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전쟁은 시작됐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전 세계 브라우저 통계를 제공하고 있는 스탯카운터(StatCounter)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으로 크롬의 점유율이 33%를 넘고 있다. 이미 인터넷 익스플로러(32%)를 넘어선 지 4개월이 지났다. 또한, 파이어폭스는 23%대로 추락하면서 크롬의 점유율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에서는 한국의 경우, IE가 70%이고 크롬은 약 20%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한국 시장에서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은 전체의 10%가 채 되지 않는 만큼 90% 이상이 IE의 독주 체제인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지배하던 브라우저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은 명확하다.

출저 : StatCounter <a href=http://goo.gl/LYY0w target='_blank'>http://goo.gl/LYY0w</a>

출저 : StatCounter http://goo.gl/LYY0w

브라우저의 시장점유율 변화는 운영체제의 점유율 변화만큼이나 중요하다. 인터넷을 사용할 때 대부분 HTTP 프로토콜 기반의 WWW(월드와이드웹)를 사용하며, 그 WWW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브라우저다. 브라우저는 수많은 웹사이트를 만나게 해주는 중계자이다. 만일 점유율이 높은 브라우저에서 특정 사이트와의 연결을 쉽게 해주는 바로가기 기능이 제공되거나, 검색을 사용할 때 특정 검색엔진을 쉽게 이용하도록 한다면 해당 서비스의 사용량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만큼 브라우저가 인터넷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1990년대 말 윈도 시대의 개막과 함께 웹이 태동하면서 넷스케이프라는 브라우저가 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MS가 윈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본 브라우저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IE의 점유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후 OS와 브라우저는 MS가 지배적 사업자로서 주도해갔다. 하지만 2004년 11월 파이어폭스 1.0이 출시되고 이후 2006년 10월에 2.0 버전이 출시되면서 IE의 점유율은 크게 추락하기 시작한다. 파이어폭스의 성장은 IE에는 없는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원하면서 웹 브라우징을 좀 더 강력하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IE가 높은 점유율을 자신하고 더 이상의 혁신을 하지 못한 채 느린 속도와 잦은 에러, 불안정성이 반복되면서 사용자들은 파이어폭스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2008년 말 구글은 크롬이라는 브라우저를 출시하면서 보다 빠른 속도와 단순한 메뉴로 강력한 기능의 파이어폭스에 이어 브라우저 시장에 진출했다. 크롬의 놀랄 만큼 빠른 브라우징 속도와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아이패드 등 다양한 디바이스의 지원으로 인하여 크롬은 빠른 속도로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해가기 시작한다. 게다가 크롬은 파이어폭스처럼 외부 개발자들이 크롬을 기반으로 다양한 플러그인을 개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하고, 이렇게 개발된 부가기능을 쉽게 검색하고 설치할 수 있는 장터를 제공하면서 명실상부한 1위 브라우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크롬의 선전 덕분에 구글은 구글이 보유한 서비스들의 영향력을 크롬과 통합하여 기존의 영향력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크롬을 단순한 브라우저가 아닌 OS로까지 확대해 차세대 컴퓨터(태블릿이나 노트북 등의 Post PC)와 TV 등에 제공해 다양한 스크린에서 쉽게 동일한 사용자 체험을 통합 지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용자에게는 내 컴퓨터에 설치된 운영체제가 윈도인지, 맥OS인지보다 내가 사용하는 브라우저가 IE인지, 사파리인지, 크롬인지가 더 중요하게 되어가고 있다. OS보다 브라우저의 영향력이 더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를 제대로 대비한 구글의 크롬 전략은 IT 시장에 영원한 1위는 없음을 말해준다.

김지현<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

IT칼럼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