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나무숲 - 남도에 봄이 스미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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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43)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나무숲 - 남도에 봄이 스미는 풍경

3월에 접어들면 남도의 동백도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선명한 붉은빛으로 겨울과 봄 사이에 화려한 춤을 춘다. 동백은 가지 끝에서 한 번, 땅 위에서 또 한 번 핀다고 했다. 꽃잎이 아닌 봉오리째 떨어진 꽃은 백련사 동백숲에 선명한 꽃봉오리 카펫을 깐다.

강진 백련사의 동백나무숲은 오래전부터 이름을 떨쳤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길목, 5만2000㎡(약 1만평) 대지에 15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자생한다. 나무 한 그루당 키가 7m에 달할 정도니, 수령도 꽤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규모의 동백나무숲은 전국 어디를 뒤져도 견줄 곳을 찾기 어렵다. 서남해안과 제주도 일대에 동백숲이 꽤 많다. 어느 곳도 그 크기와 역사를 강진 백련사의 동백나무숲과 견줄 수 없다. 조선시대 문인인 성임(1421~1484)과 임억령(1496~1568)은 시에 “백련사 동백나무숲의 뛰어난 경치를 직접 보지 못해 한스럽다”라고 적었다. 그러니까 아무리 적게 잡아도 1400년대 이전부터 이 숲은 유명세를 타고 있었던 셈이다.

동백나무숲을 지나 다산초당으로 가는 길, ‘사색의 숲’으로 오르다 보면 야생 차밭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강진만의 바다가 보인다. 어느덧 따스한 봄의 온기가 그 풍경에 스며들었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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