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한 아빠’ 세계를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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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돌아오지 못한 아빠’ 세계를 울리다

목숨을 건 가장의 가족 사랑이 미국과 전 세계를 울렸다.

미국 오리건주 산악지대에 갖힌 후 가족을 살리기 위해 혼자 추위와 눈보라를 뚫고 구조 요청에 나섰던 재미교포 제임스 김씨(35)가 12월 6일 끝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가족과 여행 중이던 김씨는 11월 25일 저녁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한 식당에서 친구와 저녁을 먹고 다음 예정지인 골드비치로 향한 뒤 소식이 끊겼다. 실종 9일 만인 12월 4일 경찰은 오리건주 남서부 5번 프리웨이 서쪽의 베어캠프 뷰포인트에서 차량에 고립돼 있던 김씨의 부인 케이티 김씨(30)와 네 살, 7개월된 두 딸을 발견해 기적적으로 구조했다. 그러나 김씨는 구조 이틀 전인 2일 오전 구조 요청을 위해 홀로 산길을 나섰다 소식이 끊긴 상태였다.

케이티씨는 남편을 구해달라며 호소했고 CNN과 폭스뉴스 등 언론의 큰 관심 속에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김씨는 끝내 수색작업 이틀 만인 6일 가족들이 타고 있던 차량으로부터 멀지 않은 강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가 이동한 거리는 약 13㎞. 등산화조차 신지 못한 평상복 차림에 라이터에만 의존한 채 바위와 잡목을 헤치며 전진한 것이다. 조세핀카운티의 브라이언 앤더슨 경찰국장 대리는 “그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전자제품 전문 온라인웹진 CNET의 편집장인 김씨가 가족과 함께 추수감사절 여행을 떠난 것은 지난달 17일. 그러나 그가 돌아오기로 한 27일까지 소식이 없자 CNET 직원들은 실종신고를 냈다. 김씨 가족이 25일 오후 9시 로즈버그에서 135마일(226㎞) 떨어진 골드비치로 출발한 이후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월드피플]‘돌아오지 못한 아빠’ 세계를 울리다

김씨 가족은 5번 국도에서 42번 고속도로를 지나치면서 겨울철에는 폐쇄되는 험준한 산악도로로 접어들었다가 폭설에 갇혔다. 휴대전화는 산간지역이라 먹통이었다.

거울로 빛을 반사하고 ‘SOS’가 씌인 우산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했다. 자동차 연료가 떨어진 이후에는 타이어를 태우고 서로를 껴안으며 영하의 강추위를 견뎠다. 과자로 연명하다 이마저 떨어지자 케이티씨는 아이들에게 모유를 먹였다. 사고 발생 1주일 만인 2일 김씨는 적극적으로 구조를 요청하겠다며 길을 나섰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나머지 가족은 이틀을 더 견디다 발생 9일 만인 4일 오후 헬리콥터에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됐다. 발견 당시 케이티씨는 손과 발에 동상을 입었지만 두 딸은 매우 건강한 상태였다. 언론들은 ‘기적의 생환’이라며 위기상황에서 침착하게 아이들을 보호하며 버텨나간 지혜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이틀 후 김씨는 끝내 강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너무 멀리 걸어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씨가 사투 끝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미국 전역에서 위로와 격려가 쇄도했다. CNET 홈페이지와 김씨의 동료들이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만든 웹사이트(jamesandkati.com)에는 세계에서 수천 명의 네티즌으로부터 “그는 우리의 영웅”이라는 애도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유족들은 6일 성명을 통해 “제임스를 구하기 위해 애쓴 모든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국제부/박지희 기자 violet@kyunghyang.com>



선거로 당선된 세계 최연소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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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카빌라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이 12월 6일 수도 킨샤사에서 공식 취임했다. 그는 올해 35세로 선거로 당선된 세계 최연소 대통령. 민주콩고가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지 46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된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로 당선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카빌라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대법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했으며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고 국민의 충실한 공복으로서 일해나갈 것임을 신과 국가 앞에서 엄숙히 맹세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AFP 통신이 보도했다.

취임식에는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9개 국가 정상과 함께 수천 명이 참관해 카빌라의 취임을 축하했다.
카빌라 대통령은 29세 때인 2001년 아버지 로랑 카빌라가 암살된 뒤 곧바로 대통령직을 계승해 르완다 등 외세를 물리치고 반군그룹과 평화협상을 벌여 내전을 종식시키는 등 정치력을 발휘해왔다.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과단성과 실천력을 겸비한 정치인이라는 게 현지 평판이다.



동성애자 부통령 딸 임신사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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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딕 체니 미국 부통령 딸 메리 체니(37)가 임신해 내년 봄 출산할 예정이라고 12월 6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15년 동안 메리와 동성애 관계에 있는 파트너 히더 포(45)와 체니 부통령 부부는 이 소식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메리 체니가 어떻게 임신을 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메리 체니가 게이 남성의 도움을 받았다는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메리 체니의 임신을 계기로 동성애자의 권리에 대한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동성애자 권리단체들은 메리 체니의 고향인 버지니아주가 동성애자의 사회적 결합이나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동성애와 양성애, 성전환 시민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곳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아이들의 이해관계가 심각하게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독교 단체들은 결혼을 하지 않은 부부가 아이를 갖는 것이 아이를 위해 좋다고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고 쿠데타’ 럭비경기 보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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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12월 5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 해군 준장 프랭크 바이니마라는 이날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11월 30일 쿠데타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쿠데타를 미리 예고하는 등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명실상부한 군의 최고 실력자로 그에게 맞설 무장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베이니마라 준장은 원래 12월 3일 쿠데타를 일으키겠다고 예고했으나 막상 3일이 되자 럭비 경기를 봐야 한다는 이유로 쿠데타를 하루 연기하기도 했다. 그는 4일 쿠데타에 나섰고 5일 “오후 6시를 기해 정부와 국정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또 라이세니아 카라세 총리를 해임한다고 선언했다.

바이니마라 준장이 쿠데타를 일으킨 이유는 원주민과 인도계 이주민 간의 갈등 때문이다. 인도계인 바이니마라는 인도계 정권을 쿠데타로 무너트린 2000년 원주민계 군 세력을 진압했다. 하지만 이후 선거로 뽑힌 카라세 총리는 원주민계 소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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