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장관 암살 사건’ 내전 뇌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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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레바논 ‘장관 암살 사건’ 내전 뇌관으로

레바논의 반 시리아계 정치인 피에르 제마엘 산업장관이 지난 11월 21일 베이루트 기독교인 거주지역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정치인 암살사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제마엘은 지난해 레바논의 기독교 정파를 대표하는 팔랑에당을 이끈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아민 제마일은 1982년부터 88년까지 레바논 대통령을 지낸 바 있고, 작은 아버지 바쉬르 제마일은 82년 레바논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가 암살당했다. 동명이인인 할아버지 피에르 제마엘은 1936년 아랍 민병대에 대항하는 기독교 우파 민병대인 팔랑에 민병대를 조직한 인물이다. 그의 가문이 레바논의 기독교 정파를 대표하는 가문임을 고려할 때 이번 암살사건은 기독교 정파에 대한 공격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레바논은 기독교계과 헤즈볼라 간에 심각한 정파 갈등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2월 기독교계인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시리아 정보기관으로 의심되는 요원에게 암살돼 이슬람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면서 그해 5월 총선에서 팔랑헤당 등 기독교계가 압승했다. 시니오라 내각의 각료 24명 가운데 19명이 수니·드루즈·기독교계 대표였고 친 시리아계인 헤즈볼라와 아말당 대표가 5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헤즈볼라 이스라엘 전쟁 이후 대중적 영향력을 확대한 헤즈볼라는 ‘국민의 뜻을 반영한 새로운 내각 구성’을 주장하며 각료 지분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요구가 거부되자 헤즈볼라는 내각 총사퇴를 선언하고 대규모 국민 시위를 계획했다.

시니오라 내각은 헤즈볼라 성향의 각료 7명이 사퇴하면서 내각 붕괴 요건인 ‘3분의 1을 초과하는 각료의 사퇴’를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이번 제마엘 장관 피살로 나머지 각료 가운데 1명만 더 사퇴하면 정권이 자동 붕괴될 상황에 처했다. 일각에서 이번 사건이 조기 총선 실시를 노린 헤즈볼라의 소행일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또 반 시리아계인 다수당이 최근 유엔의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과 관련 국제형사 재판소 설치’라는 재제안을 승인했다. 피에르 제마엘 산업장관은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의 용의자를 단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반 시리아 정파 블록인 ‘3·14그룹’의 주요 멤버로 그동안 레바논에 대한 시리아의 간섭을 끊임없이 비난했다. 이 때문에 이번 암살사건의 배후에는 시리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배후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레바논의 안정을 위협하는 이란과 시리아에 저항해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니오라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혀 시리아를 의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사건으로 친 시리아계와 반 시리아계의 갈등을 증폭시켜 1975년 이후 15년 간 레바논을 초토화시켰던 내전이 다시 발발할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다른 정파에 비해 군사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전면적 내전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마엘 장관은 베이루트와 파리에서 법률을 공부한 뒤 2000년 총선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 정계에 입문했다.

<국제부/김정선 기자 kjs043@kyunghyang.com>



‘네덜란드 해리포터’총리 재집권은 경제 덕분

[월드피플]레바논 ‘장관 암살 사건’ 내전 뇌관으로

‘네덜란드의 해리포터’ 얀 페터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11월 22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발케넨데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당(CDA)은 전체 150석 중 41석을 얻어 집권당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연립정부 파트너인 자유당(VVD)이 22석을 얻는 데 그쳐 의석 과반 획득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연정 구성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발케넨데 총리는 동안에 둥근 안경을 쓴 모습이 조앤 롤링의 소설 주인공과 닮아 ‘해리포터’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가 총선을 승리로 이끈 것은 경제에 집중한 덕분. 그는 4년전 집권 초기부터 긴축 재정, 복지 혜택 축소 등 사회·경제 개혁을 추진, 대규모 반대시위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밀어붙였다. 덕분에 올해 네덜란드의 경제성장률은 서유럽 국가들 가운데 상위권인 3.5%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발케넨데 총리는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 “지난 4년 간 노력에 대해 보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희 기자>



여론은 아직도 OJ 심슨을 용서하지 않았다

[월드피플]레바논 ‘장관 암살 사건’ 내전 뇌관으로

전처와 전처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 무죄평결을 받았던 미식축구선수 출신 영화배우 OJ 심슨이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을 가정한 상태에서 TV 인터뷰를 하고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가 여론의 비난에 밀려 취소했다.

심슨은 ‘자신이 만약 그들을 죽였다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는 내용의 TV 인터뷰를 한 뒤 책을 판매하기로 해 어떤 내용이 공개될 것인지에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를 기획했던 호주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의 폭스 뉴스와 출판사는 쏟아지는 비판여론에 결국 백기를 들고 계획을 백지화했다.

심슨은 계약이 파기된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 기획에 참여한 것은 오로지 돈 때문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퇴직연금이 줄어들고 있어 돈이 절실히 필요했다”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돈을 물려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아쉬워했다. 책은 이미 인쇄를 끝내고 일부가 서점으로 발송된 상태지만 출판사측은 이를 전량 회수해 파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전직 스파이 독극물 사망 범인은

[월드피플]레바논 ‘장관 암살 사건’ 내전 뇌관으로

의문의 독극물에 중독돼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러시아 전직 스파이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43)가 11월 23일(현지시간) 사망했다. 리트비넨코의 사인을 둘러싼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국 런던 경찰은 별도의 성명을 내고 그의 독극물 중독 경위에 대한 조사를 계속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망명중이던 리트비넨코는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연방보안부(FSB)의 간부 출신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비판가로 알려졌다. 그는 청부 살해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사건의 배후를 캐던 중 지난 1일 낮 런던의 한 호텔에서 러시아인 2명을 만나 차를 마시고, 일식집에서 이탈리아인 학자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 직후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리트비넨코는 지난 21일 병문안을 온 지인에게 “놈들이 나를 해쳤다. 그러나 그(크렘린)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살아남겠다”고 말했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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