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안의 세계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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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라면 ‘미녹시딜’ 안 먹어야

<약국 안의 세계사>
키스 베로니즈 지음·김숲 옮김·동녘·1만8000원

[신간]약국 안의 세계사 外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기적의 약’으로 불리는 ‘퀴닌’은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키나나무의 나무껍질에서 추출된 천연물이다. 구전되는 키나나무의 효능을 발견하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다. 적어도 1500년대 이전, 페루 안데스산맥 지역을 지나던 한 여행자가 고열에 시달렸다. 목이 마르던 참에 우연히 한 연못에서 물을 마셨다. 먹다 보니 물맛이 매우 썼던 탓에 여행자는 덜컥 겁이 났다. 막상 물을 마신 뒤 오히려 열이 내리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못 주변에 키나나무가 잔뜩 있었는데, 나무 속 퀴진의 성분이 연못에 녹아 있던 덕분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약이 어떻게 개발됐고, 그 안에 어떤 노력과 좌절이 있었는지 서술한 책이다. 약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수많은 과학자의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와 이렇게 탄생한 약이 오늘날 어떻게 쓰이는지도 기록했다. 곰팡이로부터 우연히 발견돼 무수히 많은 목숨을 구한 항생제 ‘페니실린’부터, 히포크라테스와 고대 이집트인들도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아스피린’, 전쟁 중 이탈리아 바리항(港)이 폭격을 받는 와중에 효능이 발견된 암 치료제 ‘질소 머스터드’ 등 우리에게 친숙한 15가지 약이 개발되기까지의 결정적인 순간을 담았다.

약품을 소개하는 장마다 약에 대한 일반적인 기타 상식도 담았다. ‘오프라벨’ 처방이 무엇인지, 같은 알약을 두 알 먹어도 한 알 먹을 때에 비해 효과가 두 배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실용적인 약 사용법도 들어 있다. 예컨대 발모제로 널리 쓰이는 미녹시딜의 경우 고양이에게 노출되면 중독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집사’라면 미녹시딜을 사용해선 안 된다. 또한 미녹시딜을 복용한다면 동시 복용 시 효능을 떨어트릴 수 있으므로 아스피린은 안 먹는 게 좋다.

▲MBC의 흑역사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1만9000원

[신간]약국 안의 세계사 外

저자에 따르면 MBC는 지난 5년간 친 민주당 방송의 대명사가 됐다. 저자는 또 MBC를 ‘정치의 유튜브화’와 ‘방송의 진영화’를 이끈 선두주자라고 평가한다. 공영방송인 MBC가 정치적 편향성을 보였다고 지적하고, 공영방송의 ‘중립지대화’를 촉구한다.

▲일곱 도시 이야기
다나카 요시키 지음·손진성 옮김·시옷북스 1만8000원

[신간]약국 안의 세계사 外

‘은하영웅전설’ 시리즈로 국내에도 친숙한 작가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 작품이다. 2190년 새롭게 재편된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일곱 도시의 패권 다툼을 그렸다. 지배계급과 사회부조리를 향한 작가의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민스키의 금융과 자본주의
하이먼 P. 민스키 지음·김대근 옮김·카오스북 2만5000원

[신간]약국 안의 세계사 外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20여년 전인 1986년에 발간된 경제학 고전이다. 저자는 시장 메커니즘의 실패, 금융위기의 반복적인 재현 등을 예견하고, 정책 목표를 ‘경제성장’에서 ‘완전 고용’, ‘물가안정’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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