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결석, 여름에 더 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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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기획사에 다니는 임성모씨(35). 그는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 여름철만 되면 괴롭다. 그런 임씨가 땀을 식히는 유일한 방법은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것. 차가운 맥주가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가면 임씨는 마음과 몸이 모두 시원해졌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 동료와 맥주 마시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 술 마실 동료가 없을 때는 집에 가서 혼자서라도 마셨다.

임씨는 그것이 병을 만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며칠 전 땀나는 것보다 더 큰 곤혹을 겪은 것이다. 임씨는 그 날도 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잤다. 잠든 지 3~4시간쯤 지났을 때 갑자기 하복부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왔다. 얼마나 통증이 심했던지 실신 지경이었고 급하게 119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검사 결과 오른쪽 요관에 생긴 결석이 문제였다.

여름철에 더 잘 생긴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지나가는 길인 신장-요관-방광 등에 돌이 생긴 것이다. 이 질환은 수산칼슘, 인산칼슘 등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 주원인이다. 임씨처럼 맥주를 많이 마시면 '옥살레이트'라는 결석 만드는 성분이 쌓여 요로결석으로 나타난다.

[헬스케어]요로결석, 여름에 더 잘 걸린다

그러나 맥주를 작은 결석을 배출하기 위해 단기간에 물 대신 마시는 것은 괜찮지만, 오랫동안 많이 마시면 '옥살레이트'라는 성분 때문에 오히려 해롭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요로결석의 원인이 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소변의 양이 줄어들고 결석 성분을 소변으로 배출하지 못하니 요로에서 농축돼 결석으로 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름의 강렬한 태양빛 때문에 체내의 비타민 D가 활성화하면서 결석의 주요 성분인 칼슘 배출량이 늘어난다. 이것이 결석 발생률을 높이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요로결석은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한다. 어떤 환자는 유전적 요인으로 요로결석이 나타나기도 한다.

30~40대에 많고 남자가 여자보다 1.9배

국내에서는 약 10%, 서양에서 약 12%의 인구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걸린다는 이 질환은 우리나라 종합병원 비뇨기과 입원환자의 25~30%를 차지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특히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통풍, 비타민D 과다섭취인 사람이나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에게 잘 나타난다. 보통은 30~40대에서 많이 발생하고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옆구리 통증이 대표적

결석은 보통 신장, 방광, 요관에 발생한다. 요관에 생기는 요로결석이 전체의 70% 정도로 가장 많다. 신장과 방광에 결석이 적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요로결석에 비해 통증이 적어 모르고 지나가기 때문이라고 전문의들은 추측한다. 신장 결석은 아무런 증상이 없고 간혹 혈뇨가 있을 뿐이다.

요관에 결석이 있으면 옆구리 통증이나 허리 통증이 심해 방을 모로 길 만큼 고통이 심하다. 과다한 혈뇨, 구토와 복부팽만감 등도 갑자기 나타나곤 한다.

요관 윗부분에 결석이 생기면 남자는 음낭이나 고환, 여자는 음부에 통증을 느낀다. 소변에 선홍-커피색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다. 반대로 요관 아랫부분에 결석이 발생하면 소변을 자주 보고 배뇨시 통증이 올 수 있다. 병이 진행돼 요로에 폐색이나 감염이 있게 되면 고열과 오한을 동반하고 신장에 고름이 가득차는 농신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체외충격파쇄석술이 가장 많이 쓰여

결석 치료는 결석이 자연적으로 빠져나오기를 기다리는 대기요법(待期療法)과 인위적으로 결석을 제거하는 제석요법(除石療法)이 있다. 대기요법은 결석의 크기가 4㎜ 이하일 때 많이 시도하는 방법으로 약물과 함께 3천㏄ 이상의 물을 섭취하면서 1주 간격으로 X선 촬영으로 결석의 변화를 관찰한다. 이렇게 3주간의 대기요법에도 결석이 배출되지 않거나, 요로감염과 구토가 심한 요관폐색 증상이 있으면 즉시 수술로 결석을 제거해야 한다.

제석요법에는 체외충격파쇄석술, 요관내시경술, 개복수술 등이 있다. 최근 결석치료에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체외충격파쇄석술이다. 몸 밖에서 콩팥이나 요관에 있는 결석에 충격을 주어 깨뜨리는 방법이다. 이때는 인체에 해가 없는 고에너지 충격파를 쓴다. 5~6회 이상 반복 치료하면 90% 정도의 성공률을 보인다. 특히 0.5~1.5㎝ 크기의 결석은 2~3회의 시술로 거의 없앨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0분 정도면 시술이 가능하고 통증이 없어 마취나 입원이 필요없다.

재발률 높아 요주의

요로결석이 한번 생겼던 사람의 재발률은 1년 내에 10%, 6년 내에 20~70%로 높다. 재발을 방지하려면 평소 물을 많이 마셔 체액의 과포화상태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1년에 1~2회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결석을 만드는 성분이 대부분의 음식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짠음식을 삼가고 육류는 하루 200g 이하로만 섭취해야 한다. 콩, 땅콩, 호두 등의 견과류와 시금치, 케일, 코코아, 초콜릿 등의 음식은 특히 적게 섭취해야 한다. 우유와 커피, 홍차도 하루 3잔 이상 마시지 않아야 한다. 지속적인 과음 역시 결석을 만들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요로결석 생활 예방법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배변을 해야 한다. 결석의 원인이 되는 칼슘, 인산, 수산, 요산이 다량 함유된 식품은 피하면서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성은 칼슘이 결핍되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결석은 잠을 잘 때나 식사 2~3시간 후,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릴 때 잘 생긴다. 따라서 물이나 음료는 식사 후 3시간 이내, 잠자기 전과 잠자는 도중 1회, 과도한 운동을 할 때 마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수분 섭취는 하루 2~3ℓ는 될 만큼 충분해야 한다.

[도움말 : 세란병원 비뇨기과 김경종 과장]

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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