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가 무슨 뜻인지 제발 묻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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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름 새출발

이름을 바꾸기는 무척 어렵다. 여태껏 구축해온 이미지를 버리고 하루아침에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이미지가 좋았다면 더욱 감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LG그룹에서 분리된 몇개 계열사가 GS라는 새 이름 아래 둥지를 틀었다. GS그룹의 한 계열사인 GS홈쇼핑을 찾았다. 이름을 바꾸는 과정에 에피소드가 많을 듯했다. 그래서 새로운 CI작업에 직접 참여한 태스크포스팀을 모았다. <편집자>

[시사수다]“GS가 무슨 뜻인지 제발 묻지마세요”

GS홈쇼핑 편- 임형석(37·총무부), 조태홍(36·CATV사업부), 김경태(35·광고담당), 신진호(35·홍보팀), 한준희(33·EC사업부), 황규란(28·홍보팀)

신진호 : 사람들이 새 CI작업이라면 간판만 바꾸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그건 아주 단순하게 접근하는 거예요. 그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많죠.

임형석 : 간판만 놓고 봐도 쉬운 작업은 아니죠. 아직도 편의점이나 주유소는 다 바꾸지 못했잖아요. 간간이 보긴 하는데 솔직히 직원인 저도 낯설어요. 그러니 국민들에게 익숙해지려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

신진호 : 심볼이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난해해 보여요. 화면이나 간판 서식류에 적용시키기도 대단히 어렵고요. 이거 웃분들에게 혼날 말인가?

한준희 : 저 역시 첫 이미지는 정말 난해하다는 것밖에 없었어요.

임형석 : 우리나라 기업에 이런 로고가 없잖아요. 게다가 우리는 색깔도 3색이어서.

김경태 : 우리 회사는 무점포사업이잖아요. 길거리를 지나다가 자주 마주칠 수 있는 게 아니라 TV를 봐야 하는 건데. 하루아침에 로고가 확 변하니까, 그것도 전혀 새로운 것으로…. 많이 당황했을 거예요. 사람들이 당황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이것저것 구현해보기도 했어요.

신진호 : 기존 LG홈쇼핑의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았잖아요. 그것을 어떻게 온전히 가져올 수 있는지 연구하는 일이 어려웠어요.

김경태 : 단계적으로 접근하긴 했는데 잘 됐나 모르겠네요. 제 주위에는 없는데 뉴스나 신문기사 보면 지금도 혼란을 느끼는 고객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하기야 그게 하루아침에 설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죠.

조태홍 : 혼란보다는 낯선 거겠죠. LG와 GS의 로고는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전혀 다르잖아요. 얼른 눈에 익숙해지게 해야 할 텐데….

황규란 : 저도 사실 처음엔 정말 낯설었어요. 직원인 우리가 낯설 정도인데 고객들은 오죽하겠어요.

한준희 :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아니면 인지도가 극히 낮았던 상태에서 이름을 바꾸기는 쉽지만 기존의 이미지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특히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임형석 : 그래도 우리는 나은 편 아닌가요? 온라인만 신경쓰면 돼잖아요. 오프라인이 주력인 다른 계열사들은 얘기 들어보니까 정말 장난이 아니던데.

[시사수다]“GS가 무슨 뜻인지 제발 묻지마세요”

신진호 : 여러분은 주위 사람이나 고객들에게 GS의 약자가 뭐냐는 질문 안 받아요? 저는 가끔 받는데 그럴 땐 참 난감해요.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고 말하는데 그래도 꼬치꼬치 묻는 사람이 있어요. 골드 스타(Gold Star)냐는 물음이 가장 많고 굿 서비스(Good Service)냐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사실 어떤 특별한 약자는 아니잖아요. 그저 많은 것을 함의한 것으로 받아들여줘야 하는데 그걸 어필하는 일도 어렵더라고요.

한준희 : 인터넷 주소까지 바뀌어서 처음엔 정말 노심초사했어요. 끝에도 이젠 닷컴(.com)이 아니라 코케이알(.co.kr)이잖아요.

임형석 : 근데 요즘도 주소창에 일일이 주소 쳐서 들어오는 사람이 많나요? 포털사이트에서 찾으면 바로 바로 뜨는데.

황규란 : 주소창에 한글로 쳐도 연결이 돼요.

한준희 : 근데 가끔 같은 주소에서 LG를 GS로만 바꿔서 쓰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럼 연결이 안 되는 거죠.

임형석 : 얼마 전에 FC서울 축구경기를 관람하러 갔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 스스로도 GS 직원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는데 그때 그 경기를 단체로 관람하고 나서는 ‘이제는 정말 GS 직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GS그룹이 분리되면서 기존 LG 소속의 스포츠단도 서로 갈라졌다. 축구단은 GS, 야구단은 LG, 여자배구단은 GS, 남자배구단은 LG…)

김경태 : 박주영이라는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가 있어서 좋았어요.

임형석 : 그날 우리는 좋았는데 축구팬들에게 욕 엄청 먹었어요. 단체로 관람하면서 GS를 외치고 플래카드도 몇장 흔들었는데 그게 카메라에 잡히면서 축구팬들이 열받은 거죠. 신성한 경기장에 와서 회사 광고한다고 축구팬들에게 질타받았잖아요.

