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에 관한 생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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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로 차별하면 안 되는 근거

<차이에 관한 생각> 프란스 드 발 지음·이충호 옮김·세종서적·2만2000원

<차이에 관한 생각> 프란스 드 발 지음·이충호 옮김·세종서적·2만2000원

남녀 간의 성차는 유전법칙의 결과인지, 문화(환경)의 영향 때문인지를 두고 오랜 논쟁이 벌어졌다. 초기에 생물학은 ‘수컷의 바람기는 진화의 산물’이라는 주장을 폈다가 진화론이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인 저자는 수십년간 사람과 동물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생물학이 기존 성 불평등에 정당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관련은 있지만, 전통적인 남녀 성 역할의 차이를 자동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포유류 종에서 수컷은 지위나 세력권을 놓고 다툰다. 암컷은 새끼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양성 모두에게 유전적 유산을 남기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수컷 영장류의 공격성과 체격의 우위는 암컷을 지배하기 위함이 아니라 수컷끼리 싸울 때 우위를 얻기 위함이다. 생물학에 의해 결정되는 성차가 젠더 불평등을 지지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인간이 단지 힘센 사람이 아니라 중요한 사회적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권력자로 보듯 영장류 무리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뷔르허르스동물원에서 연구한 침팬지 암컷 ‘마마’를 예로 들 수 있다. 마마는 싸움을 벌인 수컷들을 화해시켜 무리의 평화를 이끈다. 싸움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때 마마를 찾아와 해결책을 구하는 수컷들도 있다. 동시에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수컷과 관계를 맺기도 한다. 저자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지와 보노보를 통해 성차가 생물학 법칙에 의해 좌우되는 것도, 그렇다고 완전히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도 아님을 보여준다.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적지향 또한 생물학적 법칙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다양한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으며, 그 차이가 차별로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는 근거를 과학적으로 제시한다.

▲회복력 시대
제러미 리프킨 지음·안진환 옮김·민음사·2만6000원

[신간]차이에 관한 생각 外

산업 발전을 이끈 효율성의 원칙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적응과 어우러짐, 생명애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회복력의 시대를 열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연을 인간에 적응시키는 것에서 인간을 자연에 다시 적응시키는 것으로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디지털 폭식 사회
이광석 지음·인물과사상사·1만7000원

[신간]차이에 관한 생각 外

별점이 영세업자의 생존을 좌우하고, 배차 알고리즘이 택시기사를 길들인다. 포털의 알고리즘은 혐오와 적대의 문화를 키운다. 저자는 기술만능주의가 미치는 독성과 폭력을 지적한다. 성장과 삶의 편리에서 공생과 생태를 중심에 둔 기술로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이브레이터의 나라
린 코멜라 지음·조은혜 옮김·오월의봄·2만4000원

[신간]차이에 관한 생각 外

성산업을 성친화적으로 바꾸려 한 1970년대 미국의 섹스토이숍 자영업자들을 다뤘다. 여성은 성적 쾌락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지배하던 때였다. 이들은 여성도 편안하게 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섹스토이숍을 발명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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