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내 목의 ‘나비’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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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갑상샘)은 우리 목 한가운데 앞으로 튀어나온 일명 ‘아담의 사과’라 불리는 물렁뼈(갑상연골) 바로 아래, 호흡 통로인 기도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흡사 나비가 양 날개를 펼친 모습으로, 양 폭은 4㎝ 내외에 높이 5㎝ 정도, 무게 20g 정도다.

신동엽 교수가 외래진료실에서 갑상선암의 원인과 진단 및 치료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신동엽 교수가 외래진료실에서 갑상선암의 원인과 진단 및 치료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혈액으로 분비해 몸의 신진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아 체온을 유지하고, 각종 장기의 기능을 유지하는 에너지 대사를 관장한다. 신동엽 연세암병원 갑상선암센터(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 질환은 크게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는 갑상선 기능이상증과 조직 내에 혹이 생기는 갑상선 종양(결절)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갑상선 기능이상증은 다시 기능항진증과 기능저하증으로 나눈다.

갑상선 종양은 전 인구의 5% 내외에서 나타나며 대부분은 양성이다. 악성(갑상선암)인 경우는 전체 갑상선 종양의 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양성이라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지만, 종양이 점점 커지며 주변 조직을 눌러 불편감을 주거나, 목 부위에 너무 불거져 나와 미용상 문제가 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신 교수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갑자기 이유 없이 목소리가 쉬는 등의 증상이 있으나 최근에는 초음파검사 등의 발달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초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더 많다. 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매우 느린 진행을 보이므로 최근에는 1㎝ 이하의 미세유두암이라면 수술 전 면밀한 추적검사(능동적 감시)를 시도하기도 한다. 갑상선암의 진행 정도를 수술 전에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우므로 수술 전 정확한 영상, 병리검사 결과를 갖고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아울러 암의 크기가 크거나 위치가 안 좋은 곳에 있거나 빠른 성장과 주변 장기로 전이가 높은 조직형 갑상선암이 의심될 때는 초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갑상선암의 치료 원칙은 수술적인 절제다. 보조적인 내과적 치료로 수술 이후에 남아 있을 잔여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추가로 시행하고, 필요하면 암 재발과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갑상선호르몬제 요법을 추가한다. 이렇게 했는데도 갑상선암이 재발하거나 계속 진행할 때는 표적항암제 등의 약물치료나 방사선치료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신 교수는 “갑상선암의 수술적 치료 이후에도 오랫동안 갑상선호르몬제 용량을 조절하며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갑상선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다른 만성질환 발병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상선암 발병에는 유전적인 소인이 일부 작용하므로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많다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방사선 피폭 또한 잘 알려진 위험 요인으로 피하도록 한다. 만성적인 갑상선염이나 갑상선 기능저하증 또한 갑상선 종양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신 교수는 “환자는 물론 의사도 꼭 챙겨야 할 첫 번째 공통 증상은 갑상선종(Goiter)의 유무”라고 설명했다. 정상 갑상선은 겉으로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는다. 갑상선이 염증이나 호르몬 기능 이상으로 커지거나 종양 발생으로 커지면 어느 순간 목 부위로 불룩하게 나오고 손으로도 멍울 같은 게 쉽게 잡힌다. 갑상선종이 생기면 꼭 의사를 찾아 진단과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효순 의료전문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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