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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가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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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후보 8인의 가족이야기, 자녀들은 뭐 하고 어떻게 관리하나

[특집]‘조용한 가족’이 강하다

정치인에게 가족은 과연 어떤 의미인가. 최근 3개월 만에 4명의 장관급 인사들이 가족과 재산 문제로 줄줄이 물러난 것을 계기로 차기 대권주자들의 가족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치문화에서 가족은 ‘또 다른 권력’이기 때문이다. 김영삼·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의 몇몇 아들은 스스로 ‘이면의 권력’이었음을 이미 법정에서 증명했다.

실제로 정치인에게 있어 ‘가족’은 단순한 혈연관계의 의미를 넘는다. 특히 최고권력에 도전하는 정치인에겐 더욱 그렇다. 따라서 대권을 넘보는 정치인들에겐 그 가족에 있어서도 엄정하고 엄격한 도덕기준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차기 대권주자들은 어떻게 가족을 관리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편집자〉

[특집]‘조용한 가족’이 강하다

정장관의 한 측근은 “장남은 스스로 미국 유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욱진씨가 유학을 떠난 시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무렵. 경선 상대 진영 일각에선 “무슨 돈으로 비싼 미국 사립고등학교에 유학을 보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불온한 정치자금 의혹을 제기한 것이었으나 경선이 끝난 뒤 흐지부지 됐다. 차남인 현준씨(20)는 올해 연세대에 들어갔다. 정장관은 “학업을 고려해 두 아들을 적절한 시점에 군대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들 앞으로는 재산이 한푼도 없다. 노모를 모시고 사는 정장관은 서울 도곡동 아파트가 좁아서 전세를 놓고 현재 서초동 아파트를 전세(전세금 3억5000만원)얻어 살고 있다. 이밖에 상속받은 전북 임실·순창 임야와 밭 3750만원 등 총재산은 5억4000만원.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에 이어 ‘가난한 국무위원’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장관의 숙부 정모씨(전주 거주)가 지난해 정장관이 중·고교 시절 자신의 집에서 기거하면서 축낸 쌀값 등의 명목으로 7500만원 지급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 정장관은 “나의 부덕의 소치”라면서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이런 일이 벌어져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특집]‘조용한 가족’이 강하다

그렇다고 이들 가족이 정치인 아버지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장관은 “병준이가 지난 학기에 휴학 의사를 밝히고는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는 데 아버지를 도울 일이 없겠느냐’고 말했다”면서 “청년실업을 걱정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짠했다’”고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남편과 공동으로 케네디 인권상을 수상했던 부인 인씨는 ‘사랑의 연탄나누기운동’ 등 사회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오는 4월 7~8일 금강산에서 북한 동포를 위한 ‘연탄나누기운동’을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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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무부 지방재정과 7급이던 1971년 단돈 1000달러를 갖고 미국에 건너갔다. 외동딸이 태어난 지 한달됐을 때다. 갖은 고생 끝에 일궈낸 ‘혁무역’은 미국에 거주하는 그의 동생이 관리하고 있다. ‘전대’에 힌트를 얻어 만든 허리 색(sack), 즉 허리파우치가 그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줬다.

그는 외동딸인 성신씨가 1999년 결혼할 당시에도 지참금 한푼 주지 않았다. 젊어서 고생을 알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성신씨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이 졸업한 웨슬리대학을 나와 창원대에 시간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남편 역시 마산 창신대 교수. 김 의원의 보좌관 오환호씨는 “김의원은 외동딸에게 ‘자기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고 개척하라’고 말하곤 했다”면서 “딸의 의사를 존중해서 연애결혼을 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의원이 도미 직후 켄터키치킨 집에서 접시닦이, 기념품 좌판상을 할 때 부인 이정숙씨는 전공을 살려 간호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금도 간혹 운전대를 잡으며 “트럭운전도 할 줄 안다”고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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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는 빨간 머플러를 감고 있었다. 그는 명함 한장을 내놓았다. 어느 보험회사 영업사원 명함이었다. 그가 주고 간 명함에는 “오늘도 다녀갑니다. 박근혜양 사랑해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스토커였다. 싱글인 박대표의 비애일까.

그가 최근 독신을 예감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3월 19일 미국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났을 때다. 그는 시집을 왜 가지 않느냐는 질문에 “결혼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 전에는 “결혼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봐요. 결혼 안 할 생각은 한번도 안 했어요”라고 판에 박은 듯이 얘기해왔다.

