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텍 필립과 바쉐론 콘스탄틴의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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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가 낳은 양대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파텍 필립이 영국 런던을 강타했다면, 올해 창립 260주년으로 세계에서 단절 없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은 중국 베이징을 매료시켰다.

파텍 필립(Patek Philippe)과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스위스 제네바가 낳은 양대 하이엔드 시계 제조사라고 할 수 있다. 두 브랜드가 걸어온 역사나 추구하는 컬렉션의 성격은 비록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세계 시계 애호가들의 한결같은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 두 브랜드는 각각 대규모 전시회를 마련해 화제를 모았다.

시계의 제왕 파텍 필립은 지난해 창립 175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했다. 이러한 자축의 분위기는 올해까지 이어져 5월 27일부터 6월 7일까지 영국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는 ‘파텍 필립 시계 예술 대전’이라는 제목의 대규모 전시회가 열렸다. 데미안 허스트, 마크 퀸 등의 작품이 전시된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에서 한 시계 브랜드만을 위해 전시공간을 마련해준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며, 이는 파텍 필립의 오랜 역사와 견고한 명성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29년 제작된 바쉐론 콘스탄틴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 / ⓒVacheron Constantin

1929년 제작된 바쉐론 콘스탄틴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 / ⓒVacheron Constantin

파텍 필립은 사치 갤러리 곳곳에 크고 작은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현행 주요 컬렉션을 비롯해 제네바 파텍 필립 뮤지엄에서 공수한 희귀한 회중시계와 탁상시계들 그리고 브랜드 역사에 남을 그랜드컴플리케이션 시계 등 총 400여점의 시계를 선보여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해 175주년을 기념해 단 7개 제작한 그랜드마스터 차임(Grandmaster Chime)을 영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그랜드마스터 차임은 시간과 날짜 외에 그랑 소네리, 프티소네리, 미닛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문페이즈 등 총 20여 가지 기능이 응축된 파텍 필립 손목시계 역사상 가장 복잡한 그랜드컴플리케이션 시계다. 또한 케이스가 앞뒤로 전복이 가능하다는 점과 케이스 외관 장식에 기울인 정성 덕분에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파텍 필립이 영국 런던을 강타했다면, 올해 창립 260주년으로 세계에서 단절 없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은 중국 베이징을 매료시켰다. 이들은 베이징 수도박물관, 제네바 예술역사박물관과 공동주최 형태로 ‘시간의 근원지, 제네바 워치메이킹 문화의 기원’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마련했고, 지난 4월 24일부터 8월 12일까지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 베이징 전시회 현장. / ⓒ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 베이징 전시회 현장. / ⓒ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의 이번 특별전은 스위스-중국 수교 65주년을 기념하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베이징 수도박물관에서 열리는 최초의 스위스 시계 전시회라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제네바 예술역사박물관이 대여한 시계 중에는 1680년에 제작된 놋쇠에 금박을 입힌 회중시계를 비롯해, 화려하게 장식한 팔각형 새장 안에 있는 세 마리 새들이 지저귀며 시간을 알려주는 스트라이킹워치 등이 포함돼 있으며, 바쉐론 콘스탄틴은 브랜드의 헤리티지 컬렉션 중에서도 특별히 엄선된 80개의 시계들을 전시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특히 바쉐론 콘스탄틴의 설립 연도인 1755년에 완성된 브랜드 첫 회중시계를 비롯해, 1889년 제작한 첫 여성용 골드 손목시계, 1923년 제작된 옐로 골드 케이스의 회중시계로 17세기 프랑스 화가 니콜라스 푸생의 대표작 ‘아르카디아의 목자들’을 다이얼에 에나멜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섬세하게 재현한 시계, 1929년 이집트의 왕 푸아드 1세에게 헌정된 골드 케이스의 그랜드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 등은 실물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계 애호가들의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하다.

<장세훈 타임포럼 시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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