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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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출처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퓰리처상 수상작인 <총, 균, 쇠>입니다. 그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톨스토이의 위대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인용합니다.

올 하반기 ‘삼성고시’ ‘현차(現車)고시’라는 말이 등장해 눈길을 끕니다. 대기업 취업 경쟁률이 100대 1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 가치 8위, 43위(미 인터브랜드 발표 기준)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몰리는 대졸 취업 준비생이 30만명에 달합니다. ‘삼성고시’ ‘현차고시’는 이런 현실을 반영하는 신조어입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취업 시장에도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 적용됩니다. 시험 일자, 면접일정만 겹치지 않으면 각기 다른 복수의 대기업에 중복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는 행복한 소수와 지원한 기업 단 한 곳에서도 합격 통지를 받지 못하는 절대다수의 불행한 지원자들이 공존한다는 사실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자·자동차 등 기업의 기본 업종이나 영업·관리 등 직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입 직원에게 원하는 기업의 핵심 기대 요소는 80% 이상 중복되기 때문입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에 따르면 요즘 지원자들은 전에 비해 ‘기본’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기업들이 스펙 탈피를 외치며 오디션 프로그램을 모방한 신종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자 지원자들 사이에 노래나 춤 등을 통해 개성과 ‘끼’를 보여주려는 강박적 행동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채용의 본질적인 목적은 일 잘할 사람을 뽑는 데 있습니다. 결국 정직한 인성, 밝은 태도, 성실한 자세, 긍정적 마인드, 배우려는 마음가짐, 학습능력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끼와 개성이 더해져야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자 모습에서 위 요소 중 단 한 가지만 부족해 보여도 뽑기를 주저할 것입니다. ‘먼저 기본에 충실하라’. 너무 평범해 오히려 잊기 쉬운 진리입니다.

이상연 <‘알면 붙고 모르면 떨어지는 취업 101’ 저자, TGS커리어컨설팅 대표> webmaster@greatst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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