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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의오프스테이지
주인공으로 공연을 즐기자
공연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공연장의 관객을 보며 떠오르는 생각 중 하나는 ‘도대체 사람들은 왜 공연장에 올까’ 하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려고 공연장에 온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사실 공연장의 음향은 집에서 편안하게 Hi-Fi로 듣는 것만 못하다. 스테레오인 공연장 사운드 역시 5.1채널과 첨단의 음향기기로 무장된 거실보다 확연히 질이 떨어진다. 좋아하는 가수를 보러 공연장에 온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육안으로 가수의 풀샷을 볼 수 있는 자리는 아주 비싸며, 몇 사람 앉지도 못한다. 차라리 자세 나오는 그림들로만 엄선해 편집한 실황 DVD를 보는 편이 공연장에서 보는 것보···
[ 뉴스메이커 6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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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4 ]
전문공연장은 잔디구장과 같다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에 대한 음악인들의 열망은 축구 선수들이 천연 잔디구장에 목매는 것과 같다. 극장에 최적화된 음향과 조명, 악기만 갖다 놓으면 바로 공연이 가능하도록 완전히 갖추어진 무대, 거기에 영상장비, 충분한 전기와 진행시스템이 갖추어진 공연장을 얼마나 꿈꾸어왔는지 모른다. 언제쯤 제대로 된 전문공연장이 생길까 고대하였는데 이번에 드디어 2000석 규모의 전문공연장 ‘AX’가 개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 공연장은 일본에 있는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AX-japan’과 같은 스펙(제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200~300석 소규모 극장과 3000석 이상의 클래식···
[ 뉴스메이커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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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0 ]
발전차 ‘삼촌’의 철학
발전차를 담당하는 일은 사실 좀 따분한 직업일 수도 있다. 공연장에 도착해 모터를 돌리고 음향이나 조명에 필요한 전기선을 연결해 주는 것으로 일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발전차는 공연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가장 늦게까지 자리를 지킨다. 배선이 끝나면 그때부터 발전차의 일은 기름이 떨어지지만 않게 제때 확인만 해주면 된다. 하지만 발전차에 기름이 떨어져 전기가 나갈 확률은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질 확률과 비슷한 정도다. 지금의 발전차 ‘삼촌’과 일하기 시작한 것은 4년 전이다. 공연 중에 발전차 기름이 떨어져버린 사상초유의 사건이 있었던 날이라 똑똑히 기억한다. 그는 옆···
[ 뉴스메이커 6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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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3 ]
공연취소 ‘사기’ 이제 그만
엄밀히 말하자면 일부 취소, 일부 장소변경이지만 그렇게 쓰면 구차해 보이니 그냥 공연취소라 하자. 벌써 두 번째다. 작년 이맘때는 윤도현밴드, 동방신기, 김영임+로열필이라는 어안이 벙벙한 기획으로 밀어붙이다가 전면 취소를 하더니 이번에는 또 예매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장소를 바꾸고 일부 공연은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명백한 사기다. 관객에 대한 ‘배려’는커녕 관객에 대한 최소한의 ‘약속’도 지키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티켓이 안 팔린다고 공연을 취소하는 것이 어떻게 이해되고 또 용인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는 음식점에서 주문 받아놓고서···
[ 뉴스메이커 6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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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6 ]
무대보다 뜨거운 객석의 열정
‘공연은 가수와 연출가와 관객이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관객은 가볍게 여기기가 쉽다. 말이 좋아 관객이지 결국 내가 만든 공연을 보는, 지극히 수동적이며 연출 불가능한 부분일 뿐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불량한 관람태도와 공연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과 맞닥뜨리게 되면 ‘이따위 사람들 보라고 공연준비를 했나’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쯤되면 관객은 정말 부담스러운 존재일 뿐 좋은 공연을 만드는 한 축이라는 생각은 정말 개 풀 뜯어먹는 소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공연은 가수와 연출가와 관객이 만들어 내는 것이 맞기는 맞다. 같은 컨셉트···
[ 뉴스메이커 6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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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0 ]
연예인 홍보대사 ‘인기보다 참여’
홍보대사를 필요로 하는 곳은 대부분 비영리 단체다. 물론 비영리단체들도 빈부의 차가 커서 운영비만으로도 족히 홍보를 하고 남을 것 같은 단체도 있고 홍보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할 단체도 있다. 문제는 돈 들여 홍보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이 열악한 단체들이야말로 홍보대사가 꼭 필요한 곳인데, 공익사업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인지, 국가기관이나 메이저급 자선단체에만 쟁쟁한 연예인 홍보대사들이 몰리고, 정작 필요한 곳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운영도 빡빡하고, 다루는 사안들도 어렵거나 생소한 군소(群小) 비영리단체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
[ 뉴스메이커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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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3 ]
로고송도 ‘정품’ 쓰세요
바야흐로 선거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선거의 규모나 중요성으로 따지자면 단연 대통령선거가 가장 앞자리에 놓여야겠지만 대중음악판 입장에서는 역시 지방선거가 가장 중요한 선거라 할 수 있다. 지방선거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방선거에 쓰이는 ‘선거 로고송’ 때문이다. 솔직히 로고송 때문에 선거의 승패가 갈리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선거시즌만 되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음원사용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노래 듣고 찍어주는 사람들이 적잖은 모양이다. 그래서 선거 때면 로고송을 전문적으로 제작, 판매하는 업자도 있다. 이들은 저작권 사용허가를 받고 노래를 개사하고···
[ 뉴스메이커 6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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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6 ]
라이브콘서트 열기 어디로?
