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크립션 커머스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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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 사업 모델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 업계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SubCom)에 주목하고 있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소비자가 일정한 금액을 내면 서비스 제공자가 정기적으로 특정 상품들을 선별해서 제공해주는 서비스로서, 한마디로 상품을 정기구매하는 것이다.

유아용 장난감을 제공하는 키위크레이트의 박스

유아용 장난감을 제공하는 키위크레이트의 박스

사실 이러한 사업 모델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온 신문, 잡지 등의 정기구독이나 우유 배달과 다를 바 없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2010년 4월 미국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샘플 화장품을 제공하는 버치박스(Birchbox)가 등장해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해당 사업 모델이 새롭게 각광받게 됐다. 버치박스는 2011년 8월 벤처캐피털로부터 105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으며, 현재 여성 월 10달러, 남성 월 20달러에 미용&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시장에서는 몇 년 전 반값할인 공동구매 기반의 소셜커머스가 그랬던 것처럼 버치박스를 모방한 서비스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화장품, 액세서리, 패션 등 트렌디한 상품뿐만 아니라 커피, 장난감, 유아용품, 식료품 등으로 사업 영역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푸드지(foodzie)는 각종 식품을 담은 세 가지 종류의 테이스팅 박스(Tasting Box) 중에서 하나를 매월 29.95달러의 금액으로 제공한다. 키위크레이트(Kiwi Crate)는 유아용(3~7세) 장난감을 매월 19.95달러에 제공하는데,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창의성을 증진시켜주는 장난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키위크레이트는 부모와 전문가가 만들고 아이들이 테스트한 장난감을 제공하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표방하고 있기도 하다. 키위크레이트는 좋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벤처캐피털로부터 2011년 10월에 200만 달러, 2012년 1월에 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글로시박스(GLOSSYBOX)가 2011년 6월에 서비스를 개시했다. 글로시박스는 독일에 본사를 둔 로켓인터넷이 만든 서비스인데, 로켓인터넷은 다른 인터넷서비스를 재빨리 모방하기로 유명한 업체다. 글로시박스의 등장 이후 미미박스, W박스, 겟잇박스, 주크박스 등 화장품을 다루는 수많은 유사 서비스들을 비롯해 베베엔코, 맨킷 등 신규 서비스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무엇보다 개인화·맞춤화가 중요하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에서는 고객의 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상품이 선정되며 고객 반응을 분석함으로써 지속적인 최적화를 수행하는데, 이 부분에서 경쟁력의 차이가 도드라질 것이다. 둘째, 전문가가 나를 위해 골라주었다는 진정성을 느끼게 하고, 기대 이상으로 높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강력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만족도를 관리하고 피드백 제공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등 각종 로열티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는 것이 주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만일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그러한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한국형 소셜커머스처럼 서비스의 차별성이 전무한 채 그저 광고 경쟁이나 하고 수익성의 악화 및 ‘먹튀’가 발생하는 등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류한석 소장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http://peoplew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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