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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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퍼시’에 주목하라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브래디 미카코 지음·정수윤 옮김 은행나무·1만5000원

[신간]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外

영어 낱말 ‘심퍼시(sympathy)’와 ‘엠퍼시(empathy)’는 둘 다 한국어로 ‘공감’이라 번역할 때가 많다. 일본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인 저자는 일본어 역시 두 낱말을 비슷한 의미로 옮긴다고 말한다. 두 낱말 사이에는 그러나 적잖은 차이가 있다. 혐오와 분열이 어느 때보다 격해지고 있는 요즘,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저자는 이럴 때일수록 ‘어떤 공감’에 더 주목해야 하는지 살펴보라고 강조한다. ‘연민’이나 ‘동조’라는 뜻에 더 가까운 ‘심퍼시’보다는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상상력에 가까운 ‘엠퍼시’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자신과 감정, 의견, 주장 등이 비슷한 타인에게 느끼는 마음의 작용을 공감이라 한다면 그 한계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엠퍼시는 자신과 타인은 다르다는 명확한 인식을 지닌 상태로 ‘내가 상대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까’를 상상해보는 지적 능력이므로 공감이 지닌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공감은 지능의 문제’라는 세간의 표현처럼 공감은 이해와 연결되곤 한다. 심지어 공감 없는 이해는 불완전하다고 여긴다. 잘 살펴보면 공감은 주로 자신과 환경이나 생활이 닮았거나 의견이 비슷한 사람들처럼 공통점이 있는 이들에게 작동한다.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치약맛’처럼 느껴진다는 이유로 민트초코가 들어간 음식을 싫어하는 정도를 넘어 민트초코 애호가들에게 ‘극혐’이란 언사를 퍼붓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현실에선 공감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책이 말하는 엠퍼시는 공감과 달리 상대와의 공통점을 고려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 편견, 배경 등에서 먼저 벗어나라고 주문한다. 자신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싶다면 상대 역시 그렇게 이해해야 하니까.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노지양, 홍한별 지음·동녘·1만3500원

[신간]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外

번역가라는 직업과 함께 결혼과 육아라는 경험을 공유한 두 여성 작가가 주고받은 편지를 이야기로 엮었다. 혐오와 비하를 담은 내용을 번역해야 할 때의 고뇌부터 가사와 일을 병행하는 고충, 책에 대한 열렬한 사랑까지 다채로운 대화를 담아냈다.

▲매일 매일의 역사
피터 퍼타도 지음·이은경 옮김·리얼부커스·2만8500원

[신간]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外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안 어느 해 바로 그날에 실제로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말을 통해 그날 벌어진 역사를 파고든다. 기원전 49년 카이사르가 외친 “주사위는 던져졌다!” 같은 366개의 인용문이 당시의 역사현장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선생님,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이유미 지음·홍윤표 그림·철수와영희·1만3000원

[신간]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外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통해 개, 고양이, 햄스터 등의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쉽게 알려준다. 어린이들이 반려동물을 기를 때 궁금해하거나 꼭 알아야 할 부분을 정리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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