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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다채로운 민속 문화행사들이 마련된다.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인 설은 한 해를 새로 시작하는 날이다.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한 전통 사회에선 의미가 가장 큰 날로, 한식(음력으로 동지 후 105일째 날·보통 4월 5일께)과 단오(5월 5일), 한가위(추석·8월 15일)와 더불어 4대 민족명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설에 관한 최초의 구체적인 기록은 무려 1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세기 중국 역사서인 ‘수서’ ‘구당서’의 신라 관련 기록에 ‘매년 정월 원단(설)에 서로 경하하며, 왕이 연희를 베풀고 여러 손님과 관원들이 모인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설은 1500여년
동안 대대로 이 땅에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다.

어린이들이 전통놀이인 투호를 체험하고 있다 | 김정근 기자

어린이들이 전통놀이인 투호를 체험하고 있다 | 김정근 기자

전통적으로 설날 아침에는 흩어져 있던 가족이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가족과 이웃간 덕담을 주고받는다. 윷놀이와 널뛰기, 연날리기 등 집 안팎에 모여 민속놀이도 즐겼다. 물론 오늘날의 설은 전통문화의 전승·보존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가족들이 ‘민족의 대이동’을 통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만남의 뜻이 깊다.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기관에서 마련되는 민속놀이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온 가족이 나들이 삼아 직접 참여,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급격한 산업화, 서구화 등으로 전통문화와 세시풍속을 잘 모르는 어린이, 젊은층에겐 뜻깊은 전통 문화체험도 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www.nfm.go.kr)은 연휴 첫날인 30일부터 2월 2일까지 민속놀이 체험, 공연, 전시 등 모두 40건의 프로그램을 펼친다.
설날 체험으로는 윷놀이와 팽이치기·투호 던지기·제기차기 등 갖가지 민속놀이와 윷점·토정비결 보기, 떡국·약과 등 세시음식 나눠먹기, 연·복조리 만들기 등이 있다.

설 명절을 맞아 윷놀이를 하고 있는 가족들 |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설 명절을 맞아 윷놀이를 하고 있는 가족들 |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특별 공연으로는 국악과 양악의 퓨전 타악공연, 액운을 쫓는 전통연희인 북청사자놀음,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인 전통 매사냥 공연과 기념촬영 등이 열린다. 특히 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www.kidsnfm.go.kr)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참고할 만하다.

경복궁과 창경궁·덕수궁 같은 고궁과 종묘, 세종대왕유적관리소 등에서도 각종 설 명절 체험놀이가 열린다. 경복궁 집경당 등에서는 1월 30일~2월 1일까지 전각 아궁이에 불을 때 온돌방을 체험하고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고 덕담을 들을 수 있다.

덕수궁 함녕전 앞에서는 윷놀이 같은 민속놀이를 하며, 창경궁에서는 무의탁 홀몸어르신 초청행사가 벌어진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경기 여주)와 칠백의총관리소(충남 금산), 현충사관리소(충남 아산)에서도 민속놀이 행사가 마련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선 2월 1일 오후 2시부터 타악그룹 온새미·고르예술단 무용팀이 출연해 신명나는 풍물놀이를 하는 ‘취고수악대의 행진과 전통문화체험’, 국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절대가인이 꾸미는 창극 형태의 공연 ‘절대가(歌)인의 한판 수다’가 무대에 오른다.

<도재기 경향신문 문화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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