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현실로 만든 ‘리얼 아이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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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천문연맹(IAU)은 지난해 2월, 저고도에서 공전하는 ‘거대군집위성’이 천체관측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목된 건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프로젝트’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총 1만2000개의 위성 네트워크를 통해 지구 어디에나 초고속 인터넷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려는 기획이다. 초강대국이 주도해온 우주개발을 이제는 개인 기업가가 점유한 셈이다.

「일론 머스크: 리얼 아이언맨」 예고편 화면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일론 머스크: 리얼 아이언맨」 예고편 화면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일론 머스크는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이자 세계 1·2위를 다투는 갑부,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혁신적 기업가로 어느새 친숙한 이름이 됐다. 관련 서적만 해도 10여종이 국내에 출간된 상태다. 그리고 드디어 영화도 등장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슈퍼히어로 중 <아이언맨>의 영화 속 캐릭터에 그가 반영된 것을 활용한 <일론 머스크: 리얼 아이언맨>이다. 현재 네이버, 유튜브. 카카오페이지, 스카이라이프, KT olleh TV와 SK Btv 등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중이다.

일론 머스크 본인은 자료화면으로만 등장한다. 하지만 그의 한마디가 주가를 널뛰게 만드는 파괴력을 가진 덕분에 전 세계 언론이 그의 공적 시간 내내 따라붙는 상황이라 화면에서 그의 존재는 사라질 생각을 않는다. 인터뷰 한번 없음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 빈자리는 본인의 홍보 책임자와 사업파트너, 그를 장기간 취재하고 조사해온 분야별 전문기자들이 달라붙어 그의 유년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생애를 재구성 수준으로 보는 이들에게 전달한다. 매우 꼼꼼한 전기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내용은 아메리칸 드림의 개척자 정신 그 자체다. 아파르트헤이트 말기, 혼란에 휩싸인 남아공을 떠나 어렵게 미국에 도착한 이과 전공 고학생이 명문대 학위를 포기하고 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과 위기를 거듭한다. 20대에 백만장자가 되고도 모든 재산을 새로운 사업 아이템에 쏟아붓고, 파산을 대비해 하루 생활비로 ‘1달러 프로젝트’를 예행 연습했다는 사실에 흥미를 더하는 것은, 그가 주도한 사업 프로젝트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산업 전망을 선도해왔다는 점이다. 페이팔, 테슬라, 솔라시티, 스페이스-X에 이르기까지 AI와 친환경 유통 및 에너지, 우주개척이라는 명분에 기반을 둔 그의 기업은 소년 시절 그가 과학소설을 읽던 꿈의 실현을 위한 것처럼 영화는 조명한다. 무노조 경영 고수나 여러 기행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최근 그레타 툰베리가 일론 머스크에게 결투장을 던져 화제가 된 바 있다. 그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화성 개척의 장밋빛 미래가 지금 당장 지구환경 개선보다 더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이다. AI의 미래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벌여온 논쟁에 이어 21세기 글로벌 전망 화두로 확장될 조짐을 보면 이 ‘거물’의 행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경로에서 <일론 머스크: 리얼 아이언맨>은 무난한 입문 가이드가 될 테다.

<김상목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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