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 인성, 창의성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최근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키워드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가치관, 인성, 창의성입니다. 지난 6일 현대자동차그룹 하반기 대졸자 공채 인적성 시험에 등장한 역사에세이 문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응시자들은 ‘고려, 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꼽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와 ‘세계사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나 들고 그 결정의 아쉬운 점, 자신이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지 그렇게 결정했을 때 후세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서술하라’라는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 30분 동안에 1,000자 이내로 서술해야 했습니다.

1,000자라면 결코 적은 분량이 아닙니다. 피상적인 지식 몇 줄 나열하는 걸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LG그룹의 경우 창의성을 묻는 인·적성 문제들이 눈길을 끕니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그림 설명 문제나 일반 상식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논리추론 등입니다. 예를 들어 ‘달팽이 A,B,C 3마리가 직선으로 난 길을 차례로 지나가고 있다. 맨 뒤에서 가던 C가 “내 앞에 두 마리가 있고 내 뒤에 한 마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라는 식입니다.

인·적성뿐 아니라 대기업 면접에서는 ‘존엄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단골로 등장하고, 업무상 발생한 직속 상사의 부도덕한 행위를 목격했을 경우 어떤 식으로 대처할 것인지 묻기도 합니다.

이런 트렌드를 보면 대기업이 최근 10년 새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며 인재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어학연수 등 외국인과 접촉한 경험이 있는지 정도가 차별적 요소였습니다. 반면 올해 뚜렷한 경향은 역사나 철학을 포함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는 교양 수준을 테스트하는 것입니다.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바뀐 ‘선발 경향’을 참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러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나 크리스토퍼 로이드의 <지구 위의 모든 역사> 같은 인문 교양 서적을 평소 꾸준히 탐독하고 정리해두길 권합니다. 이번 현대차 역사에세이 경우도 이한우의 <조선군주열전> 등을 읽어본 지원자라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개성적 논리를 전개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상연 <‘알면 붙고 모르면 떨어지는 취업 101’ 저자, TGS커리어컨설팅 대표> webmaster@greatstart.co.kr

취업설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