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테슬라 상륙으로 전기차 기대치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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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인도 부호이자 에사르(Essar)사 대표 프라산트 루이아가 ‘테슬라’가 적힌 컨테이너와 그 안에서 갓 꺼낸 ‘테슬라 모델 X’ 차량 인증샷을 트위터에 올리며 많은 화제가 됐습니다. 현재까지 인도에서 테슬라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프라산트 루이아를 포함해 총 7명입니다. 릴라이언스의 회장 무케시 암바니는 모델S를 회사 명의로 등록했고, 발리우드 영화배우 리테시 데시무크는 아내에게 생일선물로 모델 X를 받았습니다. 나머지 4명은 스타트업 대표 등으로 2016년부터 일찌감치 모델S를 예약해두고 출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Delta 전기차 충전소 / 델타 인디아 웹사이트 캡처

Delta 전기차 충전소 / 델타 인디아 웹사이트 캡처

인도에는 테슬라 외에도 타타모터스의 넥슨과 티고르, 현대자동차의 코나, MG모터스의 ZS, 마힌드라의 e베리토 이렇게 총 다섯가지 전기차가 판매됐고, 올해부터 메르세데스 벤츠의 EQS, 재규어의 아이피스, 스트롬모터스의 R3가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향후 아우디의 e-트론, 닛산의 리프, 볼보의 XC40, 마힌드라의 e-KUV100 & eXUV300, 타타의 알트로즈, 르노의 퀴드 등이 판매될 예정입니다.

가장 많이 팔린 전기승용차는 타타의 넥슨으로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했고, 그다음은 MG모터스의 ZS가 30%였습니다. 현대 코나는 4%가량으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총 137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12월 초 배터리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며 456대에 대해 리콜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전기자동차로 대대적 전환 정책발표

정부는 전기차 구매 시 배터리 용량에 따라 1kWh당 1만루피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GST(통합간접세·상품 및 서비스에 부과하는 세금)를 12%에서 5%로 감면했으며, 전기차 구매 시 받은 대출이자에 대해 소득세 공제 청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여러 가지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인도 전기차 시장규모는 이륜차와 삼륜차를 포함해 전체 승용차의 1% 미만인 40만대가량입니다. 전체 전기차의 98%를 이륜차와 삼륜차가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버스를 포함한 사륜차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1년 2월 전기차 보급을 더욱 확산하기 위해 1000억루피(약 1조5000억원) 규모로 150만대의 이륜차와 삼륜차, 6만2000대의 승용차와 전기버스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예산을 발표했습니다.

쁘라샨트 루이아의 테슬라 / GQ India

쁘라샨트 루이아의 테슬라 / GQ India

인도 정부는 2026년까지 모든 이륜차, 1500㏄ 이하의 오토바이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가 이렇게 전기차로의 전환을 강하게 추진하는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 목표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델리의 대기오염 수치가 날이 갈수록 심해져 삶의 질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 큰 이유는 경제개발의 가속화로 원유수입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2018~2019년에만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1120억달러의 원유를 수입했는데, 현 정부의 싱크탱크 기관인 니티 아요그(NITI Aayog)가 2020년 9월께 발표한 제안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기차로 전환하는 계획에 따라 기존 휘발유 및 디젤 연료가 배터리로 전환될 경우 약 400억달러까지 원유수입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합니다.

인도 정부는 전기차에 필수인 배터리 부분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30년까지 첨단 배터리 생산설비를 세우는 기업에 46억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2022년까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포함한 특정 배터리에 대해 5%의 수입세율을 유지하되 국내 제조 촉진을 위해 향후 15%로 인상할 계획을 발표하고 검토 중입니다.

현재 인도 전기차의 98%를 차지하는 오토바이와 오토릭샤는 중산층 이하의 인도 국민이 출퇴근 및 일상적인 이동 수단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이륜·사륜 구분하지 않고 배터리 용량에 따라 동일한 지원금을 제공하고, 몇몇 주 정부는 대중교통 버스와 정부기관용 오토바이, 공무원의 오토바이 구매 지원 등을 통해 전기차 전환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인도](8)테슬라 상륙으로 전기차 기대치 레벨업

관건은 전기차 가격 및 충전 인프라

지난 3월에는 인도 토종 차량공유기업인 올라(OLA)가 전기차 사업부를 분사해 만든 올라일렉트릭이 인도 이륜차 업계의 테슬라를 목표로 벵갈루루의 200만㎡ 부지에 세계 최대 전기스쿠터 공장을 세워 2022년 여름까지 연간 1000만대의 전기스쿠터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아마존 인디아는 전국 7개 도시에 마힌드라가 생산한 전기삼륜차 100대를 배송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촉진되는 듯하지만, 충전 인프라 및 접근성은 문제입니다. 인도 정부는 중앙 및 주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역할과 책임을 언급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지침 및 표준’을 발표하고, 국가 차원의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앙 승인 기관으로 에너지효율국(BEE)을 지정해 전국 고속도로를 따라 25㎞마다 EV충전소 1개씩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 지난해 2월 국영기업 위주였던 충전소 사업을 민간기업에 허용한 바 있습니다.

인도는 200만대 전기자동차에 대한 충전을 위해 2026년까지 40만개의 충전소 설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교통부 장관은 전국의 6만9000개 주유소당 1개의 전기충전 설치 인프라 구축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인도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륜차 부분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장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격은 아직까지 모든 차종에서 구매 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2월에 정부가 새로운 지원금 정책을 발표했고, 다양한 충전 인프라 사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인도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환될지 주목됩니다.

한유진은 화학산업 컨설턴트로 일하다 삶의 전환점을 인도에서 찾게 된 것을 계기로 2009년부터 인도 뭄바이에서 살았다. 인도의 문화와 산업을 비즈니스와 통합하는 큐레이팅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며 현재는 국내에 머물고 있다.

<한유진 스타라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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