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자칫하다 부상 한 방에 월드컵은 “끝”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인간계 최강 3인방’이라 불리는 라다멜 팔카오(콜롬비아)와 디에고 코스타(스페인),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는 모두 부상으로 브라질 월드컵 출전 경계선에 서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데이비드 베컴(39·잉글랜드), 미하엘 발락(38·독일), 마이클 에시엔(32·가나) 등 스타 플레이어들의 활약을 볼 수 없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출전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본선 32개국에 최고 수준의 부상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미 몇몇 선수들이 부상으로 꿈의 무대 출전이 좌절됐다.

브라질 월드컵 B조 네덜란드의 미드필더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31·함부르크)는 예비명단(30명)에 포함됐지만 부상으로 브라질행이 무산됐다. 판 데르 파르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고, A매치 109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지만 대표팀 훈련 중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국 네덜란드는 케빈 스트루트만(24·AS로마)이 무릎을 다친 데 이어 판 데르 파르트까지 빠져 시름이 깊어졌다.

콜롬비아 대표팀의 라다멜 팔카오가 대표팀 훈련에 참가해 공을 다루고 있다. | AP연합뉴스

콜롬비아 대표팀의 라다멜 팔카오가 대표팀 훈련에 참가해 공을 다루고 있다. | AP연합뉴스

네덜란드와 같은 조 칠레도 동병상련이다. 예비명단에 포함됐던 미드필더 마티아스 페르난데스(28·피오렌티나)가 오른 발목 수술을 받게 돼 브라질행이 불발됐다.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던 페르난데스는 A매치 60경기에서 14골을 터트렸다. 칠레는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27·유벤투스)이 이달 초 무릎 수술을 받은 데 이어 페르난데스도 월드컵 출전이 아예 무산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달은 브라질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5골을 터트렸고, 유벤투스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다. 월드컵 개막까지 회복을 목표로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과 같은 H조 벨기에의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24·애스턴 빌라)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일찌감치 브라질행 꿈을 접었다. 잉글랜드 공격수 시오 월콧(25·아스널)은 무릎 부상, 독일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간(24·도르트문트)은 허리 부상, 스페인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23·바이에른 뮌헨)는 무릎 부상, 프랑스 골키퍼 스티브 만단다(29·올랭피크 마르세유)는 목 부상, 멕시코 미드필더 후안 카를로스 메디나(31·클럽 아메리카)는 오른 발목 부상으로 브라질행이 무산됐다.

벨기에 공격수 벤테케도 월드컵행 무산
축구팬들은 최근 몇 년간 세계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를 ‘신계(神界) 선수’라 부른다. 신계 양강 구도를 뒤흔들고 있는 라다멜 팔카오(28·콜롬비아)와 디에고 코스타(26·스페인), 루이스 수아레스(27·우루과이)를 ‘인간계 최강 3인방’이라 부른다. 공교롭게도 3인방 모두 부상으로 브라질 월드컵 출전 경계선에 서 있다.

C조 콜롬비아의 골잡이 팔카오는 기적의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팔카오는 브라질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9골을 터트리며 16년 만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 1월 프랑스컵 경기 도중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월드컵행이 좌절되는 듯했지만, 피나는 재활 끝에 콜롬비아 대표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몸상태가 100%가 아니라 여전히 브라질행은 불투명하다. 호세 페케르만 콜롬비아 감독은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 마지막 분까지 팔카오를 기다리겠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팔카오는 “100% 컨디션으로 월드컵 참가는 불가능하다. 몸상태를 본 뒤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포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현지 언론들은 팔카오가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코칭스태프 자격으로 브라질에 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B조 스페인의 코스타도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코스타는 2013~2014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으로 스페인 리그 우승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남아공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은 브라질과 줄다리기 끝에 코스타를 귀화시켰다. 그러나 햄스트링 부상을 앓던 코스타는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무리하게 나섰다가 9분 만에 교체아웃됐고, 결국 15일 동안 무조건 휴식을 취하라는 진단을 받았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코스타의 회복 여부를 기다리기 위해 최종엔트리 발표 시한을 늦췄다.

원년 우승국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D조 우루과이의 ‘주포’ 수아레스도 대표팀 훈련 중 무릎 반월판이 손상돼 지난 5월 22일 수술을 받았다. 우루과이 대표팀 주치의는 27일 “수아레스의 복귀가 언제가 될지 밝히기 어렵지만 수술 경과가 대단히 좋다. 월드컵 출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아레스는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31골)에 올랐고,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를 4강으로 이끌었다.

부상으로 한국 대표팀에서 낙마한 김진수가 지난해 7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호주전 경기에서 측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이석우기자

부상으로 한국 대표팀에서 낙마한 김진수가 지난해 7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호주전 경기에서 측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이석우기자

브라질행 경계에 선 인간계 3인방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한국도 부상 악령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지난 5월 29일 김진수(22·니가타)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지난해 7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진수는 대표팀 왼쪽 풀백을 꿰차 ‘이영표의 후계자’라 불렸다. 브라질 월드컵 최종엔트리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김진수는 지난 5월 6일 소속팀 경기 도중 오른 발목을 다쳐 지난 21일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28일 정밀검사 결과 세 부분의 인대가 손상됐는데 그 중 하나가 아물지 않았고, 월드컵 본선까지 회복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봉와직염 때문에 23명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던 박주호(27·마인츠)가 대체 발탁됐다. 박주호는 현재 축구화를 신고 공을 다룰 정도로 회복했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 직전 주전이 부상을 당하는 ‘잔혹사’가 있다. 황선홍(46·현 포항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출국 직전 열린 중국과 평가전에서 거친 태클을 당해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황선홍은 부상 회복을 기대하며 월드컵에 동행했지만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고 쓸쓸히 귀국해야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절정의 기량을 보이던 이동국(35·전북)은 K리그 경기 중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해 울분을 삼켜야 했다. 월드컵 기간 중 독일에서 재활치료를 받았다. 곽태휘(33·알힐랄) 역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직전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왼 무릎 부상을 당해 낙마했다.

5월 28일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발목을 다친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는 단순 타박상으로 드러나 다행히 월드컵 출전이 가능하다. 2년 전 런던 올림픽 직전 부상으로 이탈한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홍명보호는 30일 전지훈련지 마이애미로 출국했다. 열대기후 속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공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6월 10일 G조 가나와 평가전도 갖는다. 조직력이 최대 강점인 홍명보호는 만약 주축선수 1~2명이 빠지면 전체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현재 홍명보호에 가장 두려운 적은 벨기에보다 부상이다. 본선까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

<박린 일간스포츠 기자 rpark7@joongang.co.kr>

박린의 뷰티풀 풋볼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