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강원도 평창 칠족령 - 동강이 숨겨둔 천하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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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42)강원도 평창 칠족령 - 동강이 숨겨둔 천하절경

문희마을은 평창의 보물 같은 곳이다. 굽이굽이 한참을 들어가야 비로소 만나게 된다. 강원도 평창과 정선의 경계에 서 있는 오지다. 호랑이가 나온다고 해도 믿을 법하다. 그 문희마을 뒤로 백운산이 거대한 병풍처럼 둘러쳐 어깨를 펴고 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 정선 덕천리의 제장마을이다. 예전부터 두 마을은 사이에 높다랗게 솟은 칠족령을 넘어 다니며 교류를 했다.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여기서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이 고개에 ‘칠족령’이라는 이름이 붙은 데에는 전하는 설화가 있다. 문희마을의 선비가 낮잠을 자고 나니 키우던 개가 사라졌다. 가구에 칠하려고 모아둔 옻 진액 그릇이 넘어져 있고, 개 발자국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그 발자국을 따라서 가다가 숲길의 끄트머리에서 기가 막힌 풍경을 만난다. 동강의 감입곡류 구간이다. 산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 칠족령의 이름을 알린 게 이 동강의 풍경이다. 가히 천하의 절경이라고 할 만한 거대한 협곡이다.

동강 하면 자연스레 영월을 떠올리지만, 강의 절정은 평창과 정선 사이에서 펼쳐진다. 파란 물빛이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먼 곳까지 겨울에 찾아가야 하는 이유, 그 물빛 하나로 충분하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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