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이익극대화 나선 구글의 ‘예고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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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프리미엄(Freemium·Free+Premium)’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프리미엄이란 기본적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면서 고급 기능이나 일정 용량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에 요금을 부과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구글은 매출액에서 광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다 광고 소비자를 늘릴 수 있고, 그간 사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었기에 이는 시장에서 똑똑한 전략으로 평가됐다.

새로운 유튜브 서비스 약관 (출처: 유튜브)https://bit.ly/3ArwYQn

새로운 유튜브 서비스 약관 (출처: 유튜브)https://bit.ly/3ArwYQn

하지만 최근 구글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구글은 ‘록인 효과(Lock-In Effect)’ 때문에 다른 서비스로 바꾸기 어려운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대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록인 효과란 고객이 기존에 사용하던 서비스를 다른 서비스로 바꾸는 데 발생하는 전환비용이 클 때 작용하는 것으로 고객을 서비스에 갇히게 만든다.

최근 구글 클라우드를 무료로 이용해온 국내 대학들에 비상이 걸렸다. 그간 구글은 교육기관에 무료로 무제한 저장공간을 제공해왔다. 이를 이용하면 학생들이 무제한으로 메일, 문서, 사진, 자료 등을 저장할 수 있고 보안성도 높아 서울대, 고려대 등 많은 대학이 교내 시스템을 구글로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초 구글은 2022년 7월부터 대학별 무료 저장공간을 100TB로 제한한다고 통지했다. 그 이상을 사용하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지난 6월 1일에는 구글 포토가 유료화됐다. 구글은 그간 구글 포토에 무제한으로 사진을 저장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제 15GB까지만 무료 저장이 가능하다. 또한 구글이 올해 10월부터 구글플레이에서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디지털 콘텐츠 앱을 대상으로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15~30%의 수수료를 받기로 정한 방침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구글은 유튜브 광고 정책도 변경했다. 기존에는 채널 소유자가 광고를 넣으려면 수익화 조건을 달성해야 했고, 조건이 된다고 하더라도 광고를 붙일지 말지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구독자가 단 1명만 있더라도 무조건 광고가 붙을 수 있으며, 이 경우 광고 수익을 유튜브가 모두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유튜브는 “플랫폼상의 모든 콘텐츠에서 수익을 창출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구글의 행보는 지난 수년간 구글의 광고 매출성장률 둔화로 인한 영향이 크다. 2019년 1분기 실적 발표 후 성장세 둔화 전망으로 인해 주가가 7% 급락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구글의 광고 매출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자율주행자동차 등 구글의 신사업 부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주주 중심주의에 따른 주주 이익극대화에 많은 압력을 받는다. 그래서 주가 부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구글의 유료화 행보는 주주 이익극대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경영상 판단이라 납득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구글은 연달아 일방적이고 갑작스럽게 유료화를 통보해왔다. 사회적 책임 및 고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들을 만하다. 그런데 고객들이 언제나 기억해야 할 점은 이것이 바로 플랫폼 기업의 본질적 성격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무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막대한 지출을 하면서 최고의 수익을 올릴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때가 도래하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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