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쇼핑 완판 ‘함평 양파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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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채소는 배추다. 소비량이 줄었다지만 배추의 자리는 여전히 굳건하다. 반면 배추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켜오던 무는 양파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한국인의 연간 양파 소비량은 2009년에 무 소비량을 앞지른 이래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채소의 인문학>을 쓴 정혜경 교수는 양파에 대해 “한국인의 채소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채소”라고 썼다. 조선 말기에야 한반도에 들어와 역사가 비교적 짧고 이름에도 낯선 작물이었음을 드러내는 ‘양(洋)’이 붙었는데, 오랜 옛날부터 우리 밥상에 자리한 다른 채소를 제치고 크게 사랑받고 있다는 뜻에서다. 양파와 비슷하게 외래종으로 들어와 소비량이 급증한 작물로는 토마토가 있다. 양파와 토마토 모두 건강에 아주 좋은 작물인데다 국내에서 활발히 생산하기 때문에 많이 소비하는 것은 반겨 마땅한 일이다.

2019년 5월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에서 한 농민이 양파를 그물망에 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9년 5월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에서 한 농민이 양파를 그물망에 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런데 최근 몇년 동안 양파 농가의 시름이 끊이지 않는다. 흉작이어서는 아니다. 농사가 잘된 해마다 되레 난리가 난다. 올해도 양파 가격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생산해 창고에 쌓아둔 양파량이 전년 대비 15% 정도 증가해 도매가가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상 국면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급식과 외식이 줄어 양파 소비량이 급감한 탓이 컸다.

매년 3월 하순부터 햇양파 수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올해도 농민들은 가격 폭락을 우려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양파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정부의 예측이 매년 조금씩 엇나가면서 가격이 널뛰자, 농가 스스로 기금을 마련해 운용하는 자조금 단체에서는 지난해부터 마늘과 양파에 대해서는 경작 면적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조치까지 마련했다. 그런데도 올해 이같이 안타까운 사태를 다시 맞닥뜨리게 됐다.

2019년에도 수확량 급증으로 양파가 남아돌아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는 사태가 있었다. 당시 외식사업가 백종원씨가 ‘만능 양파 볶음’을 만드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양파를 한번에 볶아 얼려 두고 여러 요리에 두루 쓸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이 영상 공개 후 양팟값이 소폭 올랐다는 기사까지 났다. 실제로 백씨 영상이 양팟값을 끌어올렸는지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양파를 더 많이 소비하는 거란 점만큼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체국쇼핑은 양파 농가를 돕기 위해 지난 3월 14일 ‘함평 양파 기획전’을 열었다. 전남 함평군이 우체국쇼핑과 함께 농가 지원에 나서, 기존 판매가 4400원인 함평 양파 한상자(5㎏)를 1000원 할인한 3400원에 내놓았다. 오는 3월 28일까지 기획전을 열 계획이었는데, 준비한 1만8000박스를 오픈 당일 완판했다.

우체국쇼핑은 국내산 농축수산물 판로개척 지원에 지속적으로 힘써왔다. 2018년에는 일조량 과다로 생산량이 넘쳐 폐기 위기에 놓였던 강원 화천 애호박 1만5000박스를 완판했고, 전남 해남 배추와 강진 장미, 경남 남해 시금치 등도 지자체와의 협업 캠페인을 통해 판매한 바 있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함평 양파 기획전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양파 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전국 지자체와 함께 농가 돕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최미랑 뉴콘텐츠팀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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