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의 눈물, 너무나 뻔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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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이 지난 5월 11일 채널A 토크쇼 <풍문으로 들었쇼>를 통해 눈물로 복귀 의사를 전했다. 국내 연예사를 뒤돌아보면 물의를 일으킨 뒤 방송 복귀를 하는 스타들이 다수 존재했다. 그들은 늘 복귀 인터뷰나 공식 입장을 통해 “팬들에게 미안하고, 보고 싶었다. 좋은 연기(혹은 음악)로 보답하고 싶다”라는 틀에 박힌 변을 밝혔다. 이런 일들이 거듭되다 보니 그들의 진정성은 희미해졌다.

<풍문으로 들었쇼> /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 채널A

은퇴를 선언했던 박유천의 지금 눈물이 좀처럼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마약사범이라는 사회적 물의의 크기에 비하면 1년이 채 되지 않은 그의 자숙 기간은 짧아도 너무 짧았다.

또한 그의 눈물은 낯설지 않은 것이었다. 그는 지난해 4월 마약 투여 혐의가 불거졌을 때 ‘은퇴’와 ‘인생’을 걸고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부 팬들은 그의 진심을 믿어줬지만, 국과수 정밀 검사 결과 그의 체모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검출됐다. 당시 그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어떠한 경로로 필로폰이 검출됐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구속된 박유천은 3차례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고, 재판부는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40만원, 보호관찰 및 마약 치료를 선고했다.

그는 마약사범에 대한 방송 출연 금지 조항이 있는 지상파 대신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문을 두드렸다. 뒤따라온 건 싸늘한 시선이었다. 방송 전부터 ‘박유천의 단독 인터뷰’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풍문으로 들었쇼>의 시청률은 오히려 지난주(1.8%, 전국 닐슨코리아 기준)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1%를 기록했다. 이슈몰이는 실패했고, 시청률은 악재에 가까운 결과를 냈다.

‘마약 투여’에 앞서 ‘성폭행 혐의 논란’까지, 대중의 뇌리에는 아직 그의 행위들이 선명하다. 1년도 지나지 않아 복귀를 타진하는 그의 조바심은 무엇에서 비롯된 걸까? 여러 정황을 볼 때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커 보인다. 지난해 박유천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고급 아파트가 경매에 나온 바 있다. 국세청 세금 미납으로 공매 대상이 됐고, 또 모 대부업체가 11억3284만원을 청구하면서 해당 아파트를 법원에 경매 신청했다. 그가 사채까지 손을 댔다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지경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해당 아파트 근저당 설정 비용은 30억원에 달했다.

박유천은 구치소에 나온 후 8개월 만에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유료 팬 미팅과 팬클럽 모집, 화보집 해외 발간으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팬클럽 연회비는 기존 회비에 2~3배 웃도는 6만6000원이었고, 해외팬을 위한 화보집은 75달러(약 9만원)란 고가로 책정했다. 역시 경제적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복귀 전망은 어둡다. 범죄 이력으로 인해 방송 출연이 한정될 것이고, 여러 논란으로 팬덤은 깨졌다. 충성도 높다고 알려진 일본 팬들의 여론도 좋지 않다. 아시아를 호령하던 동방신기 전 멤버 박유천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유진 스포츠경향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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