1998년 4·2재보선이 임박했을 때 박대표의 선거대책 책임을 맡은 한 의원이 “준비된 선거자금이 있냐”고 물었다. 박대표의 답변은 “없다. 선거법 한도 내에서 마련해 보겠다”였다. 박대표의 재산신고액은 11억7100만원. 이는 미래연합 당사의 계약 만기에 따라 전세금을 상환받은 4억1000만원의 증가분을 합친 것. 이는 1998년 재산 공개 때 신고한 12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액수다. 현재 대지 120평, 건평 60평 정도의 서울 삼성동 2층집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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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분리증’이란 희귀병 증세가 발견돼 97년 재신검에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2000년 재검에서도 5급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02년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검찰내사가 시작되자 강 원내대표는 아들의 신검기록, 서울대병원의 소견서 등을 갖고 직접 검찰을 찾아갔다. 병역면제 의혹 명단에 오른 것조차 쉬쉬하던 상황이지만 결백을 당당히 밝히려 했던 것이다. 당시 보좌관이던 김우섭씨는 “입대자원 의사를 밝히자 군의관이 ‘큰일난다’며 병수씨를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였다”면서 “병역면제 의혹이 얼마나 부담이 됐으면 병수씨가 유학 도중에 병역을 마치겠다고 나섰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강 원내대표의 정치적 앞날을 위한 아들의 ‘효심’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외동딸인 주연씨는 현재 워싱턴 대학에서 유학중이다.

강 원내대표는 1993년 당시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조치 중 하나인 공직자 재산공개를 추진했던 ‘재산공개특위’의 한 사람이다. 그가 국회 공직자윤리위에 등록한 재산은 14억여원에 이른다. 박재혁보좌관은 “강 원내대표는 돈에 관한 한 명쾌하다”면서 “부친이 사시는 대구 집을 제외하면 재산이라고 해봐야 지금 사는 분당 집 1채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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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부자가 죄인 취급을 받던 YS(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의 자발적 재산공개 직후 “깨끗하고 정당한 부자가 많아져야 한다”면서 “깨끗하지만 가난하게 사는 것은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인인 김윤옥씨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어린 나이(당시 29세)에 (현대건설) 회장 부인이 됐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행동에 늘 조심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2002년 7월 시장 취임 이후 이시장의 월급은 꼬박꼬박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되고 있다.

이시장은 1남3녀를 두고 있다. 딸 3명은 모두 출가했다. 검사, 회사원, 의사 등 사위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막내인 아들은 병역을 마쳤으며 현재 미국에서 로스쿨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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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출신인 부인 이윤영씨는 손지사가 노동·빈민운동을 할 당시 약사를 하면서 살림을 꾸려왔다. 이여사는 ‘소리없는 내조자’로 알려져 있다. 손지사 부부는 딸이 둘이다. ‘정의와 평화’라는 의미를 담아서 ‘원정’ ‘원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큰딸 원정씨는 영화평론가다. 지난해 3월 연극연출가와 화촉을 밝혔다. 둘째 딸인 원평씨는 영국 유학중이며 석사과정에 있다.

현재 손지사는 엉뚱한 오해에 휘말려 있다. 동생이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손지사가 그 동생을 위해 인허가권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이다. 이윤생보좌관은 “손지사 형제 중에 건설업을 하는 사람은 없다”며 “그런 소문은 터무니없는 음해”이라고 잘라 말했다. 손지사 형제는 5남5녀이며 현재 7남매가 생존해 있다. 그중 사업다운 사업을 하는 사람은 형인 손상규씨. 그는 자동차 밸브공업협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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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 전총리도 공직자 생활을 하면서 가족들을 대하기 안쓰러운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1998년 서울시장에 출마했을 때와 노무현 정부에서의 국무총리 인준 청문회 때가 대표적이다. 둘째 아들 휘씨의 병역면제 문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시장 선거와 총리인준 청문회 과정에 아들의 사생활까지 도마에 오른 게 괴로웠던 것이다. 고 전총리의 한 측근은 “정치적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군대를 갈 수 없는 명백한 사유를 알면서도 공격해 견디기 힘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 전총리는 ‘안개같이 피어오른 삶이여’라는 에세이집을 낸 수필가 조현숙씨 사이에 진, 휘, 위 등 3형제를 두고 있다.

<김경은기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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