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월드 2015’ 화두는 스마트워치와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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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해부터 시계업계에는 블루가 새로운 블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실제로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다채로운 블루 색상 다이얼의 향연을 볼 수 있었다.

지난 3월 19일부터 26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계 및 주얼리 박람회인 ‘바젤월드(Baselworld) 2015’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 바젤월드에는 여느 해보다 많은 국내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는데, 시계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한편 바젤월드 기간 이후로 필자는 몇몇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들과 기자들에게 올해 바젤월드 전반을 아우르는 경향이 어떠한지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본인 역시 시계 박람회 취재 경력이 그리 길다고는 볼 수 없지만 시계 전문 칼럼니스트로서 해줄 말은 분명히 있었다. 그 내용 일부를 <주간경향> 애독자분들과도 공유하고자 한다.

파텍 필립의 2015년 신모델 칼라트라바 파일럿 트래블 타임.

파텍 필립의 2015년 신모델 칼라트라바 파일럿 트래블 타임.

전 세계 주요 매체 시계 전문기자들이 모인 간담회가 바젤월드 개막 첫날 있었는데, 대다수의 공통된 관심사는 스마트워치에 대한 스위스 시계업계의 대응이었다. 분명 이는 출시를 앞둔 애플 워치를 염두에 두고 한 말들이었고, 행사장에 패널로 참석한 티쏘의 프랑수아 티에보 대표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과 기자들 간의 진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물론 단시간 토론으로 헤아릴 수 있을 만한 사안은 아니었지만, 스마트워치가 제2의 쿼츠 위기처럼 스위스 시계산업에 먹구름을 드리울지, 아니면 새로운 종류의 시계 카테고리가 늘어나면서 또 다른 발전의 기회가 될지 비관론과 낙관론이 어지럽게 공존하고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기계식 시계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계로서의 효용성뿐만 아니라 기계식 시계가 지닌 영구적인 가치와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에 매료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스마트워치는 이러한 부분을 결코 채워줄 수 없다고 본다. 고로 현 스위스 고급시계산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고, 현대인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확인하는 보조장비로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소비될 것으로 본다.

올해 바젤월드 신제품 경향을 한 단어로 정의 내리자면 보수라고 할 수 있다. 주요 브랜드들 상당수가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기보다는 기존 인기 컬렉션의 대표 모델들을 사이즈를 줄이거나 다이얼 색상과 케이스 소재만 바꾸는 식으로 변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시계업계 전반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반영한 결과이며, 또한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의식해 보다 안전하게 팔릴 수 있는 제품들을 선호하는 소비취향의 변화를 투영한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시계업계에는 블루가 새로운 블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실제로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다채로운 블루 색상 다이얼의 향연을 볼 수 있었다. 전통을 가장 중시하는 시계 제조사 중 하나인 파텍 필립마저 칼라트라바 라인의 첫 본격 파일럿 시계에 블루 색상을 도입했으며, 쇼파드, 롤렉스, 블랑팡, 오메가, 불가리, 태그호이어, 위블로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브랜드들에서 블루 다이얼 신제품을 볼 수 있었다.

<타임포럼 시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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