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外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곤충 이야기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정부희 지음·동녘·1만7000원

[신간]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外

곤충은 다리 6개, 더듬이 2개, 날개 4장이 달린 동물을 말한다. 징그럽다는 의미가 담긴, 벌레라는 말로 뭉뚱그려 불리기도 한다. 저자는 어느 날 녹색 광택이 나는 노랑가슴녹색잎벌레를 보고, 곤충의 매력에 빠진다. 현란한 몸 색깔, 구슬 꿰듯 이어진 더듬이, 외계인 같은 곁눈 등 작은 몸에 오밀조밀하게 꽉 들어찬 생김새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마흔에 곤충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저자는 굳이 제목에서 곤충 대신 벌레라는 말을 택했다. 혐오스럽게 여긴 우리 곁의 많은 생명이 사실은 제각각 주어진 삶을 얼마나 성실히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익충과 해충의 구분은 인간 중심적인 논리라고 지적한다.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외래종도 사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옮겨다니며 매 순간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존재일 뿐이다. 사실 생태계 교란의 주범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을 즐기겠다며 죽은 나무를 치우고 숲을 정리하는 행위는 곤충을 소리 없는 죽음으로 내몬다. 하늘소와 사슴벌레, 거저리 등 수많은 곤충의 애벌레가 죽은 나무에서 살면서 나무 조직을 먹고사는데 수거된 죽은 나무와 함께 화장당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개화시기를 앞당겨 곤충을 굶어죽인다. 찔레꽃가루를 먹이로 하는 꽃하늘소를 예로 들면, 5~6월 만발하는 찔레꽃이 5월 초에 피면서 어른이 되어 세상에 나올 땐 꽃이 지기 시작해 어려움을 겪는다. 벌이 사라진다고 걱정하지만 많은 곤충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있다. 곤충은 전체 동물 150만종에서 100만종, 발견되지 않은 곤충도 3000만종으로 추정된다. 책은 가까이 있지만, 그 존재를 잊고 지내는 곤충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았다. 모든 생명은 존재의 의미가 있음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한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한이 인간에게 없다고 강조한다.

▲기본소득, 공상 혹은 환상
김공회 지음·오월의봄·1만6000원

[신간]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外

기본소득론을 전면 비판한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저자는 자본주의가 보장할 것은 경제적 안전이지, 소득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생산·분배·소비 측면의 모순을 해결할 주체는 국가이며, 국가를 구성하는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인간입니까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이한나 옮김 심심·1만7000원

[신간]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外

인간의 의식은 현대과학의 마지막 거대한 불가사의다. 책은 철학과 신경과학, 인지과학을 넘나들며 뇌와 마음의 작용 원리를 파헤친다. 인간 의식에 관한 탐구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밝히고,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세상 모든 곳이 미술관이다
이문정 지음·현암사·1만7000원

[신간]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外

현대 미술이 낯선 이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미술평론가인 저자가 요즘 미술은 어떤 경향이 있는지, 어떻게 해야 작품을 더 잘 감상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한 작품이나 미술사를 파고들며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독자 스스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신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