시간씩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투자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지만, 정책 결정권자, NGO 등 지속가능 금융이라는 큰 틀에서 ESG 경영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8개 모듈로 이루어져 거시적 의미와 미시적 의미의 지속가능한 금융을 다루고 있어서 사회 전반에서 규제로 작동하는 지속가능 금융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다. 지속가능 산업에서 자본의 흐름과 분배를 배우고,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익힌다.

네덜란드 바헤닝언(Wageningen)대학에서는 ‘지속가능하고 포괄적인 지역 전문가(Sustainable & Inclusive Landscapes Professional Cerificate)’ 과정을 운영한다. 지속가능발전을 기반으로 ‘통합적 지역 경제’, ‘지역 거버넌스’, ‘지역 리더십’, ‘기후변화와 기후 행동’의 네 가지 주요소로 40~50시간에 걸쳐 다룬다.

스웨덴의 예테보리 대학교 / Wikimedia Commons 제공

스웨덴의 예테보리 대학교 / Wikimedia Commons 제공

■해외에서는 ESD와 ESG교육을 어떻게 실현하고 있을까

ESD는 여러 유럽 국가에서 20세기 중반 무렵 시작됐다. 핀란드는 1970년대에 ESD 플랫폼을 설립하였고 1990년대부터 지속가능발전 증진 프로그램과 핀란드환경학교사업(ENSI) 등을 추진하고 교육발전계획안에 지속가능발전 원칙을 승인하고 유아교육 개편안에도 지속가능발전을 반영하였다. 독일은 1990년대 중반에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National Committee on Sustainable Development)를 설치하고 지역별로 환경교육센터 네트워크를 설립하여 환경 교육과 ESD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실행했다. 1999년에는 각 학교에 ESD 도입을 지원하는 BLK21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과목 간의 연계학습, 외부 파트너 참여 등을 통해 교육구조를 혁신하려 노력하였다. 2000년대 초반에 독일은 교육부 주도로 ‘세계 발전과 세계 책임 교육을 위한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Education for Global Development or Global Responsibility)’를 설립하여 경제, 종교, 지리, 윤리, 과학 등의 과목과 ESD를 융합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수업자료를 제공하였다. ESD를 교과과정에 본격적으로 통합한 것이다.

ESD 선도국가 스웨덴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정부 산하에 지속가능발전교육위원회(Committee for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와 스웨덴 ESD 국제센터(Swedish Inter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를 설립하여 정부 주도로 지속가능발전에 관해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했다. 2006년에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통해 스웨덴의 모든 대학이 지속가능발전을 장려할 것을 의무화하고, 2010년 신교육법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교육과정의 목표로 설정할 것을 의무화하는 등 ESD에 법적인 강제성을 부여하였다. 또한 스웨덴 자연보호협회, ‘스웨덴을 깨끗하게(Keep Sweden Tidy)’를 비롯한 환경 관련 비영리단체에서도 환경학교(Environmental School)와 녹색 학교프로그램(Green School Program) 등 다양한 교실 밖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유럽의 ‘갈릴레오 글로벌 교육(Galileo Global Education)’은 ESG를 학교 운영 구조에 반영하고 ESG 관련 과목들을 교육과정에 직접 도입한 예시이다. 2011년 파리에서 설립된 유럽 최대 고등 교육 그룹인 갈릴레오 글로벌에듀케이션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멕시코 등 세계13개국 55개 대학교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오프라인 교육, 온라인 교육과 둘을 병합한 ‘하이브리드 교육’의 형식을 17만 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갈릴레오 그룹의 네트워크에는 프랑스의 파리경영대학, 프랑스 영화음악원(CLCF), 미술대학인 이탈리아의 나바대학교, 독일의 마크로미디어 대학 등 여러 유수 대학이 포함되어 있다.

아프리카의 에코스쿨 / Wikimedia Foundation 제공

아프리카의 에코스쿨 / Wikimedia Foundation 제공

갈릴레오 글로벌 교육은 개별 학교의 특성에 맞추어 ESG 교육과 관련한 자체적인 ESG 전략과 프레임워크, 투자와 지원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파리경영대학에는 다양한 ESG 관련 과목을 개설하도록 지원하여 학부생들은 3학년부터 ESG와 관련된 과목을 수강하고 대학원생은 기후변화 과정(module)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나바대학교에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교육’을 도입해 친환경 원단과 소재, 지속가능한 패션, 친환경 마케팅과 문화적 다양성 관련 과목들을 개설하고 지속가능성을 테마로 한 장학금을 설립했다. 이 외에 학교가 재정을 지출하고 건물을 새로 짓거나 수리할 때도 지속가능성 관련 기준들을 충족하도록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참여한 국제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에코스쿨(Eco School)이 있다. 에코스쿨은 1992년 유럽 환경교육재단의 주도로 시작하여 덴마크, 독일, 그리스, 영국 등 세계 72개국 5만9000개 학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은 2017년에 참여하였다.

