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도 살리지 못한 <백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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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없었다. 흥행 치트키 백종원도 살리지 못한 생방송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이하 <백파더>)>이다. <백파더>는 흡사 ‘방송사고’ 수준의 공백, 지루함을 유발하는 혼잡한 가지들을 쳐내고, 진정한 ‘날것의 묘미’를 살리는 심폐소생이 필요해 보인다.

MBC 제공

MBC 제공

지난 6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예능 <백파더>는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이 나선 신개념 양방향 소통 쿡방이다. ‘소통의 달인’ 백종원이 화상 채팅을 통해 ‘요린이(요리+어린이·요리를 못하는 사람)’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요리강습을 펼치는 방식이다.

백종원과 라이브 방송의 만남은 제작 소식부터 관심을 모았다. 2015년 방송된 개인 방송 콘셉트의 예능 MBC <마리텔>을 통해 예능 치트키 백종원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백종원은 tvN <집밥 백선생>·<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백종원의 3대 천왕>·<백종원의 푸드트럭> 등 이름을 건 각종 요리 및 음식 예능을 론칭해 독보적 매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백파더>는 이렇듯 이미 검증된 백종원의 스타성과 전문성에 그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해줄 라이브 방송 콘셉트까지 만난 예능이다. 더불어 전국 각 지역의 시청자들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요리를 가르쳐주는 모습은 지금껏 본 적 없던 그림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여기에 <맛남의 광장>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오른팔’이자 대세 예능인 양세형까지 가세했다. 흥행은 이미 예정된 듯했다.

그러나 첫 방송은 3%라는 기대에 못 미친 성적과 함께 혹평을 불러왔다. 산만하고 지루하다는 것이 주된 평이다. 백종원과 양세형이 요리 강습을 진행하는 동시에 ‘요린이’들과 소통하고 자신들의 요리를 진행하는 것이 벅차 보였다. 웃음 포인트가 될 줄 알았던 ‘라이브 소통’도 재미를 뽑아내지 못했다. 그저 ‘요린이’들이 엉망진창으로 요리하는 모습을 초조하게 지켜볼 뿐이다.

심지어 17년차 예능인 양세형이 허둥지둥 진행을 이어가며 “이게 무슨 프로그램이죠?”라고 반문할 정도였으니, 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기에는 한참 부족했다.

라이브 방송의 매력이 ‘날것’의 맛이라지만, 지상파 방송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리되지 않은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겼다.

<백파더>의 산만함은 ‘백종원’으로 성공했던 여러 콘텐츠를 뭉쳐놓은 데서 온다. 백종원은 요리는 기본이고 유쾌한 입담에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사업 기획력까지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풀옵션을 갖춘 캐릭터다. 그동안 흥행을 거둬온 백종원표 예능이 하나의 옵션을 부각해 성공을 거뒀다면, <백파더>는 그 옵션들을 그저 모아만 놓았을 뿐 어떤 것도 살리지 못한 꼴이 됐다.

<마리텔> 역시 라이브 방송을 기본으로 했지만, TV 프로그램으로서 인기를 얻은 데는 편집의 힘이 컸다. 향후 방송의 심폐소생을 위해서는 ‘날것’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다 ‘날것의 맛’을 살리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김원희 스포츠경향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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