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우편물 지연 국제사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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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똥이 우체국 해외우편물 발송에까지 튀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행 항공 노선이 제한되거나 중단되면서 중국행 우편물 배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19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유엔 산하 만국우편연합(UPU)은 2월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밀린 업무가 정리될 수 있도록 우편 사업자와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다”고 알렸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한 우한행 항공편 일정이 1월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전광판에 표시되어 있다./권도현 기자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한 우한행 항공편 일정이 1월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전광판에 표시되어 있다./권도현 기자

우정사업본부는 2월 12일 UPU 입장을 확인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중국행 국제우편 배송지연을 안내하오니, 이용고객님께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긴급설명서를 내놨다. 우정사업본부는 이어 “중국행 발송우편물의 급증으로 인하여 주소변경 및 반환청구가 불가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은 우정사업본부나 UPU 인식보다 훨씬 심각하다. 중국행 우편물 지연 사태는 국제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감염자가 취급했거나 중국에서 받는 소포를 통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은 없다”는 WHO(세계보건기구)의 공식 입장도 무시하고 있다. 중국행 우편물 취급을 ‘거부’하는 나라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우편 업무 관련 공기업인 미연방우편서비스(USPS)는 홈페이지를 통해 “2월 10일을 기점으로 ‘국제 특급우편’의 중국과 홍콩, 마카오에 대한 접수를 중단한다”고 긴급 공지했다. USPS의 국제 특급우편은 미국발 국제 우선취급 우편서비스다. 해당 조치의 배경에 대해 USPS는 “배송 능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해 중국으로 편지·소포·특급우편물을 수송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전역에 여행 금지를 권고하는 미 국무부의 여행 경보 조치로 중국행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우편물 배송도 차질을 빚은 것이다.

싱가포르·남아프리카공화국·오스트리아·스웨덴도 중국행 우편물의 배송 지연이나 불가를 고지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중국행 우편물이 제3국에서 싱가포르를 경유하는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행 우편물 취급을 중단했다. 이 사실은 19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UPU에 통보됐다. 오스트리아 우체국은 중국행 우편물과 소포를 처리하지 않지만 중국발 우편물의 수취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스위스 우체국도 중국으로 보내야 할 우편 물량의 3분의 2를 처리할 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중국행 물량이 쌓이자 스위스 우체국은 “현재 중국으로 보내는 편지나 소포를 받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정말 긴급하거나 절대적으로 중국으로 배송해야 할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우편물을 받고는 있지만 배송 날짜를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방역망에 일시적으로 구멍이 뚫린 광주우편집중국을 임시 폐쇄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16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이 광주우편집중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 2월 5일 확인됨에 따른 조처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 520명은 자가격리 조치됐다. 광주우편집중국 청사 및 시설·장비에 대해 방역 조치했다. 직원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건강 이상 여부에 대한 신속한 보고 등 전방위적인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우편집중국은 우체국에 접수된 우편물을 구분하는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자가격리 소포위탁배달원의 소득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소포 배달량에 따른 수수료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위탁택배 노동자들은 유급휴가가 아닌 만큼 수당 등이 지급되지 않는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배달업무 종사자에게 마스크·손세정제 등의 안전용품을 소포위탁배달원 3662명에 보급 완료했다.

<김경은 기획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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