에코스쿨은 환경 관련 주제를 선정하고 학생 주도의 에코위원회 구성, 환경 검토, 행동계획 작성, 모니터링 및 평가, 교육과정 연계, 전파 및 참여 독려, 그리고 에코코드 제정의 7가지 실행단계를 통해 운영된다. 이 7가지 단계는 학생 주도로 교사ㆍ학교운영위원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아래 진행된다. 에코스쿨 프로그램을 도입한 학교는 각국 인증기관의 심사를 거쳐 에코스쿨 그린플래그(Eco School Green Flag)를 받는다. 환경교육재단에서 발간한 ‘에코스쿨 25주년 보고서’는 에코스쿨이 참여 의사결정, 문제 해결력, 가치 중심 학습, 학제 간 학습 능력을 함양한다고 밝혔다.

에코스쿨의 ESD를 위한 7가지 실행단계 / Center for Sustainable Transformation 제공

에코스쿨의 ESD를 위한 7가지 실행단계 / Center for Sustainable Transformation 제공

■ESG교육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

대학 교육이 아닌 공교육에서 ESD는 하나의 교과목이나 교육과정으로 편성되어 있지 않고, ‘민주시민 교육’, ‘인권 교육’, ‘환경ㆍ지속가능발전 교육’ 등의 범교과적 학습주제로 명시되어 각 교과 학습주제, 학교장 재량활동, 특별활동 등으로 분산되어 다뤄지고 있다. 일반 교과목 안에서는 도덕ㆍ과학ㆍ사회 과목에서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단편적이고 산발적인 교육 내용 때문에 통합성이 낮다는 진단을 받았다. 2020년 환경부 지원으로 한국 환경교육학회에서 시행된 ‘차기 국가 교육과정에서의 환경교육 강화전략 마련을 위한 기초 연구’에서는 환경교육이 과학ㆍ사회ㆍ도덕 등의 과목에 산발적으로 포함된 분산 조직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국가 교육과정에서 환경과 지속가능발전교육을 범교과학습 주제로 제안하고 있지만 각 교과에 어떻게 포함해야 할지에 관한 전략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조현영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는 현 교육과정에서도 심층적 학습이 선택교과와 학교 자율활동 등 형식의 과제와 프로젝트로 존재하지만 학교와 지역별로 여건의 편차가 있어 일관성 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정체성이 모호한 잉여시간으로 인식되고 있어 범교과적 학습을 체계화시키고 세심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세계 시민교육 연계 지속가능발전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 탐색’ 연구에서는 ESD를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자료 개발, 연구회 중심 프로그램 개발, 교사 역량 강화, 교육부 차원의 거시적인 계획 수립과 시민단체와의 연계를 꼽았다. ESD와 연계한 ESG교육은 단편적인 지식 학습을 넘어선 가치관, 태도와 삶의 방식에 관한 통합적인 교육이기에 ESG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그 비전을 최우선으로 수립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또한 중요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발표한 ‘지속가능발전교육 로드맵’은 교육 정책 입안자, 시민 사회 조직, 민간 기업과 학계가 협력하여 파트너십과 시너지 관계를 구축해 학생을 주체로 지속가능발전 관련 정책 및 프로그램의 설계와 실행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을 제시한다.

권기태 사회혁신연구소 소장은 ESD의 컨트롤 타워로 대통령 소속의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하에 ‘지속가능발전교육 전문위원회’를 설치하여 ESD를 체계화하고 확산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속가능발전교육 발전계획’에서 ESD를 둘러싼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시장과 시민사회를 묶어낸 능동적인 추진 주체를 마련하고 ESD 포럼과 학회 창립을 통해 ESD의 이론적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기획 주간경향·ESG연구소·(사)ESG코리아·감신대 생명과평화연구소>

청년이 외친다, ESG 나와라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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