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혁의 전환점‘ 앞둔 증강현실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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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포켓몬GO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금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 증강현실이란 현실(Real-world)의 이미지와 가상(Virtual-world)의 이미지를 합성해서 사용자에게 보여주고, 이를 통해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증강현실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지는 오래된 편이지만,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각인되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 보급 이후다. 스마트폰 보급 초창기인 2010년 무렵,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특정 대상을 비추면 연관 정보를 보여주거나 거리를 비추면 목적지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당시의 증강현실 앱은 사용자들에게 약간의 호기심을 유발하기는 했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할 만한 기능이나 재미를 제공하지는 못했고, 그로 인해 이내 관심이 식었다.

그러던 2012년 구글이 구글글래스(Google Glass)를 공개하면서 다시금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다. 하지만 2015년 1월 구글은 체험판의 판매를 중단했다. 구글은 현재 구글글래스 프로젝트를 재정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직리프를 이용해 태양계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 매직리프 제공

매직리프를 이용해 태양계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 매직리프 제공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HoloLens)로 증강현실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의 실패를 증강현실 시장에서 만회하겠다는 생각이다. 홀로렌즈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각종 센서들과 카메라, 3D 오디오를 제공하는 스피커를 장착하고 있으며, 컴퓨터를 내장하고 있어 PC나 스마트폰 등과 같은 추가적인 기기가 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2016년 3월부터 개발자 버전을 3000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2015년 5월 증강현실 전문기업 메타아이오(Metaio)을 인수했다. 2016년 8월 애플의 CEO 팀 쿡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증강현실은 아주 흥미로운 핵심 기술이며, 애플은 이미 증강현실과 관련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자사 제품에 최적화된 형태의 증강현실 플랫폼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강현실 스타트업 중에서는 구글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매직리프(Magic Leap)가 가장 주목 받고 있다. 매직리프는 시장에 제품을 출시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구글, 알리바바, 모건스탠리, 퀄컴, 워너브라더스 등 여러 대기업들로부터 총 13억9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6년 5월 IT잡지 <와이어드(Wired)>는 매직리프를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스타트업’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매직리프의 기술이 명확히 공개되고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좋을 경우, 증강현실 시장에 있어 ‘대변혁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Digi-Capital)은 2020년쯤 증강현실 시장 규모가 9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증강현실이 보다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업용 시장에서 생산성 증대를 지원하는 각종 증강현실 솔루션이 등장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 지배적 증강현실 플랫폼이 등장하게 되면,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및 콘텐츠가 인기를 얻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포켓몬GO에 자극을 받아 엠게임, 조이시티, 드래곤플라이, 한빛소프트 등의 국내 게임업체들이 증강현실 게임의 개발계획을 밝힌 상태다. 한국형 포켓몬GO를 표방하는 뽀로로GO도 등장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시류에 편승한 앱 개발이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증강현실 시장에 플랫폼을 선보이거나 유망 플랫폼에 선도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것은 한국이 증강현실 시장에서 앞서나가기 어렵다는 걸 암시하고 있다. ‘대변혁의 전환점’이 오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ryu@peoplew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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