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작가의 도발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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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라샤펠(48)을 아십니까. 그의 사진작품을 보면 “아! 이 사진!”하게 된다. ‘데이비드 라샤펠 한국 특별전’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관에서 열리고 있다. 내년 2월 26일까지다. 150여점의 사진 하나하나가 도발적이면서도 송곳처럼 날카롭게 현상을 짚어낸다. 아시아에선 대만에 이어 두번째 전시다.

Archangel Michael-And No Message Could Have Been Any Cle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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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포토 매거진이 선정한 ‘현재 사진계에서 가장 중요한 10인’에 이름을 올린 데이비드 라샤펠은 레이디 가가, 마돈나, 마이클 잭슨, 안젤리나 졸리, 베컴, 에미넴, 힐러리 클린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카메론 디아즈, 패리스 힐튼,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세계적인 스타를 촬영했으며 마이바흐, H&M, 리바이스, 에비앙, 페라리, 에스티 로더 등의 파격적인 광고 사진으로 최첨단의 감각을 자랑한다. 2010년 라샤펠이 촬영한 롤링스톤지 표지는 라샤펠의 상품성을 입증하는 예다. 표지를 장식한 레이디 가가 누드사진의 경우 비눗방울을 장식했을 뿐이지만 전 세계 연예계와 미술계를 충격에 빠뜨릴 만큼 과감한 작업이었다. 레이디 가가가 라샤펠에게 10억원의 촬영료를 지불하고 찍었다.

이번 한국 전시에 배우 전지현을 비롯, 라샤펠 전시 오디오 가이드 녹음을 맡았던 배우 박재정, 가수 나얼, 배우 황우슬혜, 전 SBS 아나운서 김범수, 배우 박시연 등이 다녀갔다는 점도 라샤펠의 감각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라샤펠 사진 작업은 대중성에 비중을 둔다. 대중에게 익숙한 스타와 배경을 이용해 사회에 대한 외침을 계속해왔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와 주제를 재미있고 획기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대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의 작품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변태적으로 보이는 사진이나 에로티시즘이 넘치는 사진에도 아픈 사연이 깃들어 있다. 감성적인 도발성과 함께 슬픈 그리움이 배어 있다. 명품로고로 장식된 유명 여배우의 벗은 몸을 담은 사진에는 인기스타가 떨치지 못하는 불안과 번민도 담겨 있다.

The House at the End of the World.

The House at the End of the World.

그는 뭔가 다른 사진을 찍고 싶었을 뿐이라고 한다. “유명 인사들을 이상한 상황에 놓고 찍고 싶었어요. 노출이 심하거나 괴기스러운 느낌이 드는 사진이라기보다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사진으로 봐주세요.”

고교 졸업 직후 앤디 워홀에게 보여준 친구 사진을 계기로 성공대로를 달려온 라샤펠.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1984년 2년 이상 동거했던 그의 남자친구가 에이즈로 사망하자 자신도 에이즈로 곧 죽을 것이라 예감하며 대중을 멀리했다. 그러나 몇년 고민 끝에 에이즈 테스트를 받은 그는 음성판정을 받은 후 뛸 듯이 기쁜 마음을 화려하고 도발적인 사진으로 표현해왔다. 

[문화내시경]세계적 작가의 도발적 사진

매일 2시간 동안 운동하는 습관도 에이즈 충격 이후 생겼다. 키 190㎝에 건장한 외모. 그러나 그의 작품은 여성스런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가득하다. http://www.dlcseoul.com (02)566-0835

<유인화 경향신문 문화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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