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공연 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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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연일 쏟아지는 각종 공연소식을 접하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공연들은 저마다 최고의 공연, 환상적인 공연을 약속하며 관객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무작정 끌리는 대로 찾아갔다간 기대가 오히려 실망과 분노로 남을 수도 있다. 1만~2만 원짜리 물건을 살 때도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비교하는 소비자들이 10만 원에 육박하는 ‘공연상품’을 고를 때에는 무조건 ‘지르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좋은 공연을 고르기 위한 연말공연 감별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공연 주체이다. 공연자야 자신이 익히 알고 있는, 또 좋아하는 가수이니 어려울 것 없지만 공연 주체, 즉 기획사는 잘 살펴보아야 한다. 공연을 취소하거나 문제를 일으켰던 기획사들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가수의 소속사가 직접 주최, 주관하는 경우는 나쁘지 않다. 이 경우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소속 가수의 이미지 때문이라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소속사와 무관한 기획사들은 아무래도 책임감이 덜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공연장이다. 특히 체육시설에서의 공연은 전문공연장에 비해 관객의 편의시설과 안전장치, 상주하는 전문 운영인력이 없으니 이를 감안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좌석이다. 무대에서 가까운 R석이라 해도 좌·우측 스피커 앞 블록은 무대의 반밖에 보이지 않을 뿐더러 엄청난 고출력 사운드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니 피하는 것이 좋다. 대형 공연장 같은 Floor의 R석이라 해도 경사가 없는 뒷자리는 다음 등급의 좌석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마지막으로 공연의 내용에 대해서 알아보자. 몇억대의 화려한 무대, 환상적인 특수효과,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벤트에 현혹되면 안 된다. 그런 것들이야 어차피 실제보다 부풀려지게 마련이다. 차라리 같은 컨셉트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공연, 현재 투어중인 공연이라면 믿어도 될 것이다. 오랜 시간의 반복과 준비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공연은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아니다. 즐기는 것이다. 관객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기분으로, 함께 만드는 것이다. “공연장에 올 때는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고 오세요.” 객석이 무대이길 바란다는 가수 한영애의 주문이다.

<공연기획자> tak05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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