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유 없는 빈혈과 출혈 혹시 혈액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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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직 대통령 사망의 원인질환으로 혈액암 중 하나인 다발골수종이 조명됐다. 이와 연관해 림프종, 백혈병 등 대표 혈액암들 또한 검색 순위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준원 연세암병원 혈액암센터 교수(혈액내과)는 “혈액암은 조혈 줄기세포로부터 성숙한 혈액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 중 특정 단계에서 혈액 세포들이 암세포로 변화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혈액암 치료의 권위자인 정준원 교수가 외래 진료를 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혈액암 치료의 권위자인 정준원 교수가 외래 진료를 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림프종은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림프구가 골수에서 만들어진 후 림프절 등의 2차 림프조직으로 이동해 성숙한 후 암세포로 변형돼 증식함으로써 림프절이 커지는 혈액암이다. 다발골수종은 항체를 만드는 성숙한 림프구인 형질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해 비정상적인 항체를 많이 만들어내 빈혈과 신장기능의 감소, 뼈가 약해져 부러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혈액암이다. 백혈병은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억제되지 않고 과도하게 증식해 정상적인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의 생성이 억제되는 혈액암이다.

백혈병은 골수검사를 통해, 림프종은 종괴에 조직검사를 통해, 다발골수종은 골수검사와 혈액 및 소변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또 백혈병은 병기가 없고, 림프종은 4기까지, 다발골수종은 일반적으로 3기까지 병기를 나눈다. 이들 혈액암은 항암치료를 바탕으로 동종 또는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한다.

혈액암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병에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유해 화학물질이나 방사선의 장기간 노출, 바이러스성 질환 감염 등 또한 위험요소로 꼽힌다.

정 교수는 “대부분 혈액암이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률도 높아지므로 주로 고형암 조기 진단을 위해 받는 내시경 또는 영상검사 시 동반되는 혈액검사나 소변검사에서의 이상 소견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인이 불분명한 빈혈, 또는 백혈구나 혈소판의 이상, 총단백질 수치의 상승, 원인이 불분명한 신장 기능 저하, 단백뇨 등 일반혈액검사, 일반화학검사, 일반소변검사 역시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잦은 감염이나 출혈 증상, 림프절이 커져 만져지는 증상, 충격 없는 골절 등도 혈액암 진료가 필요한 증상이다.

혈액암은 수술적 치료는 의미가 없으며 항암약물 치료가 핵심 치료법이다. 정 교수는 “항암치료로 많은 암세포를 제거한 상태를 뜻하는 ‘완전관해’ 상태에 이르면, 혈액암 종류와 환자 상태나 나이를 고려해 추가 도움이 되는 경우에 한해 면역치료법인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술이나 고용량 항암치료에 해당하는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술을 추가 시행한다”고 밝혔다. 단 림프종이나 다발골수종의 경우, 재발률을 낮추거나 증상 치료를 위해 방사선치료가 같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항암제가 주 치료제인 혈액암에 있어 신약 개발이 가지는 의미는 더 클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가장 성공한 표적치료제 역시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제(글리벡)다. 림프종, 다발골수종, 급성백혈병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표적치료제가 개발·연구되고 있다. 나아가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른바 ‘암세포 파괴 면역세포’로 변화시켜 투여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정준원 교수는 말한다.

<박효순 의료전문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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