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레이시아 부나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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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곰치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7)말레이시아 부나켄

성질이 포악한 곰치(뱀장어목 곰칫과)는 드라마틱한 관찰 대상 중 하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바다 속 산호초나 바위틈을 수중랜턴으로 비추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곰치를 만나곤 한다. 대개 몸길이가 60~100㎝인데 인도양과 태평양 열대 해역에서 발견되는 대왕곰치(Giant moray)는 최대 3m에 이른다.

이들은 눈에 띄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한다. 한번 물리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턱뿐 아니라 입천장에 솟아 있는 날카로운 이빨이 안으로 휘어진 채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곰치는 몸 대부분을 바위틈에 숨기고 있다. 밖으로 나온 머리 부분은 한뼘 정도에 불과하다.

만만하게 생각하고 손을 내밀었다가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용수철처럼 똬리 튼 몸이 ‘쭈욱’ 튀어나와 날카로운 이빨로 쐐기 박듯 손을 물어버리기 때문이다. 몇년 전 말레이시아를 찾았을 때 손가락이 잘린 가이드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곰치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소시지를 손에 들고 흔들다가 뻗어나오는 곰치의 탄력을 피하지 못했다. 개인에게는 불행한 일이었지만 그 곰치는 이후 한동안 인기 있는 볼거리가 됐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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