2006년 상반기, 라이브콘서트 흥행 성적이 초라하다. 새로운 공연이 줄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기획된 공연들도 줄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새 처음 있는 일이라 기획자들도 가수들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더구나 작금의 상황은 소위 잘나가는 가수나 신인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특히 공연의 스테디셀러라 불리던 라이브형 가수(?)들의 흥행성적은 참혹할 정도다. 혹자는 월드컵이 공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과 문화생활의 패턴이 공연보다는 월드컵에 맞추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월드컵이 우리···
[ 뉴스메이커 6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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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9 ]
대중음악의 위기
대중음악을 단순히 가요에만 국한하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듣는 우리 시대의 모든 음악이라 해도 우울한 기분은 여전하다. 대중음악의 우울함. 한때 문단에선 시(詩)의 위기가 대두되고, 시의 시대가 죽었다는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가요의 위기, 대중음악의 위기라는 말은 많아도 그것으로 논쟁을 한다거나 분석한다거나 하는 노력은 사실 찾아보기 어렵다. 음악의 위기는 사회의 위기다. 비록 오늘날의 음악이 단순한 상품처럼 생산되고, 소비되고, 유통되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음악을 들어봐야 정서적으로 더욱 피로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음악은 우리 시대의 감성을 깨···
[ 뉴스메이커 6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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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2 ]
섭외의 룰
공연기획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단연 섭외다. 공연의 성공을 위해서는 스타를 출연시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말 그대로 스타를 ‘모시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스타는 찾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모시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대중음악의 스타들을 수식하는 말들로는 라이브의 황제, 라이브의 여왕, 한국 록의 대부 또는 자존심, 황태자, 지존 등이 있는데 이들의 스타성을 수식하는 말들이 너무도 적절하여, 섭외를 위해 (라이브의) 황제나 여왕, (한국 록의) 대부를 만날 때면 기획자는 어쩔 수없이 주눅이 들곤 한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생각할 때, 섭외가 어려울수록-···
[ 뉴스메이커 6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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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5 ]
공연장 온 정치인 ‘안 되겠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인기는 연예인들에 비해 초라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치이들은 연예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해 자신의 인기나 지지도를 상승시키려는 안쓰러운 작태를 연출하기도 하는데 그중 가장 흔한 경우가 가수들의 공연장에 찾아오는 것이다. 음악이 좋다거나 혹은 그 가수가 좋다거나 하는 이유로 공연장에 찾아오는 것은 말릴 이유가 전혀 없다. 공연을 즐기고 돌아가는 길에 대기실에 들러 서로 인사를 나누고 사진 찍는 것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도 당당히 초대권을 요구하고, 어느 자리에 앉아서 볼 수 있는지 묻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어이가 없다. 공연 중인데 무대에 올라가···
[ 뉴스메이커 6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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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8 ]
음악정보프로의 부재
‘이효리’를 둘러싼 립싱크, 표절논란이 한참인 이때에 소망하는 것이 하나 있다. 사실 이미 몇 번씩 빌었던 소원이라 새삼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이 기회에 또 한 번 공개적으로 빌어본다. 나의 소원은 우리 대중음악판에 꼭 필요한-구태의연하기 이를 데 없는 대중음악 방송을 위해서도-‘대중음악 정보프로그램’ 하나 만들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다소 거창하고 복잡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일요일 아침 영화정보프로그램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예전에도, 지금도 철저히 ‘쇼’의 대상일 뿐이다. 영화나 클래식음악, 미술이나 무용 등 다른 예술···
[ 뉴스메이커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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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1 ]
가수들의 고집
따지고 보면 일약 스타가 된 가수는 많지 않다. ‘혜성처럼 등장해 가요계를 강타’했다는 이들도 다들 나름대로 적지 않은 트레이닝과 마음고생을 했기 마련이다. 그런데 서러운 무명시절을 길게 가지고 있는 가수들의 공통점이 있으니 라이브를 고집하고, 밴드를 고집하고, 싱어송라이터를 고집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고집을 끝까지 지켜 성공한 이도 있고, 오히려 그중 몇 가지를 포기하여 스타가 된 이들도 있지만, 여하튼 그런 고집스러운 시절은 그들의 성공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 록음악에 참으로 소중한 ‘자우림’. 자우림의 드러머 구태훈의 이야기는 다소 재미있으면서도···
[ 뉴스메이커 668호
ㅣ
2006.0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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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정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한다. 그런 고귀한 단어가 ‘정치질’이라고 폄하되며, 선동·분탕의 의미로 쓰일 만큼 현실 정치는 오염됐지만, 여전히 이 사회를 잘 지탱해 보고자 하는 시민들은 다시 한번 정치에 희망을 건다. 지난 총선은 우리 시대 가장 주요한 사회 문제가 된 기후위기를 정치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던 선거였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신을 기후 유권자로 규정한 사람들이 더 많은 기후 유권자를 결집하고 후보자에게 기후정책을 요구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제 기후는 과학이나 환경의 영역이 아닌 정책과 정치의 문제로 논의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