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습지는 뿔논병아리의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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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한 습지에 수초가 자라면서 100여 쌍이 넘는 뿔논병아리들이 찾아왔다. 수초를 뜯어 집단으로 틀어놓은 둥지는 마치 새들의 신도시 같은 풍경이다. 새우와 물고기 등이 풍부해 뿔논병아리 무리에겐 풍요로운 곳이다.

습지 수평선 곳곳에서 뿔논병아리들이 알을 품고 있다.

습지 수평선 곳곳에서 뿔논병아리들이 알을 품고 있다.

5월 중순부터 4~5개의 알을 낳고 한 달 정도 알을 품은 후 새끼들이 태어난다. 때로는 2차 번식도 한다. 1차 번식에서 태어난 녀석들이 2차 번식으로 태어난 동생들을 등에 어부바하고 물에 떠다니며 어미를 돕기도 한다.

뿔논병아리는 알을 품는 중에도 둥지 위에서 수시로 짝짓기를 한다. 암수가 번갈아 알을 품고, 함께 수초를 뜯어다 둥지를 보강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아마도 비가 오면 습지의 물이 불어나, 둥지가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뿔논병아리 어미가 갓 태어난 어린 것들을 데리고 주변을 살피고 있다.

뿔논병아리 어미가 갓 태어난 어린 것들을 데리고 주변을 살피고 있다.

뿔논병아리 어미들이 알을 품고 수초를 물어다 둥지를 보강하고 있다.

뿔논병아리 어미들이 알을 품고 수초를 물어다 둥지를 보강하고 있다.

집단으로 둥지를 틀고 모여 살다보니 이웃과 영역 다툼 싸움이 자주 발생한다. 수컷들은 다른 무리가 가까이 침범하는 것을 경고음으로 제재하거나 치열한 싸움으로 쫓아낸다. 뿔논병아리의 주식은 물고기지만 연체동물과 수생곤충, 풀포기, 싹도 뜯어 먹는다.

우리나라에서 이같이 많은 뿔논병아리가 한곳에 둥지를 틀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이 모여든 이곳은 세계습지협회 람사르 등록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의 집단 번식은 그야말로 등록 추진에 응원이 되고 있다.

이재흥 <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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