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사망 항의시위 틈타 약탈로 체포’ 권씨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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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시작된 것은 6월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경찰국이 폭동·약탈 행위로 체포된 혐의자 명단을 발표하면서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항의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지면서 약탈과 방화도 일어났다. 경찰이 발표한 건 그 전주 주말, 워싱턴 시내 상점가에서 연행한 18명의 명단. 그중 유독 한 이름이 한국 누리꾼의 시선을 끌었다. 명단에 적힌 인적 사항은 다음과 같다. ‘권재혁, 22세, 메릴랜드 볼티모어 출신, 중범죄 약탈 혐의로 기소.’

권씨가 누군지를 놓고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워싱턴에 거주한다는 한 미국인은 워싱턴 경찰국 트위터 게시명단에 단 답글에서 권씨가 “볼티모어 예술학교에 다니는 한국 출신 유학생이다.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누리꾼이 권씨로 추정하는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보면 권씨가 스스럼없이 히스패닉·흑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진실은 뭘까.

연행자 명단 속 한국 이름이 논란이 되자 워싱턴 총영사국은 “권씨는 미국 시민권자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미국인의 주장처럼 유학생이고, 만약 약탈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는데도 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억울하게 잡혀 있다면?

“그렇지 않아도 문의가 많아 주미대사관 측에서 확인했습니다. 미국 시민권자가 틀림없다고 합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지킴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보통 확인이 안 되면 ‘미국 시민권자로 추정된다’라고 발표하지만, 이 경우는 형사파트 담당자가 현지 경찰 쪽에 신병 문의를 해본 결과 시민권자로 최종 확인되었다는 것.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물론 어떤 경우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케이스는 없어야겠지만, 시민권자로 확인되는 경우 우리가 조력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권씨가 예술대 재학 유학생이라고 주장하는 미국인에게도 관련 문의를 했지만, 6월 4일 현재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6월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경찰국이 트위터에 공개수배한 약탈·절도 혐의수배자들 / 트위터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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