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경기 시흥 갯골생태공원 - 흔들전망대 너머, 갯골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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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전망대 너머, 갯골의 가을

[정태겸의 풍경](35)경기 시흥 갯골생태공원 - 흔들전망대 너머, 갯골의 가을

경기도 시흥에 가면 꼭 봐야 할 게 있다. 바다가 내륙 깊숙이 밀려들어 마치 강처럼 흐르는 광경이다. 그냥 보면 하천인지 바다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물이 빠져야 비로소 바닷물이었음을 알게 된다. 내륙 안쪽 수㎞까지 밀려들어왔다가 썰물이 되면 급격하게 바닥을 드러낸다. 마치 바다가 육지를 떠나기 싫어 깊이 흔적을 남겨둔 것만 같다.

시흥의 갯골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갯골생태공원이다. 강처럼 내륙을 가로지르는 그 물길 곁으로 넓은 공원이 있다. 이곳은 과거 인천의 소래포구까지 이어지던 염전의 일부다. 공원 안쪽에 소금창고가 있는 이유다. 공원의 안쪽에는 피사의 사탑을 연상시키는 흔들전망대가 섰다. 나무로 만들어 바람이 불면 슬쩍 움직이는 게 느껴지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매우 튼튼하다. 이곳에 오르면 시흥의 땅 안쪽으로 스며든 갯골의 깊은 골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로 삼삼오오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은 평화롭고, 저 멀리 핑크뮬리와 빨갛게 단풍이 든 댑싸리가 알록달록하다. 어느새 이만큼 가을이 물들었다. 흔들전망대 너머 시흥의 가을 하늘이 높고도 파랗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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