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인도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술렁이고 있다. 영국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도 영화계 톱스타가 다른 출연자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수모를 당한 사건이 외교적 마찰까지 부르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인도의 할리우드 ‘볼리우드’의 최고 여배우 쉴파 셰티(31). 그는 올해 초부터 영국 방송 ‘채널4’의 리얼리티쇼 ‘셀러브리티 빅 브러더 시즌5’에 출연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하루 35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유명 인사 10여 명이 런던의 한 주택에서 수일 동안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시청자 투표를 통해 한 명씩 차례로 퇴출시키는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형식이다.

셰티는 이 프로그램에서 유일한 동양계 출연자다. 그러나 영국 출신의 다른 출연자들은 그를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가 ‘왕따’를 당하기 시작한 것은 한 출연자가 셰티의 이름을 ‘인디언’이나 ‘공주’라고 불렀을 때부터. 이후 출연자들은 무리지어 몰려다니며 셰티에 대한 불평을 늘어놨고 그의 인도식 영어 발음을 흉내내며 놀렸다. ‘개(dog)’라는 별명으로 부르는가 하면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를 경멸하는 말인 ‘파키’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 여성 출연자는 셰티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키기도 했다.

출연자들은 셰티의 앞에서 “너를 보면 역겹고 소름이 돋는다”는 등의 인신공격을 했고 “인도인들은 음식을 제대로 조리하지 않아 병이 나기 때문에 말랐다” “음식을 손으로 만진다”는 등의 인도인을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셰티는 여러 차례 울상을 짓고 항의했지만 출연자들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는 수모를 견디다 못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이 여과 없이 방영되면서 인도 영화계는 “이번 사건은 서구 사회의 인도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셰티의 팬을 중심으로 한 시민 수백 명도 16일부터 인도 동부 파트나를 비롯한 각지에서 방송 내용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온 방송 클립을 본 네티즌들도 프로그램 사이트에 항의글을 올리고 있다. 항의글은 2만5000여 건에 이른다.

인도 정부는 “셰티에 대한 인종차별은 여성과 인도에 대한 공격”이라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아난드 샤르마 외교차관은 “인도는 모든 형태의 차별과 인종주의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까지 나서며 사태가 심각해지자 영국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다. 당초 사안을 가볍게 봤던 블레어 총리는 뒤늦게 공식성명을 발표, “영국은 관용의 국가”라며 “우리는 어떤 식의 인종주의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하트퍼드셔주(洲) 경찰은 백인 출연자들의 발언이 인종차별에 해당하는지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혀 사태는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의 마헤쉬 바트 영화감독은 “빅 브러더의 문제발언은 영국 사회의 본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영국인들의 숨겨진 편견을 드러내준 채널4에 감사한다”고 꼬집었다.

<국제부/박지희 기자 viole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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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가 힐러리 경 50년 만에 ‘남극 외출’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한 뉴질랜드 등산가이자 탐험가 에드먼드 힐러리 경(87)이 50년 만에 다시 남극을 방문했다.

힐러리 경이 뉴질랜드 원정대의 남극 ‘스콧 기지’ 과학연구센터 설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월 18일 손자 데이비드 헤이먼과 함께 남극으로 떠났다고 외신이 전했다.

힐러리 경은 1953년 네팔인 셰르파 톈징과 함께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57년에는 남극에 `스콧 기지’를 설치했다. 이어 58년 1월 개조한 트럭을 타고 남극원정에 나서 영국 탐험가 로버트 팰컨 스콧 이후 최초 남극원정 기록을 세웠다.

로버트 팰컨 스콧은 1911년 남극원정을 마치고 귀국하던 도중 사망했다.
이번 원정을 후원하는 ‘안타티카 뉴질랜드’의 로 샌슨 사장은 고령의 힐러리 경이 남극원정 길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그가 마지막으로 남극의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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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최고부자 본토 경제호황으로 떼돈

홍콩의 세계적인 부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1년 사이에 재산을 30억 달러 이상 불리며 중화권 제1의 부자 자리를 지켰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매년 발표하는 부호 순위에서 리카싱의 추정 재산이 중국 본토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지난 1년 동안 188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20조9000억 원)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78세의 리카싱은 그간 경제잡지들이 매기는 중화권 부호 순위에서 거의 빠짐 없이 1위를 차지해왔다. 포브스는 홍콩과 대만의 부호들이 대부분 본토에 투자를 하고 있어 지난해 중국의 부동산과 주식가격 상승 등으로 막대한 이득을 본 것으로 분석했다.

핸더슨개발의 리자오지(李兆基) 회장은 홍콩 증시 상장에 성공한 주룽(玖龍)제지 투자에 힘입어 165억 달러(15조7000억 원)로 재산을 늘리면서 리카싱 회장 다음으로 2위에 올랐다. 선홍카이(新鴻基) 부동산개발을 이끄는 궈빙상(郭炳湘) 형제와 호텔업을 하고 있는 마이클 카두리는 각각 140억 달러와 90억 달러의 재산으로 3, 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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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집권파 대선후보 성분 ‘헝가리 귀족’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51)이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UMP는 1월 14일 파리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사르코지 장관의 경선 승리를 공식선언했다. 사르코지는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대선후보와 함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힌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4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르코지는 분배보다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선호하며 법과 질서의 가치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우파 정치인이다. 강경한 반 이민정책으로도 유명하다. 2005년 파리 근교에서 이민자 소요가 발생했을 때 “교외의 ‘인간쓰레기’를 청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사르코지는 “나도 헝가리 이민자의 아들”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아버지가 헝가리 ‘귀족’ 출신이라는 것은 그의 어쩔 수 없는 한계로 지적된다.

사르코지는 현재 UMP 내부에 있는 자신의 반대세력을 끌어안고 사회당 루아얄 후보를 견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