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장군 빈티지 시계 경매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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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장군의 리베르소 시계는 예상 경매가 1만~2만 스위스 프랑으로, 한화로 약 1천1백만원대에서 2천2백만원대로 책정돼 있다. 현행 리베르소 스틸 시계의 가격대를 생각하면 빈티지 시계 치고는 상당히 높은 예상가다.

세계적인 경매업체 앤티쿼룸(Anti quorum)의 정기 경매인 ‘중요 모던 & 빈티지 시계들(Important Modern & Vintage Timepieces)’이 5월 10일 스위스 제네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1880~1964) 장군의 빈티지 손목시계가 출품돼 화제다.

맥아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최고사령관을 역임했으며, 종전 후 일본 점령군 최고사령관을, 한국전쟁 시 유엔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인천상륙작전을 진두지휘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명장이다. 그가 생전 즐겨 착용한 시계가 세계 경매에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시계 애호가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왼쪽부터)맥아더 장군의 빈티지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시계. 파텍 필립의 빈티지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

(왼쪽부터)맥아더 장군의 빈티지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시계. 파텍 필립의 빈티지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

맥아더 장군의 시계는 스위스 발레드주를 대표하는 고급 시계제조사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가 1935년 제작한 스틸 소재의 초기 리베르소(Reverso) 손목시계(Ref. 201)이다. 전면 케이스를 180도 회전시켜 다이얼과 전면 글라스를 보호할 수 있는 리베르소는 1931년 인도에 주둔하며 여가로 폴로 경기를 즐겼던 영국 장교들의 요청으로 탄생했다. 반전 케이스만을 위해 최소 50여개의 정밀 부품이 사용된 리베르소는 등장과 동시에 손목시계 역사에 길이 남을 아이콘이 되었고, 아르데코 스타일을 반영한 가장 유명한 사각시계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맥아더 장군이 소장한 리베르소는 최초의 오리지널 모델과는 다이얼 디자인이 조금 다르다. 철도에서 착안한 레일웨이 디테일과 두툼한 검 모양의 핸즈는 동일하지만, 얇은 바 인덱스 대신 발광성 도료를 덧바른 가독성 좋은 아라빅 인덱스를 채택했고, 6시 방향 스몰 세컨드(독립 초침) 다이얼 위에 ‘골라이 회사 제네바(GolayFils & Stahl Geneve)’라는 당시 시계를 판매한 소매상의 이름을 새겼다. 시계 내부에는 일명 ‘유니플랜’으로 불리는 기계식 수동 410 칼리버가 탑재되었다. 매일 일정 횟수 손으로 태엽을 감아줘야만 작동하는 시계다. 그리고 케이스백에는 ‘D MAC A’라는 알파벳이 음각돼 있는데, 이는 더글러스 맥아더의 이름 이니셜에서 따온 것이다.

맥아더 장군의 리베르소 시계는 예상 경매가 1만~2만 스위스 프랑으로, 한화로 약 1100만원에서 2200만원대로 책정돼 있다. 현행 리베르소 스틸 시계의 가격대를 생각하면 빈티지 시계 치고는 상당히 높은 예상가다. 그럼에도 맥아더 장군의 명성과 시계 자체의 희소성을 고려하면 예상 경매가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대에 낙찰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하지만 전설적인 명장과 격동의 역사를 함께한 시계의 가치를 환산하기란 애초 무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편 이번 앤티쿼룸 경매에는 예거 르쿨트르 외에도 경매의 제왕 파텍 필립과 롤렉스의 주목할 만한 빈티지 시계들도 몇 점 출품된다. 특히 직경 38㎜ 옐로 골드 케이스에 벨주베이스의 수동 칼리버를 탑재한 퍼페추얼 캘린더 & 크로노그래프 기능의 그랜드컴플리케이션 시계(Ref. 2499/100)는 예상 경매가가 무려 30만 스위스프랑(약 3억3000만원대)에서 50만 스위스프랑(약 5억6000만원대)에 달한다. 한편 다이얼에 ‘티파니 앤 코’ 프린트가 새겨진 롤렉스의 1969년도산 일명 폴 뉴먼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시계(Ref. 6239)는 예상 경매가가 20만~30만 스위스프랑(약 2억2000만~3억3000만원대)이다.

<타임포럼 시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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