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NO, 부산 바다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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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해수욕장 바다축제 사람들 몰려…해운대 피서객 지난해보다 20% 늘어

부산의 해수욕장이 피서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공식 집계상 피서객이 지난해보다 20% 늘었다. 해운대는 물론 주변 거리까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부산 바다축제가 열린 8월 2~6일 해운대 일대는 여름바다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피서의 절정을 이뤘다.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별다른 영향 없이 부산을 지나가면서 6일 이후에도 부산은 피서객으로 가득 찼다. 피서객의 증가 원인을 두고 지난해보다는 낮은 기온, ‘일본 불매운동’, 부산시의 다양한 관광객 유치활동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8월 2~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바다축제. / 부산시 제공

8월 2~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바다축제. / 부산시 제공

지난 8월 2일 부산 시내 5개 해수욕장에서는 화려한 바다축제의 막이 올랐다. 2~4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한여름밤의 파티(나이트 풀 파티)가 펼쳐졌다. 나이트 풀 파티는 특설무대를 인공풀장 안에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로 살수시설을 이용해 파티에 참여한 관객들의 더위를 식혔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인 구남로 일대에는 이동식 트럭 버스킹 행사가 열리면서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2~3일, 5일 댄스파티가 열렸다. 또 4일에는 재즈페스티벌이, 5일에는 디제잉 경연대회가 펼쳐졌다. 6일에는 ‘열린 바다 열린 음악회 광안리 힙 나잇’ 행사가 진행됐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는 3일 낙조를 배경으로 다대포 포크록 페스티벌이, 4일 청소년 바다축제가 펼쳐졌다. 송도해수욕장에서는 1~4일 국민가수 현인을 기리는 가요 경연대회인 현인가요제가 열렸고, 송정해수욕장에선 2~3일 해변축제가 펼쳐지면서 부산의 해변이 피서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양한 볼거리 가족 피서객도 많아

가족들과 함께 해운대를 찾은 조성수씨(45·서울 동소문동)는 “여름바다에는 젊은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족 단위 피서객도 많았다.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 걷기조차 불편한 점은 단점”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6월과 7월 휴대폰 위치기반 빅데이터로 인파를 산정한 결과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각각 112만7248명과 256만4164명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27만4269명, 27만6696명씩 늘어난 수치다.

2019 부산 바다축제 / 부산시 제공

2019 부산 바다축제 / 부산시 제공

피서객이 본격적으로 바다를 찾는 7월 이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더욱 늘었다. 7월 한 달만 비교하면 지난해 228만명이었으나 올해는 256만명으로 12.9% 증가했다. 7월 1일부터 8월 5일까지 누계를 보면 지난해 417만명에서 올해는 509만명으로 20%가량 증가했다.

지난 3일과 4일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인파는 각각 65만명과 60만명. 이 기간 해운대와 광안리, 송도, 다대포, 송정 등 부산의 해수욕장에는 총 219만명의 피서객이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과거 1㎡ 샘플을 어느 곳으로 하느냐에 따라 인원수가 달라지는 페미르 추산법을 사용할 때는 ‘뻥튀기’라는 비판이 있었다. ‘해운대 100만 인파’라는 발표가 심심치 않게 나온 이유다. 최근 휴대폰 위치기반 빅데이터를 반영하면서 인원수가 크게 감소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60만 인파’는 기록적인 수치다.

부산 해운대구는 6월의 피서객 증가 원인으로 5월 말 시작한 해운대 모래축제가 6월 9일까지 열리면서 많은 관광객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7월 이후에는 백사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비치시네마’를 비롯해 오후 9시까지 밤수영을 즐길 수 있는 야간개장, 밤바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밤에도 해변을 찾는 피서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해변을 찾은 피서객이 적었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떨어진 것이 낮에 해변을 찾는 피서객이 증가한 이유라고 밝혔다.

“일본여행 대신 해운대 왔어요”

한·일관계 악화가 부산의 피서객 증가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9 부산 바다축제 야간 페스티벌 / 부산시 제공

2019 부산 바다축제 야간 페스티벌 / 부산시 제공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일본여행 대신 국내로 발길을 돌린 피서객들이 부산을 찾은 것 아니겠느냐”고 예측했다. 회사원 김기완씨(53·부산 부곡동)는 “수년간 여름철에 부산을 찾아오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부산으로 피서를 즐기러 오는 친구들이 늘었다”며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친구 3명이 가족들을 데리고 차례차례 부산으로 놀러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금전 지출이 발생했다. 제가 아베의 피해자”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부산의 공격적인 관광홍보도 한몫을 했다. 특히 수도권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부산관광공사는 최근 조직 내 뉴미티어팀을 신설해 젊은이들에게 친숙한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부산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 기장과 영도에 있는 이색카페, 유채꽃·벚꽃 축제,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황령산 등을 소개했다. 또 7월 초 서울 신촌 등지에서 부산여행 홍보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관광객을 찾아가는 홍보였다. 걷기 좋은 부산 ‘워킹투어’, 산복도로 패스, 부산 워터스포츠 프로그램 등 신규 관광상품과 부산 바다축제, 부산 국제록페스티벌 등 여름축제를 집중 소개했다.

부산관광공사 정희준 사장은 “수도권 주민들에게 부산을 ‘한국의 대표 여름 휴가지’로 각인시키고 여름철 부산여행붐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홍보행사를 열고 있다”며 “부산여행 홍보가 7월 이후 일본을 포기한 여행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휴지기를 거쳐 10월이 되면 부산은 자갈치축제, 동래읍성역사축제, 차이나타운문화축제, 오륙도평화축제, 부산고등어축제, 보수동책방골목축제, 영도다리축제, 연제고분판타지축제, 다대포어항문화축제 등 다시 축제의 도시로 변신한다.

<부산·권기정 기자 kw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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