황규란 : FC 서울 서포터즈한테요?

임형석 : 그건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FC 서울 축구단 게시판이 시끄러웠어요. 강제동원이라는 말까지 나왔어요.

한준희 : 저도 그날 생각나요. 이겨서 기쁨 두배.

황규란 : 사실 직원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드물잖아요. 월례모임 정도가 있나?

조태홍 : 분기모임이잖아.

황규란 : 하하. 어쨌든…. 초록색 경기장에서 함께 목청 높여 응원한 것이 단합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임형석 : GS 로고에 어울리는 서식을 만드는 일도 무척 힘들었어요. 위에서는 GS만 만들어주잖아요. 그 뒤에 붙는 ‘홈쇼핑’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보통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어요.

조태홍 : 일정한 가이드 라인을 정해주면 좋았을 텐데….

임형석 : 급하게 만든 것이 많아서 매뉴얼이 새로 나오면 또 바뀔 것 같아요.

황규란 : 온라인 회사여서인지 그래도 우리는 빨리 한 것 같아요. 아직도 동네 주유소나 편의점 보면 안 바꾼 곳이 많더라고요.

임형석 : 그렇게 된 데에는 두가지 설이 있어요. 하나는 버틸 때까지 버텨서 최대한 LG로 가자는 설, 다른 하나는 간판업체들이 모두 소화해낼 수 없었다는 설.

[시사수다]“GS가 무슨 뜻인지 제발 묻지마세요”

김경태 : 하하, 후자 아닌가? 전국에 주요소만 3000개가 넘는다는데.

한준희 : 어떤 곳은 부분만 바뀌어서 모양새가 우스운 곳도 있어요.

조태홍 : 그래도 플래카드는 다 붙여놨더라.

신준호 : 그거마저 안 하면 어쩌려고요. 하하.

조태홍 : 아파트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임형석 : 아파트 도색은 간단치 않다더라고요. 어떤 곳은 도색을 새로 하면 주소를 바꿔야 한다는 곳도 있어요.

김경태 : 우리는 무점포 회사라서 신속하게 변화시키는 게 가능했죠.

한준희 : 아파트와 주식을 제공한다는 행사가 사람들에게 회자되더라고요. 경품행사를 좀 세게 하는 건가?

김경태 : 그런 공동 프로모션이 새 이름을 적응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겠죠.

황규란 : 좀 과하지 않나 하는 사람도 있어요.

신진호 : 아파트를 경품으로 제공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 아니잖아요. 그런 행사는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어요. 이제 할 일은 소비자들에게 GS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거예요. 솔직히 아직 직원들의 마인드도 GS로 완전히 변화하지는 않았다고 봐요.

한준희 : 소비자들에게는 훨씬 더 힘들겠죠.

황규란 : 정말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LG도 아주 오래됐는데 아직도 금성이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사람들에게 새 이름을 각인시킨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죠.

임형석 : 예전엔 금성의 전자제품이 대단히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른들에게 그런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 거죠. 그만큼 좋았던 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으로 변경하는 일은 간단치 않아요.

조태홍 : 노력이 최선 아니겠어요?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

[시사수다]“GS가 무슨 뜻인지 제발 묻지마세요”

GS홈쇼핑은 1995년 개국방송을 시작한 이래 통신판매시장 기반과 소비자들의 인식이 미약하던 때부터 방송과 유통이 결합된 최첨단 쇼핑 형태를 제공하며 시장 변화와 홈쇼핑 문화 전파에 앞장서 왔다. GS홈쇼핑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통해 24시간 상품을 판매하는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GS이숍(www.gseshop.co.kr), 국내 최대 발행부수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카탈로그 ‘shop for you’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출 규모면에서는 홈쇼핑업계에서 명실공히 국내 1위를 달리며 미국의 QVC, HSN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1년에는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05년 2월에 업계 최초로 누적 매출 11조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는 사업 초기부터 상품기획, 상품선정, 품질관리, 배송 등 홈쇼핑 사업의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데 전력을 기울여 온 결과에 기인한다. GS홈쇼핑은 고객들이 믿고 구입할 만한 최상의 품질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QA(품질관리 Quality Assuarance) 업무와 배송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상품배송 후에도 상품에 대한 A/S나 교환·환불을 끝까지 책임지는 등 100% 만족쇼핑을 위해 노력한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GS이숍은 TV홈쇼핑의 상품력을 바탕으로 인터넷 고객의 요구에 맞춘 다양하고 신속한 상품개발로 상품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도서 및 슈퍼마켓 상품 등을 제외하고 10만여종의 상품이 입점하고 있으며 국내 브랜드뿐 아니라 해외 명품 브랜드 소싱을 확대, 상품의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

GS홈쇼핑은 2005년 3월 GS이숍 내에 정제된 오픈마켓 ‘e스토어’를 오픈하면서 e마켓플레이스 시장에 진출했다. ‘e스토어’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중간 단계 없이 직접 만나 거래하는 e마켓 플레이스로 엄선된 판매자만 등록되어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점심사를 거치지 않는 일반 오픈마켓과 구별된다.

GS홈쇼핑은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로 국내 홈쇼핑업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신형범〈홍보부장〉


<정리/임형도기자 사진/김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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