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빅히트의 가치는 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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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상장됐습니다. 빅히트는 상장 첫날인 10월 15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으로 시작했지만 이내 하락했습니다. 상장에 앞서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어떻게 분석이 됐던 것일까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에서 네 번째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 / 사진공동취재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에서 네 번째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 / 사진공동취재단

기업가치 평가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장부가치를 따집니다. 직접적으로 BTS가 속한 빅히트 자산총액은 2019년 기준 3629억원입니다. 공인된 재무제표 회계숫자로는 빅히트를 3629억원 정도면 인수할 수 있습니다.(물론 판다면요)

하지만 회사는 자주 거래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비상장사의 경우에는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상장사와 비교하는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2018년쯤 증권가에서는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1조3000억~2조3000억원이라는 말이 돌았습니다. 계산은 어렵지 않습니다. 주가수익비율(PER) 공식을 이용합니다. ‘PER=주가/주당순이익(EPS)’입니다. 우선 빅히트의 당기순이익(724억원)을 주식수(178만860주·우선주 포함)로 나누면 주당순이익이 나옵니다. PER은 SM, YG, JYP 등 상장된 엔터 회사의 평균 PER 수치를 넣습니다. 즉 빅히트가 상장한 상태라고 가정해 주가와 시가총액을 구합니다.

또 다른 셈법이 있습니다. 2019년 초에 방시혁 대표는 지분 7.82%를 65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이를 준용하면 빅히트 전체 주식은 7985억원으로 계산됩니다. 일반적으로는 기본 자산에 수익가치를 더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을 가장 많이 씁니다.

BTS의 재무적 가치는 70억?

가장 확실한 것은 시장가치를 따지는 방식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면 확실히 알 수 있죠. 공모당시 빅히트의 가치는 4조8000억원(공모가 13만5000원)으로 평가됐습니다. 상장 첫날 빅히트 종가는 25만8000원을 기록, 시가총액은 8조730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물론 향후 BTS와 빅히트의 행보에 따라 시장가치는 계속 변동하게 될 것입니다.

BTS의 가치는 재무적으로는 얼마나 될까요? BTS는 2018년에 빅히트와 재계약합니다. 당시 공개된 재무제표에는 이들의 가치를 숫자로 표시했습니다.

[재무제표로 본 기업의 속살]BTS와 빅히트의 가치는 얼마일까

엔터테인먼트 회사 소속 연예인 계약금은 무형자산에 기록합니다. 빅히트는 BTS 멤버 7명의 전속계약을 ‘무형자산 70억원’ 취득으로 기재했습니다. 각 10억원일까요? 수천억원을 벌고 있는데? 당시 BTS 광고모델 수익만도 수십억원이라고도 하는데요. 아마 여러 가지 옵션이 붙었을 것입니다.

각 멤버는 IPO를 통해 총 47만8695주의 보통주를 준다고 합니다. 공모가 기준으로 BTS 1인당 92억원 정도의 빅히트 주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BTS 멤버들은 1인당 100억원 정도를 받게 되는 셈이네요. 빅히트의 입장에서는 BTS에게 지불한 약 700억원이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이 4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만들었으니까요.

BTS는 자산 중에 다른 어떤 자산보다 무형자산(콘텐츠와 지적재산권)의 폭발적인 수익 가치를 증명합니다. 판매관리비가 적기 때문에 2019년 영업이익률은 16.8%, 당기순이익률은 12.3%에 달합니다. 내년은 매출액 1조2000억원에 영업이익 2500억원 전망이 나옵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앞으로 빅히트는 어떻게 운영이 될까요? 빅히트 IPO 투자설명서 ‘자금의 사용 계획’을 보면 됩니다. 828억원의 운영자금과 4050억원의 타법인취득자금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빅히트는 이 자금을 가지고 경쟁력 있는 국내외 주요 레이블을 인수하고, 당사 플랫폼 매출을 극대화하며 팬덤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데 쓸 것 같습니다. 빅히트는 2018년 이후 걸그룹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 등 7개의 회사를 합류시켰습니다. 2018년에는 비엔엑스라는 회사를 물적분할했습니다. 신설회사인 비엔엑스는 ‘플랫폼서비스’ 사업부문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그 외에도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을 살펴보니 종속기업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Japan, 비오리진, 빌리프랩이 보입니다. 빌리프랩은 씨제이이엔엠과 조인트벤처인 회사라고 합니다. 최고 경영진에는 글로벌 기업 넥슨 경력을 가진 CEO를 영입했습니다. 빅히트는 스스로 경쟁자를 엔터 기업이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IT 포털 기업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국내가 아닌 글로벌 비즈니스를 거론합니다.

팬들이 아이돌 그룹과 소통하고, 관련 MD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위버스(Weverse)’는 전 세계 구독자 수가 1353만명을 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오프라인 공연이 불가능해도 빅히트의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1조2000억원과 2500억원으로 나온 근거는 위버스 때문입니다. 위버스에는 TXT 빅히트 계열 소속 여자친구, 뉴이스트, 세븐틴, 엔하이픈 등도 입점해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서사와 세계관이 1~2년 사이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팬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전달했습니다.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BTS처럼 빅히트도 명확한 세계관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매년 2000~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다면 가장 좋습니다.

모든 산업이 경계가 모호해지고, 융복합형 혁신모델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IT) 신기술과 고객경험, 글로벌 트렌드가 빅히트를 어디로 이끌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하나 확실한 건 빅히트가 그 선두에 섰고, 현재 시장은 높은 가치를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결 감사보고서(재무제표 첨부) 링크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00331000038

▶빅히트 투자설명서 링크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00928000123

<이승환 한국공인회계사회 선임>

재무제표로 본 기업의 속살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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