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리가 혹한기를 대처하는 방법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혹독한 한파로 인하여 한강의 물결이 멈추면서 철새들도 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10여년을 겨울이면 낯설지 않게 찾아오는 천연기념물 제243-3호 참수리 가족도 그 어느 해 겨울보다 힘겹게 보내고 있다. 재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어린 새끼를 데리고 지난해 11월 초에 찾아왔지만, 요즘은 이들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미사리 주변이 대부분 얼어붙으면서 물고기나 물새 사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물 흐름이 빨라 얼지 않는 한강 상류 팔당댐 아래 여울목 등에서 먹이 사냥을 하고 있다.

장시간 한강 가운데 바위에 앉아 있던 참수리가 날개를 펼치고 수면 위로 아슬아슬하게 저공비행하며 이동을 하고 있다.

장시간 한강 가운데 바위에 앉아 있던 참수리가 날개를 펼치고 수면 위로 아슬아슬하게 저공비행하며 이동을 하고 있다.

이곳에는 물새들도 모여든다. 물고기도 사냥을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다른 맹금류도 주변 높은 나무 곳곳에 앉아 여울목을 응시한다. 여울목은 물새들이 한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장소이지만 맹금류에게 잡아먹히기도 하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장소인 것이다. 어쩌다가 큰 물고기들이 수면 위로 뛰어올랐다가 얼음판 위로 떨어지거나, 동사한 물새들의 사체가 발견되면 맹금류들이 달려들어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혹한으로 강이 얼어붙게 되면 새들 중에 강자일지라도 삶이 고달프게 마련이다.

참수리가 누치로 보이는 큰 물고기를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하고 있다.

참수리가 누치로 보이는 큰 물고기를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하고 있다.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참수리가 물고기를 발톱에 움켜쥐고 날아오르고 있다.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참수리가 물고기를 발톱에 움켜쥐고 날아오르고 있다.

고달픈 환경에서 새끼를 데리고 온 참수리 어미들은 먹이를 사냥하게 되면 새끼에게 넘겨줄 법도 한데, 거의 다 먹어치운다. 어린 참수리는 어미 곁으로 다가가지 않고 주변에서 소리만 낸다. 서열 의식이 철저하다고 볼 수 있다. 어미는 부스러기 정도를 남겨두고 사라진다. 새끼를 냉엄하게 기르지 않고서는 맹금류로서 살아남지 못함을 일깨워 주기 위한 어미의 마음일 것이다. 어미가 사라지면 어린 참수리는 부스러기를 주워먹기 위해 다가간다.

참수리 부부 중 한 마리가 누치로 보이는 물고기를 사냥해 먹고 있는 동안 다른 한 마리는 남겨주기만을 기다린다.

참수리 부부 중 한 마리가 누치로 보이는 물고기를 사냥해 먹고 있는 동안 다른 한 마리는 남겨주기만을 기다린다.

[생태줌인]참수리가 혹한기를 대처하는 방법

새들은 태양의 온기가 스며들 때 날기를 좋아한다. 참수리 가족도 맹추위와 바람이 부는 등 일기가 좋지 않은 날에는 활동을 멈춘다. 햇살이 잘 들고 바람이 차단되는 검단산 중턱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 날개를 접고 긴 시간 휴식에 들어간다. 참수리 가족은 같이 한 곳에 모여 있기보다는 각각 멀리 떨어져 있다. 간간이 소리를 주고받으며 소통을 한다.

<이재흥 생태사진가>

생태줌인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