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일간 매일 비”는 기상청이 내놓은 예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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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모르겠다”, “한 놈만 걸려라”, “한 번쯤은 맞겠지”. 지난 7월 21일 한 캡처 이미지에 붙은 누리꾼 품평이다. 이미지는 향후 10일간의 일기예보다. 이 예보에 따르면 이날을 제외하고 7월 말까지 매일 비가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 누리꾼의 풀이다. “‘비 안 온다’고 했다가 비 오면 엄청 욕 듣는 데 비해 ‘비 온다’고 했다 안 오면 그나마 욕을 좀 덜 듣잖아요? 요즘 기상청은 무조건 비 표시하고 해 뜨면 수정합니다.” 여기에 코로나19 때문에 관측용 비행기가 못 떠서 부정확한 예보를 내보내고 있다는 풍문을 전하는 누리꾼도 있다. 사실일까.

웃긴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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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예보는 과학입니다. 지구과학, 물리, 화학 다 포함되어 있는 종합과학입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의 말이다. 어째 답변 첫마디부터 거창하다. 윤 통보관에 따르면 예보데이터는 지상부터 상층까지 6㎞ 간격으로 바둑판처럼 격자를 나눠 현재의 기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십 개의 예측프로그램을 돌려 산출한다. 강수확률을 내는 것도 철저히 관측 시점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 과거, 이를테면 지난해 같은 날 자료의 평균데이터도 사용하지 않는다. “기후변화 때문에 과거 데이터의 의미는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관측 사상 최대 내지는 최초라는 기록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관측용 비행기를 못 띄워 부정확한 예보를 낸다는 것이나, 최근 수 주째 무조건 비가 온다고 예보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이미지의 출처는 기상청이 맞을까. 기자가 보낸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이미지를 본 윤 통보관은 “기상청의 10일간 중기예보는 오전·오후를 나눠 표기하는 데 비해 하루에 하나씩만 표시되는 것으로 봐 기상청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저 예보는 틀렸다. 서울을 기준으로 7월 22일 오전에는 비가 왔고, 오후에는 흐렸다. 실제 기상청의 중기예보도 매일 비 오는 것으로 표시되진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26일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전까지는 흐리고, 7월 31일 금요일도 흐린 날씨로 예보되고 있다. 맞을지는 지켜보자.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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