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신예 ‘카나리아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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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내시경]특별한 신예 ‘카나리아 살롱’

지난해 9월에 출시된 신인 뮤지션 카나리아 살롱(Canaria Salon)의 디지털 싱글 ‘Blue Sky 는 특별한 만남으로 남았다. 예쁘장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름 탓에 앳된 목소리의 여가수가 말랑말랑한 선율의 노래를 부를 것이라 앞서 생각했지만 이는 과녁을 무참히 빗나갔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임을 다시 한 번 각성시켰다. 여성 보컬리스트라는 사실 빼고는 노래를 듣기 전에 한 예상이 적중한 구석은 별로 없었기에 단 한 곡이었음에도 기억에 보존될 만한 마주침이 됐다.

부드러운 분위기 또한 추측에 어느 정도 들어맞았으나 노래는 그 이상의 매력을 발산해 더욱 뚜렷한 인상을 전했다. 팝의 구성 안에서 한국적인 선율을 녹여낸 것이나 대금을 이용해서 전통음악에서 느껴질 고전미를 내보인 부분도 꽤 독특했다. 퓨전 국악이면서도 온전히 거기에만 속하지 않는 다채로운 성격을 띤 곡이었다. 잔잔하면서도 신비로운 대기를 형성해 오묘함, 안온이라는 단어와 친숙한 뉴에이지 음악과도 부합했다.

카나리아 살롱은 ‘MBC 강변가요제’에서 입상한 바 있는 싱어송라이터 정주혜의 1인 프로젝트로, 그녀는 수년 전부터 각종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서면서 활동해 온 신인 아닌 신인이다. 재즈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2008년 ‘진천 힐링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력은 그녀의 음악이 뉴에이지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부연한다. 녹녹하고 자연 친화적인 선율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한다는 취지의 힐링 뮤직(Healing Music)은 뉴에이지와 사상적 기조를 같이한다. 카나리아 살롱도 자신의 음악으로 청취자들에게 여유로움을 안기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2011년을 하루 앞두고 선보인 첫 번째 미니 앨범 ‘LoveBy’는 거기에 국한되지 않는 다른 모습으로 신선함을 전달했다. 기존에 발표한 두 곡을 포함해 총 여섯 곡을 수록한 이 비정규 작품은 뉴에이지 성향이 주된 메뉴가 아님을 주장하고 있었다. 적은 숫자의 곡들이지만 그 안에는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성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점은 카나리아 살롱을 주목해야 할 음악인으로 추켜올리기에 충분했다.

‘LoveBy’는 전통음악의 색채를 가져가면서 리듬 앤드 블루스 요소를 첨부해 동서(東西)의 정서를 아우르며, ‘알잖아’와 ‘Pretty Night’는 재즈를 대중적으로 순화한 애시드 재즈 스타일로 역동성과 경쾌함을 드러내고, ‘Crystal’과 ‘Rainy Heart’는 각각 랩 발라드와 모던 록의 외형으로 모양새를 달리한다. 수록곡들은 어느 한 양식에 머무르지 않는 분방함을 보이면서도 노래가 취하는 장르의 특성을 온전히 전해 이채로움과 완성도를 묶어 만족시킨다. 그냥 지나쳤으면 서운했을 귀한 발견이었다.

여러 형식을 다루는 중에도 결코 허술하지 않은 맵시를 차린 것은 앨범 최고의 장점이다. 게다가 거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 편곡한 사항은 음악적 재능이 출중하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다른 이들과 구분되는 특이한 개성을 지니면서도 단지 그것에 그치지 않는 견고함 덕분에 카나리아 살롱의 첫 음반 ‘LoveBy’는 상당히 멋스럽게 느껴진다. 특별한 만남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동윤<대중음악 평론가> 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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