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승인통계에 ‘우취인구’라는 표현이 나온다. 우표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의 숫자다. e메일이 우편을 대신하는 시대, 우취인구는 얼마나 될까.
우정사업본부의 통계를 보면 우취인구는 2006년 14만4854명이었다.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2010년 12만1838명에서 2016년 8만7393명까지 줄었다. 다시 반등해 2018년 9만3921명까지 올랐다가 2020년 9만1707명을 기록했다. 통계는 새 우표를 발행할 때마다 일정 분량을 구입하겠다고 우체국에 등록한 사람들을 집계해 우취인구의 숫자를 산출한다.
우취인구가 줄어든 만큼 기념우표 발행량도 감소했다. 기념우표는 역사적으로 뜻깊은 일을 기념하거나 국가사업 홍보를 위해 발행하는 우표다. 해방 기념우표(1946년),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기념우표(1988년) 등이 기념우표의 대표 사례다. 2019년에는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들을 기념우표에 담았다.
우정사업본부는 2008년 기념우표를 5329만장 발행했다. 이후 기념우표 발행량은 꾸준히 줄어들었다. 2020년에는 1011만장까지 줄었다. 기념우표 판매액도 함께 감소했다. 2010년의 기념우표 판매액은 88억4500만원이었다. 2016년에는 58억400만원까지 떨어졌다. 2020년은 34억800만원이었다.
우취인구와 기념우표 발행량·판매액 모두 줄어드는 추세지만 기념우표의 종류는 오히려 다양해졌다. 우정사업본부 통계를 보면, 1884년에서 1905년 사이 발행한 기념우표의 종류는 1종뿐이었다. 해방 이후 기념우표의 종류가 점차 늘어났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에 발행한 기념우표는 모두 42종이었다. 매해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기념우표와 특별우표(2018년부터 우표 분류를 일반우표와 기념우표 두 종류로 통합해 특별우표는 현재 발행하지 않는다)를 합해 20~40종 안팎으로 발행했다.
지난해 내놓은 기념우표의 종류는 몇가지였을까.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3월 2일 선보인 <2021 대한민국 우표컬렉션>을 보면 2021년에 발행한 기념우표는 82종이었다. 일반 우표까지 포함하면 모두 90종의 우표를 발행했다. <2021 대한민국 우표컬렉션>의 판매가격은 8만4000원이다.
여러 기념우표를 발행한 만큼 소재도 다양하다. ‘우리 위성 천리안’이나 ‘조선의 천문과학’처럼 우주를 다룬 소재가 눈에 띈다. ‘다시 찾은 소중한 문화유산’, ‘궁궐의 신비로운 동물’, ‘한복의 어여쁨’처럼 문화와 전통을 다룬 우표들도 빼놓을 수 없다. 미감을 중시한 우표도 있었다. ‘아름다운 호수’, ‘해안경관도로’ 등이 대표 사례다.
이밖에 학교나 인물을 기념하는 우표도 발행했다. ‘KAIST 개교 50주년’ 우표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우표 등을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내놓았다. 우표 수집가들을 위한 ‘우표취미주간’ 우표도 지난해에 나왔다.
<김원진 스포트라이트부 기자 one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